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어렸을 때는 설날 차례를 지내고 나면 외삼촌 손을 붙잡고 장충동에 있는 씨름체육관에 가서 씨름 대회를 본 기억이 있습니다. 
그렇게 몇 년동안 씨름대회를 관람하러 다니다가 으레 사춘기 아이들이 그렇 듯,
언젠가부터는 차례가 끝나면 방에 콕 박혀 내 시간을 보내기에 집중했었습니다.

그렇게 씨름과는 멀어져 가던 중에..
기사를 통해서 2024년 설날씨름장사대회를 태안에서 개최한다는 소식을 접했습니다.
유레카! 우리집에서 자차로 30분이면 갈 수 있는 곳에서 씨름계 최대의 이벤트, 설날 씨름대회를 연다니요!
너무나 반가워서 일정을 최대한 조율하여 태안설날씨름장사대회를 보러 다녀왔습니다.

예전엔 외삼촌 손을 잡고 갔지만 이번엔 제 아이의 손을 잡고 둘이 오붓하게 다녀왔습니다.



멀리서부터 보이는 풍선. 
설 연휴 4일동안 예산부터 결선까지 진행하는 씨름계 최대의 축제입니다.
저는 3일째 한라장사 결승전과 백두장사 예선전을 볼 수 있었는데요.
태안 종합 실내 체육관은 이른 아침부터 많은 인파들로 북적북적 입니다.
주차장 만차는 물론이고 주변 갓길 끝까지 주차가 되어 있었습니다.



태안버스터미널로 이송하는 셔틀버스도 운영중이었네요.
태안시민분들은 편하게 셔틀버스로 오갈수 있을 것 같습니다.
주차요원분들도 많이 배치가 되어 있었고 경찰, 소방대 등 많은 인력이 배치되어
비교적 수월하게 경기장을 출입할 수 있었습니다.



제가 씨름대회 보러 가야한다고 부모님댁에 말씀을 드렸더니
KBS에서 중계하는걸 보시고 부모님께서도 전화를 걸어오셨더라구요.
부모님 배려 덕분에 오늘 태안 설날씨름장사대회도 올 수 있었지요^^



주차를 하고 체육관을 가는데 옆에 축구장도 크게 있네요.
씨름대회 덕분에 태안종합체육관을 다 와봅니다.
아주 넓직하고 산책하기 좋은 주변환경이라 날만 좋아지면 아이랑 종종 오고 싶은 곳이 되었습니다.



태안군 전용 씨름장도 한켠에 마련되어 있는걸 보니 태안군청 씨름단이 전국적으로 꽤 유명한씨름단이지 않을까 추측해봅니다. 부끄럽지만 제가 씨름종목에 대해서는 문외한이라 그동안 잘 몰랐습니다.
태안군청 소속 씨름선수들에게 많은 관심을 가져야 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TAEAN ARENA'라고 적힌 곳이 이번 씨름대회가 열릴 실내체육관입니다.
멋진 로고입니다.



정문 출입구를 통하여 입장합니다.
이른 아침부터 많은 인파들이 모여 티켓배부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티켓을 배부받는 곳도 인산인해라 사진을 찍을 수 없을 정도였습니다.
1,000여장이 준비되어 있었는데 마지막에 여쭤보니 다 소진되었다고 합니다.
아무래도 굉장한 경품행사까지 있어서 티켓 소진이 빨리된 것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경품행사는 매일 진행된다고 합니다.
경차도 1등 상품으로 전시되어 있더라구요. 그 행운의 주인공이 누구일지 부럽기만 합니다.



저도 아이랑 같이 입장했습니다. 태안실내체육관이 가득 찰 정도로 많은 인파가 몰렸습니다.
경기 중에는 자리 찾기 힘들어 입석으로 씨름경기를 봐야 할 정도로 정말 열기가 가득한 현장입니다.





축구장, 야구장, 수영장, 배구장, 농구장까지 가봤지만 씨름장은 처음입니다.
이런 귀한 기회를 놓치지 않은 저 자신이 뿌듯합니다.
맨 꼭대기 층에서 봐야했지만 모래판이 그다지 멀게 느껴지지 않습니다.
태안군수님도 나오셔서 축하의 말씀과 경품추첨까지 함께 해주십니다.



태안군수 뿐만 아니라 여러 유명인사들도 많이 나와있었습니다.
저는 씨름을 잘 모른다고 앞서 밝혔지만 최근 씨름이 큰 인기리에 방송된 스포츠예능도 있었는데요.
사실 저는 그 방송도 한번도 보지 못해 누가 인기스타인지 잘 몰랐습니다.
그런데 객석에서 보니 우레와 같은 함성, 그리고 계속 된 사진 촬영 등으로 미루어 보아
씨름계의 유명인사도 오신 듯 합니다. 저도 다시보기로 씨름 예능 보려고 다짐했습니다.







씨름이라는 스포츠를 처음 본 아이는 쉴새없이 경기의 룰이나 복장, 승리의 조건 등을 물어보더라구요.
아는 대로 대답해주느라고 경기를 제대로 집중해서 봤는지 헷갈립니다.
특히나 심판의 시작 휘슬이 불기도 전에 부상이 나오는 상황들이 있었는데요.
아이는 "엄마, 왜 가만히 있는데 다리를 다쳐?" 하고 물어보는 겁니다.
"그러게, 샅바를 잡고 있는 것만으로도 온힘을 쏟나보다!" 라고 대답해줬습니다.

TV화면에서는 그 힘이 전혀 느껴지지 않았었는데 실제로 보니까 샅바를 잡고 준비자세를 취하는
선수들의 허벅지와 종아리에 잔뜩 힘이 들어가 있는 것을 느끼고 볼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씨름이 황소싸움과 비교되는 것이구나! 알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또 하나, 아이는 140kg급 선수들의 체격을 보고 왜이렇게 날씬하냐고 묻더라구요.
자기는 100kg 넘으면 금돼지(만화캐릭터) 같은 사람들일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작다고요!
아, 그래 저건 다 근육이지, 근육은 지방보다 부피가 작아서 그렇단다. 라고 대답해줬지만
정말 백두장사 후보들의 육중한 힘은 경기장을 에너지로 가득 채우는 듯한 느낌이었습니다.



경기가 끝난 후 나오니 인파로 인해 볼 수 없었던 로비 1층의 즉석사진 찍어주는 서비스가 있었어요!
인파가 조금 빠진 후에야 조금 여유로운 모습이었습니다.
사진을 찍어볼까 하다가 태안군청 소속 씨름선수분이 나오셔서 사진을 찍으시더라구요.
주변에 팬분들도 있는걸 보니 유망주가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씨름선수를 코앞에서 실제로 보다니 너무 신기했습니다.
정말 풍기는 아우라가 괜히 운동선수가 아니구나.. 싶었습니다!!
저도 보자마자 반해버렸네요. 진짜 씨름 팬 되는거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우리나라 전통스포츠, 씨름.
비인기종목이지만 실제로 보니 너무너무 재밌고 아찔한 경기였습니다.
앞으로도 기회가  된다면 자주자주 직관하러 가고 싶습니다.
설연휴, 충남도민분들과 충남으로 고향방문한 귀성객 분들에게도 좋은 경험이 되었길 바랍니다.


태안종합실내체육관
충남 태안군 태안읍 평천리 119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