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해바다 석화야!, 석화야! 물결 타고 달빛 따라 간월도로 모여라. 황해바다 석화야! 석화야! 이 굴밥 먹으러 간월도 달빛 따라 모두 모여라 석화야…’.
매년 정월 대보름이면 서산시 부석면 간월도 부녀자들은 소복을 입고, 이 노래를 부르면서 특산품인 ‘굴’을 위한 제를 올린다. ‘간월도 굴부르기 군왕제’이다.
지난 24일(음력 보름)그동안 코로나19의 여파와 해양경관탐방로의 공사로 인해 제를 지내지 못하고 4년만에 굴부르기군왕제가 지역주민들과 관계기관 내빈, 관광객 300 여명이 모여 성대하게 열렸다. 간월도의 굴은 조선시대 임금님께 진상 될 만큼 유명세의 명맥이 긴 ‘간월도어리굴젓’이다. 어리굴젓은 서산시가 자랑 하는 ‘9미(味)’ 중 하나다.
▲ 굴부르기 군왕제
간월도의 굴 부르기 군왕제는 굴 풍년과 마을의 안녕을 기원하는 제사로 매년 정월 대보름에 ‘간월도 굴부르기 군왕제’로 100여 년 전부터 이어지고 민속제례다. 특이점은 마을 남성들은 제례에 참여할 수 없고,. 바닷물의 만조시간에 맞춰 소복을 입은 부녀자들이 풍악과 함께 깃발을 앞세워 머리에 굴을 담은 소쿠리를 이고 제의식을 알리는 거리행진으로 시작된다.
▲ 군왕제의 거리행진
▲ 군왕제의 굴따는 아낙들의 거리행진
굴탑 앞 제사상 굴의 모습을 형상화한 조형탑인 ‘간월도어리굴젓기념탑’앞에 이르러 옹기종기 앉아 굴을 따는 작업을 시연하고, 용왕에게 제를 올린 뒤 부녀자들이 징, 북, 꽹가리를 두드리며 바닷가로 몰려가 춤을 추면서 굴밥을 바다에 뿌리고, 추위와 북받치는 설움으로 울음이 터졌던 굴 따는 아낙들이 한설인 노랫가락을 부르며 굴 탑을 도는 것으로 끝을 맺는다.
▲ 군왕제를 지내는 아낙들
굴까는 시연을 보이는 아낙들
▲ 굴까는 시연을 보이는 아낙
▲ 굴을 까는 간월도 여인상 “못살것네. 나 못살것네에. 손 시렵고 발 시려워서 나 못살것네에…. 어머니! 나 손 시렵고 발 시려워 그만 할래요”
추위와 북받치는 설움으로 울음이 터졌던 굴 따는 아낙들이 한설인 노랫가락을 부르며 굴 탑을 돌고 있다.
▲ 제를 마치고 굴탑을 도는 아낙들
탑 주의를 도는 아낙들 올해는 처음으로 제를 마치고 간월도 해양경관 탐방로 조형물을 한 바퀴 돌아오는 것으로 행사를 마무리했다.
▲ 해양경관탑방로를 도는 군왕제
이영관 간월도 굴무르기 군왕제 추진위원장은 “간월도 굴부르기군왕제가 오랜 역사를 이어오고 있다. 이처럼 오랜 역사를 가진 전통제례가 잘 보전될 수 있도록 유지하는 건 우리의 몫이다. 관계기관, 시민 여러분들의 많은 관심과 협조를 부탁드린다”고 했다. 해양경관탐방로 바로 옆에는 서산 9경 중 3경으로 간월암(看月庵)이 있다. 서해 조수 간만의 차이로 밀물 때는 바다에 떠 있는 모습이고, 썰물이면 뭍과 바다 길이 연결되는 신비스러운 섬인 간월도 간월암(看月庵)이다. 무학대사가 수도하던 중 ‘달을 보고 도를 깨우쳤다’며 그가 이름 붙인 암자다. 서산9경 중 3경으로 평소에도 많은 관광객이 찾는 명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