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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역사

용틀임 하는 가지마다 꽃 피우다

식물이야기 - 매실나무(매화나무)

2024.03.27(수) 22:22:47 | 도정신문 (이메일주소:deun127@korea.kr
               	deun127@korea.kr)

용틀임하는가지마다꽃피우다 1


나는 독특한 수형을 가진 식물에 열광하곤 한다. 가지가 위로 솟은 직립 느티나무, 가지가 아래로 쳐지는 수양버들이 등이 그렇다. 오늘 이야기할 식물은 용틀임하는 듯 구불구불하고 뒤틀린 가지에 이른 봄 꽃이 피면 향기도 으뜸인 매실나무 ‘토투어스 드래곤’이다. 품종명인 ‘Tortuous Dragon’를 해석하면 ‘구불구불한 용’이란 뜻이다. 나무를 한번이라도 본 사람은 왜 그런 이름이 붙여졌는지 단번에 이해가 간다. 용이 승천하는 듯한 모습으로 구불구불하게 뻗은 가지가 이 나무의 가장 큰 특징이다. 그래서 중국에서는 유동하는 용을 떠올려 ‘용유매(龍游梅)’라 부르기도 하고, 우리나라에서는 구름사이로 용이 날아가는 형상이라 ‘운용매(雲龍梅)’라 부르기도 한다. 천리포수목원에서는 ‘용틀임나무’란 별명을 붙였다. 특이한 가지의 형태 덕분에 가끔은 인위적으로 가지를 꼬아둔 것이 아니냐는 의심을 받기도 한다. 앞뒤로 뒤틀리며 꼬인 가지가 마치 따듯한 봄을 반기는 힘찬 율동으로 느껴진다.

‘매실나무’를 ‘매화나무’라 알고 있는 사람들이 많은데 흔히 감나무, 잣나무, 모과나무 등 대개 열매 위주로 나무이름 짓는 것만 봐도 ‘매실나무’로 부르는 게 식물분류학에서 말하는 올바른 이름이다. 얼마나 꽃과 향기가 아름다웠으면 이렇게 부르게 되었을까 내심 이해도 된다.

예로부터 매실나무 꽃인 매화는 선비들의 상찬 대상으로 사군자 중에서도 으뜸으로 여겼다. 추위 속에서도 강인한 생명력으로 고고한 향기를 뽐내며 아름다운 꽃을 피워 많은 사랑을 받아왔다. 중국에서는 사귀(四貴)라 하여 매화를 감상할 때 네 가지를 중요하게 생각했다. 희(稀), 노(老), 수(瘦) 뇌()가 그것이다. 풀어보면 흔하지 않고 희귀한 것, 어린 것보다는 고목이 된 것, 비대한 것보다는 가는 것, 그리고 꽃봉오리를 각각 귀하게 여겼다는 뜻이다. 

수목원의 매실나무도 3월 중순이면 가지 끝마다 탐스런 꽃이 피어 향기를 내뿜는다. 중국 원산의 매실나무를 개량하여 중국에서도 쉽게 보지 못하는 희귀품종이다. 활짝 핀 꽃 속을 살며시 들여다보면 꽃잎이 많은 겹꽃으로 피어나는 것을 알 수 있다.
/천리포수목원 강희혁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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