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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길에서 만난 이름없는 야생화도 스스로 봄이 되고 있었다

서해랑 길을 걷다 <3> 58코스 (선도리갯벌체험마을 → 춘장대 해변)

2024.03.19(화) 10:43:06 | 도정신문 (이메일주소:deun127@korea.kr
               	deun127@korea.kr)

동백정을 찾은 사람들 모습.

▲ 동백정을 찾은 사람들 모습.



길에서만난이름없는야생화도스스로봄이되고있었다 1



봄이 오는 길 위에서 

봄이 오는 길 위에서 서해랑 길 충남 지역 첫 번째 코스를 걷기 시작했을 때 만해도 겨울이었는데 불과 두 달 사이 길 위에는 이미 봄이 와 있었다. 서천의 마지막 58코스는 선도리 어촌체험마을에서 출발하여 월하성 마을과 띠섬목 해수욕장을 거쳐 서도 초등학교와 홍원항을 지나 춘장대 해수욕장에서 마무리가 되는 코스이다. 하지만 봄이 오는 마량리 동백나무숲을 지나치기 아쉬워 3.6km 더 걷는 코스를 택해 원래 58코스에 3.6km가 더해져 총 16.1km, 6시간을 걸었다. 동백꽃과 바다 그리고 갯벌, 사람 향기 가득한 항구까지 봄이 이미 우리 곁에 와 있음을 실감했다.

3·1절 연휴 첫날 봄이 오는 풍경을 직접 보고 싶은 마음에 아침 일찍 서해랑길 58코스 출발점인 선도리 어촌 체험마을을 찾았다. 코스별로 마무리와 시작 지점이 겹치기 때문에 같은 자리에 다시 서야하는데 한 달 사이 이마를 스치는 바람이 사뭇 달랐다. 지난 2월이 찬바람에 옷길을 여문 한 겨울이었다면 3월은 부드러운 바람결에 봄 기운이 완연하다.


하얀 모래 인상적인 띠섬목 해변

선도리와 월하성은 어촌 체험마을을 운영하는 곳으로 끝없이 펼쳐진 갯벌이 연결되어 있어 어디서든 쌍섬을 보면서 걸을 수 있다. 봄을 맞아 본격적인 출항에 앞서 그물을 손질하는 어르신들을 만나는 경우가 많았는데 “봄이 되면 무엇을 많이 잡으세요”하고 여쭈었더니 “도다리와 주꾸미 철이야, 그물을 부지런히 손질을 해놔야 돈도 만지고 손주들 용돈도 주고 우리도 쓰지”라며 홍조를 띠던 어르신의 얼굴은 바다를 닮아 있었다. 한 달 사이 이렇게 확연하게 계절이 변할 수도 있구나 하는 것을 느끼면서 나도 봄이 가득한 길 위의 여행자가 된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월하성 마을에서 띠섬목 해수욕장까지는 작은 마을과 농로를 걸었다. 마을 길에는 야생화가 피어 웃고 있는 듯 반겨주었고, 흙길이 인상적이었던 소나무 숲길은 시원하면서도 향기로웠다. 드디어 띠섬목 해수욕장 도착, 드넓은 모래 사장이 마치 남해를 연상하게 하는 매력적인 곳이다. 물이 빠져 있는 갯벌에서 동죽을 캐는 현지인들과 체험을 하고 있는 가족들이 함께하는 행복한 풍경을 보면서 해변을 걷다보니 멀리 초등학교가 보인다.


동백꽃 봄바람에 흔들리고 

서도 초등학교를 기점으로 오른쪽으로 올라가면  홍원항이고, 바닷가를 따라 직진하면 천연기념물 제169호 마량리 동백나무숲이다. 봄의 상징이자 붉디 붉은 동백의 유혹을 피할 수 없어 마량리 동백나무숲을 거쳐 가기로 하고, 발걸음을 동백정으로 옮겼다. 이렇게 할 경우에는 3.6km를 더 걷게 되지만 아름다운 바다와 동백꽃, 동백정의 풍경을 볼 수 있으니 이런 것이 여행자가 할 수 있는 특권이 아닐까하는 생각으로 바쁜 걸음을 옮겼다. 40여분을 걸었을까 야트막한 언덕에 자리한 마량리 동백나무숲이 모습을 드러냈다. 계단을 올라야 하지만 길이가 짧아 10여분을 걸어 동백나무숲을 만날 수 있었다. 봄이었다. 꽃도 사람도 하늘도 바다도 모두 봄이라고 외치고 있는 것 같았다. 아직 절정은 아니었지만 동백꽃의 아름다움은 봄을 느끼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벗어나기 싫은 봄의 풍경을 천천히 뒤로 하고 홍원항으로 향했다.   


홍원항 모습.

▲ 홍원항 모습.


봄을 맞아 활력이 넘치는 홍원항.

▲ 봄을 맞아 활력이 넘치는 홍원항.


봄 도다리 춤을 추는 홍원항 


마량리 동백나무숲에서 홍원항까지는 한 시간 남짓 걸렸다. 도착한 시간은 오후였는데 연휴를 맞아 홍원항을 찾은 여행객들과 봄이 왔음을 알리는 도다리와 주꾸미를 펼쳐놓은 수산시장은 활기가 넘쳐흐르고 곳곳에서 사고파는 흥정소리로 왁자지껄하다. 홍원항은 노을이 아름답다는 말만 들었을 뿐 첫 번째 방문이었는데 노을보다 아름다운 사람들이 퍼덕거리는 도다리를 들고 “봄 도다리 맛 보세요” 하던 모습에서 생생한 봄의 기운을 느낄 수 있었다. 항구에선 출항을 기다리는 배와 손님 맞을 준비에 바쁜 각양각색의 낚싯배를 보면서 방파제를 따라 등대로 향하는 길은 작지만 아름다운 홍원항만의 매력을 느낄 수 있었다. 이른 아침에는 막 들어온 고깃배에서 어민들에게 직접 해산물을 구입할 수도 있다하니 싱싱한 해산물을 만나러 홍원항을 찾아보는 것도 좋을 것 같았다. 이제 58코스의 종착지 춘장대 해수욕장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춘장대해수욕장.

▲ 춘장대해수욕장.


춘장대해수욕장 캠핑 성지로 


홍원항에서 춘장대 해수욕장은 그리 멀지 않았고, 봄이 완연한 바다를 보며 걸어서인지 지루함을 느끼지 않았다. 화창한 날씨에 해변을 걷는 사람들과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귀를 즐겁게 했다. 춘장대 해수욕장은 서해바다 같지 않게 백사장의 길이가 2km가 넘고, 수심이 1~2m로 얕으면서도 파도가 잔잔해 천혜의 조건을 갖춘 해수욕장이다. 한국관광공사가 지정한 자연학습장 8선에 가운데 하나로 뽑혔다. 아카시아숲이 잘 가꾸어져있고 해송으로 둘러쌓여 있어 캠핑족들의 성지로 꼽히는 곳이다. 많은 사람들이 이곳에서 캠핑을 즐기면서 봄을 깊숙이 맞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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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천에 가면  해뜨는 마량포구를 추천한다. 일출은 동해바다의 전유물처럼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의외로 서해에서도 아름다운 일출을 볼 수 있는 곳들이 많은데 그중에서도 아름다운 일출로 유명한 곳이 바로 마량포구이다. 이곳에서 일출을 보고 마량리 동백나무숲을 돌아 도다리와 주꾸미를 먹는다면 완벽한 봄이 되지 않을까 한다. 

걸어보니 tip  3월은 바람이 어디에서 어떻게 불지 가늠이 어려운 계절이다. 모래사장을 지날 때나 농로 길을 걸을 때는 늘 조심해야 한다. 모래가 눈으로 들어가거나 비닐 등이 몸으로 날라오면서 균형을 잃고 넘어져 다치기 쉽다. 그리고 건조한 봄철에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은 것이 불조심이다. 허가되지 않은 공간에서 취사 행위나 담배를 피우는 것은 나는 물론 다른 사람들에게 커다란  피해를 줄 수 있는 위험한 행동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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