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나이는 30대 초반이다. 10대 시절 대형마트가 없는 곳에서 자라 어머니가 장을 보러 가시면 시장을 다라가 어머니가 사주는 분식을 얻어 먹었던 기억이 난다. 하지만 나이를 먹고 도시생활을 하고 배달문화나 다양한 새로운 형태의 매장들이 생겨나면서 내가 스스로 전통시장에 가는 일은 드물어 지고 말았다. 오늘은 옛날 생각을 하면서 아산의 원도심지인 온양온천에 있는 온양온천전통시장에 구경하려고 한다. 



온양온천전통시장은 온양온천역 바로 앞에 위치하고 있으며 인근에는 온천천산책로가 있고 가구나 그릇 등 다양한 것들을 파는 매장들이 밀접해 있는 온천천탐방길 건너편에 위치하고 있다. 



온천천탐방길 건너편에 바로 온양온천전통시장 입구가 보인다. 입구로 들어서면 실내 시장과 야외시장 부분으로 나누어져 있는데 대부분의 가게가 실내에 있어서 나도 실내로 들어가서 구경했다. 



시장입구에 들어가면서 시장특유의 흙 냄새와 다양한 음식냄새 생선냄새 등이 풍겨오는데 그 안에서 달콤한 냄새가 먼저 나를 반겼다. 눈을 돌려 주변을 보니 알록달록하고 먹음직스러운 과일들이 나를 반기고 있었다. 과일들이 붉은 바구니에 담겨 있는 것을 보니 내가 마트가 아니라 시장에 와 있음을 실감나게 했다. 



과일가게 맞은편에는 모종가게가 있었다. 온양온천은 농촌사회이기도 하고 단독주택이 많아 개인 텃밭을 가꾸는 가정도 많아서 모종가게가 크게 위치하고 있었다. 나는 빌라에 거주하여 텃밭이 없기도 하고 식물을 키울 때마다 잘 키워내지 못해서 오늘은 구경만 하고 지나갔다. 



시장하면 여러가지가 떠오르지만 나는 대표적으로 떡집이 생각난다. 떡집에서는 보통 떡을 직접 만들기도 하고 실시간으로 만들어 판매하기도 해서 기성품과 비교할 수 없는 떡들을 만날 수 있고 마트에서 파는 떡들보다 더둑 다양한 떡들을 만날 수 있다. 나는 다양한 떡들 중에 콩가구가 묻어 먹음직스러운 인절미를 하나 샀다. 



온양온천 전통시장은 직사각형 모양으로 하나의 길이 길게 뻗어있는 모양을 하고 있는데 천장이 따로 설치되어 날씨와 상관없이 장을 볼 수 있다. 



떡집을 지나 꽃집을 만났다. 알록달록 형형색색의 꽃들이 과일가게의 과일들보다 더욱 다채롭게 자리하고 있다. 이제 봄이 되어 다양한 꽃들이 피는만큼 다양한 꽃들이 시장을 환하게 만들어주고 있다. 



꽃냄새 사이로 맛있는 튀김냄새가 나서 돌아보니 통닭집이 있다. 닭을 부위별로 나누지 않고 통째로 튀겨서 이름 그대로인 통닭을 보니 추억이 새록새록 떠오른다. 옛날에도 치킨이 있었지만 치킨은 가격이 비싸서 시장의 통닭을 아버지가 자주 사오셨던 기억이 난다. 통닭을 노란봉투에 보통 포장을 해주어서 노란봉투를 들고 들어오시는 아버지를 보면서 당시에는 아버지보다 치킨이 더욱 반가워 뛰어갔던 기억이 난다. 



시장 중앙에 있는 LED에서 건강과 행복이라는 문구가 나오고 있었다. 다양한 사람들 사이에서 물건 하나를 사도 장바구니에 넣고 마는 것이 아니라 물건 하나마다 사장님과 대화를 하며 구매를 해야 하는 시장의 풍경에서 생기넘치는 삶의 현장을 만날 수 있었다. 



붉은 빛으로 고기를 먹음직스럽게 전시해두고 있는 정육점이 나왔다. 아무래도 오늘 저녁은 고기를 먹으라는 하늘의 계시인가보다. 보통 정육점이 직접 정육을 하는 질 좋고 좋은 고기들이 많은데 시장이 아니면 요즘에는 정육점을 발견하기 어려워 마트 정육코너를 자주갔었는데 시골 정육점 가성비 좋은 인심에 흔들려 삼겹살 한근을 구매했다. 



정육점을 지나 자취인들의 생명수 같은 곳 반찬가게가 나왔다. 자취를 하게 되면서 어쩔 수 없는 편식을 많이 하고 배달음식이나 간이 강한 기성품들을 많이 먹게 되었고 마트나 인터넷 쇼핑몰에서는 주로 메인음식들이 많이 있는데 나물이나 기본 반찬류가 많이 있어서 너무 좋았다. 



갑자기 분위기가 수산물 시장이 되었다. 여기가 바닷가도 수산시장도 아니지만 동네마트에서 쉽게 보기 어려운 생물이나 죽은지 얼마 되지 않은 다양한 선어들을 만날 수 있는 생선가게가 있어 반가웠지만 생선을 다듬어 요리를 할 줄 몰라 구경만 했다. 어머니가 해주는 생선조림이 그리워지는 날이다. 



다양한 예산 간식거리르 파는 과자점이 있다. 



간식하면 빼놓을 수 없는 시장 간식의 대명사 만두 찐빵집이 있다. 떡이나 고기를 샀지만 지금 당장 먹지를 못해 다양한 음식들을 보며 배를 골았는데 찜기에서 모락모락 나오는 김과 함께 막나온 고기만두를 지나칠 수 없어서 맛있게 먹었다. 



찐빵집을 지나니 정말 다양하고 저렴한 빵들을 판매하는 빵집이 나왔다. 요즘 아무리 대형마트가 저렴하다고 할지라도 대형마트가 절대 따라갈 수 없는 것 중에 하나가 시장에서 판매하는 빵들이 아닐까 생각한다. 천원이라는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는 다양한 빵에 직접 만들어 맛까지 챙길 수 있는 빵들을, 베이커리에서 구매했다면 1~2개 구매할 수 있는, 5천원으로 5개나 구매하였다. 



방금 만두를 먹었지만 절대 지나칠 수 없는 사실. 어린시절 짐을 들어주겠다는 핑계를 대고 어머니를 따라 매일 시장에 갔던 진짜 이유. 떡볶이 순대 어묵을 파는 분식집을 만났다. 내가 아무리 많이 먹었다고 할지라도 절대 지나칠 수 없는 그곳, 분식집에서 너무 반가워 어묵과 떡볶이를 먹었다. 떡볶이는 시장떡볶이 특유의 달작지근하고 매콤한 맛으로 추억이 새록새록 떠오르는 맛이었다. 



추억에 잠겨 시간 가는 줄 모르고 구경했던 전통시장에서 사실 구경만 하려고 했지만 너무 싸고 질 좋은 것들이 많이 있어 양손 가득 마음 두둑이 돌아가게 되었다. 


온양온천시장
충남 아산시 시장길 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