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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역사

곳간 열어 가뭄으로 굶주린 백성 구휼

충남의 종가 4) 홍성 양주조씨 장령공파 종가

2024.04.07(일) 20:14:49 | 도정신문 (이메일주소:deun127@korea.kr
               	deun127@korea.kr)

홍성 양주조씨 사운고택 전경. /홍성 양주조씨 종가

▲ 홍성 양주조씨 사운고택 전경. /홍성 양주조씨 종가


사운고택 대문채.                           /홍성 양주조씨 종가

▲ 사운고택 대문채. /홍성 양주조씨 종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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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주조씨의 홍성 정착


양주조씨는 고려시대 호장(지방관리) 지내고 후일 판중추원사(청와대 비서실장)에 추증된 조잠(趙岑)을 시조로 하는 성씨이다. 조잠에 대한 기록은 양주조씨 족보 『경신보(1980)』에 의하면 호조참의에 증직되었다고 한다. 이후 조잠의 증손대에 4개 파로 분파되었는데 오늘날 대부분의 양주조씨는 문강공파 조말생(趙末生, 1370~1447)의 후손이다. 

홍성 양주조씨 종가는 문강공파의 지파인 장령공파 계열로 파시조는 조진석(趙晉錫, 1610~1654)이다. 조진석은 형조판서를 지냈던 조계원(調啓遠)의 장남으로 사헌부(감사원)의 관직을 역임한 문신이다. 

홍성으로의 입향은 조진석의 셋째 아들이자 절충장군을 역임했던 조태벽(趙泰璧, 1645~1719) 때부터이며, 이때 정착하여 400여년이 지난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가문을 이어나가고 있다. 현재 종손은 조태벽의 12대손인 조환웅(趙煥雄, 1952~)이다.

홍성 양주조씨 사운고택 안채.

▲ 홍성 양주조씨 사운고택 안채.



사운고택 앞 소나무숲 운치


사운고택에서는 현 종손의 4대조 기제사를 모시는 것 외에 입향조 조태벽과 이하 7대의 제사를 매년 음력 10월 9일 11시 장곡면 산성리 선산 묘소의 재실인 모선재(慕先齋)에서 지내고 있다. 

국가민속문화재로 지정된 사운고택은 소나무 숲이 우거진 야산이 감싸고도는 곳에 남향으로 자리한다. 건축양식으로 볼 때 19세기 중반에 지어진 것으로 보이며 안채, 사랑채, 대문채가 일축선상에 있고 안채 우측에 안사랑채가 배치되어 있다. 입구에는 소나무 숲을 조성하였고, 집 앞 연못 주위에 버드나무를 심어놓아 고택의 운치를 더해준다.

또한 사운고택에서는 여러 종류의 꽃담을 선보이고 있다. 특히 사랑채 누마루에 위치한  “天下太平(천하태평)” 꽃담이 눈에 띄는데, 이는 온천지가 태평하기를 기원하는 의미를 담고 있다.

사운고택의 다른 이름은 ‘우화정(雨花亭)’이다. 조선후기 문인인 자하 신위(紫霞 申緯, 1769~1847)가 사랑채 누마루 앞의 벚나무에서 꽃잎이 떨어지는 모습을 보고 이름을 붙였다고 한다. 

노블레스 오블리주 실천

홍성 양주조씨 종가는 대대로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한 가문으로 유명하다. 대표적인 사례로 사운 조중세(士雲 趙重世, 1847~1898)가 문경현감을 지낼 때 심한 가뭄으로 굶주림에 시달리는 백성을 구제하고자 홍성 본가의 양식을 나누어 주었다고 한다. 이후 1895년 홍주의병이 일어나자 군량미를 내놓는 등 의병활동을 지원했다.

일제강점기에는 조원대(趙源大, 1889~1954)가 1934년 장곡면에 반계강습소를 설립하여 인근 아동을 교육시켰다. 또한, 이충무공 묘소가 경매로 일본인 손에 넘어갈 지경에 처하자 많은 성금을 내놓아 1932년 현충사 중건에 기여했다. 

이후에도 현 종손 조환웅의 할머니가 평상시 이웃들에게 곡식을 나누고 마을에 산모가 생기면 반드시 쌀과 미역을 보내는 등 온정을 베풀었다고 한다. 

한국전쟁 당시 종택이 홍성군 장곡면의 인민군 사령부로 사용되었으나 화를 당하지 않았는데, 이를 누대에 걸쳐 인근 주민들에게 덕을 베풀었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음식문화와 ‘음식방문니라’ 

홍성 양주조씨만의 음식문화를 살펴보면 소나무의 새순을 넣고 빚는 술인 송순주(松荀酒)가 있다. 일상음식으로는 다시마튀각, 손님이 방문하였을 경우에는 게젓, 붕어찜, 전복김치, 족편, 칠향계 등의 음식으로 대접했다. 제례음식으로는 별약과가 있다.

이와 관련하여 사운고택에는 대대로 내려오는 한글 음식 조리서 『음식방문니라』가 있는데 현 종손의 증조할머니인 숙부인 전의이씨가 1891년 저술한 것이다. 이 책에는 앞서 언급한 음식을 포함하여 총70종의 음식 조리법이 수록되어 있다. 1800년대 충청도의 음식문화를 알 수 있는 자료로 2013년에 처음 알려졌으며, 2020년 현대어 번역과 음식조리 전문학자의 연구 및 음식재현을 실어 재출판했다.

조환웅 종손 부부가 2013년 출간된 음식방문니라를 소개하고 있다.

▲ 조환웅 종손 부부가 2013년 출간된 음식방문니라를 소개하고 있다.

 

문화체험 프로그램 운영


사운고택은 현 종손이 서울에서의 직장을 그만두고 내려온 30여년 전부터 개방되어 음악회와 다도체험 등 문화사업을 진행하고있다. 특히 2018년부터 문화재청의 생생문화재 사업으로, “충청도 양반, 사운고택을 엿보다”와 홍성생태학교 나무의 “홍주천년, 홍주성 한바퀴”라는 프로그램 등을 운영했다. 종갓집 종부와 함께하는 종가음식체험, 한복입기와 다도체험, 백제부흥군길 걷기, 무너진 성벽 쌓기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진행되었다. 2022년에도 고택에서 하루를 머물며 소중한 전통문화를 체험하는 종갓집 문화재 활용사업 ‘삶, 지혜의 공간 사운고택 문고리를 열다’ 프로그램을 진행하여 많은 참여와 호응이 있었다. 

현재는 종손이 고령인 관계로 프로그램을 진행하기에 힘든 면이 있어 중단된 상태이나 고택은 항상 개방되어 있어 관람은 가능하다. 한편 사운고택은 2021년 3대에 걸쳐 산림을 모범적으로 경영하는 산림명문가(산림청)로 지정이 되기도 했다.
/한국유교문화진흥원 유교문화연구부장 서흥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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