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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강경 젓갈

2023.11.16(목) 11:30:33 | 춘당 (이메일주소:yosaebi45@daum.net
               	yosaebi45@daum.net)

이 글은 충청남도 도민리포터의 글입니다. 충청남도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지금은 차츰 사라져 가는 문화가 되어가고 있지만
아직도 많은 한국인들은 겨울 양식으로 김장을 빼놓지 않는다.
예전보다야 포기 수가 많이 줄어 들기는 했으나
우리집도 예외 없이 이맘때가 되면 동치미로 부터 석박지며 초련 김치 등이
안주인을 고달프게 하는 건 변함이 없다.
김장의 재료는 배추 무우를 비롯하여 양념채소(파 마늘 고춧가루 등)와
간을 맞추는 소금과 맛을 내는 젓갈이 들어 가야만 되는데
채소는 가까운 텃밭이나 시장에서 쉽게 구입할 수 있지만
바다 어물인 새우젓과 멸치액젓은
전문 매장을 찾는 게 김장을 책임진 주부들의 노하우이다.
그런 유명 젓갈 시장은 가까운 광천이나 인천의 소래포구에도 있지만
우리집에서는 강경의 젓갈 시장을 오래 전부터 선호하는 편이다.
오늘도 여행삼아 강경으로 젓갈을 구입하러 아침 일찍 출발을 했다.

강경젓갈 1

논산천을 건너면 강경 시내로 들어간다.

강경젓갈 2

강경젓갈 3

시내로 들어서는 길목에는 지식의 요람 강경여고가 자리하고 있고
정문앞의 높은 원형 기둥에는 엉덩이를 까부친채
"문 열어라 문아 열려라 자 진리의 신, 예 섰도다"라고 외치는 동상이 서 있다.

강경젓갈 4

강경젓갈 5

시내로 들어가면 중심가에는 고기를 잡는 어부 조형물이 눈길을 끈다.

강경젓갈 6

강경젓갈 7

강경젓갈 8

강경읍은 전국에서 관할 면적이 가장 좁은 읍이라고 하는데
1930년대만 하더라도 내륙을 관통하는 금강 물길이 오르내리는 요충지에 자리하는 바람에
천혜의 내륙항으로써 굉장히 번성했던 고을이라고 한다.

강경젓갈 9
강경 읍사무소

강경젓갈 10논산 경찰서 

집에서 거리상 가까운 광천의 토굴젓도 유명한데
굳이 멀리 강경까지 젓갈을 구입하러 온건 오래전부터 년례행사로 다니던 습관 때문이다
30여년 전부터 가을이 되면 연산에 들려 대추를 구입하고
양촌의 지인 집에서 눈 내리면 먹을 연시 용 땡감을 산 뒤 
강경으로 가서 젓갈을 구입하는 하루 일정을 꽤 오랫동안 지속해 왔던 것이다.

강경젓갈 11

새우젓은 김장에도 들어가지만
풋고추를 썰어 넣고 살짝 쪄서 밥 반찬으로 먹어도 훌륭한 맛을 낸다.
여름철 물 말은 밥에 새우젓 한가지 만으로도
놓친 입맛을 냉큼 되찾아 오곤 했던 것이니 나는 젓갈중에 으뜸을 새우젓으로 친다.

강경젓갈 12
 강경 성당

강경 시내에는 새우젓집들이 골목과 대로변에 빽빽하게 들어차 있고
집집마다 전통과 년륜을 자랑하는 간판들이 손님들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허나 대개의 상가에서 내놓는 젓갈 상품들은 거의 비슷하고 가격도 별 차이가 없다.
최상품 한바가지(약 6.5Kg)에 30만원이고 그 아래가 20만원, 18만원, 12만원, 8만원 순으로 내려간다.
(멸치액젓은 23,000원)

강경젓갈 13
   
강경젓갈 14
20만원 짜리   

강경젓갈 15
12만원 짜리

강경젓갈 16
8만원 짜리(김장에는 주로 이 새우젓을 쓴다고 한다)

비싼 것과 싼 것을 한 바가지씩 사고 멸치액젓도 한통 구입하니
젓갈 쇼핑은 간단하게 끝이 난다.
생각보다 일찌감치 젓갈 구입을 마쳤으니 근방의 명소라도 찾아
달아나는 가을 정취를 붙잡아 볼 요량이었지만
단풍은 이미 거의 떨어졌고
근방의 명재 고택이나 탑정호 저수지는 한 두번씩 섭렵을 했던지라
강경포구에 들려 금강 언저리를 살펴볼까 했더니
그나마 옛포구는 아쉽게도 남아있지 않다고 한다
전망대와 데크길이 조성되어 있다고는 하지만...! 

강경젓갈 17

젓갈 축제가 열렸던 금강 둔치(고수부지)를 들렸는데
주차장으로 사용하는 넓은 광장은 텅 비어있고
제멋대로 휘젓고 다니는 강바람에 묵묵히 흐르는 강물만 어제와 같더라.
  강경젓갈 18

강경젓갈 19

강경젓갈 20
 
드라이브 삼아 황산대교를 건너 부여를 들르려고 세도면으로 진입하다.
문득 생각 난 근처의 '나바위 성당'으로 차를 돌렸다.
나바위 성당은 길 하나를 사이에 두고 전라북도 익산의 땅인데
대개의 사람들은 강경 지역으로 착각하고 있다.
나 역시도...
도계를 넘기 전 제방 밑의 어머니 시비 옆에서 잠시 쉬어간다.
   
강경젓갈 21

어  머  니
                              - 이동건 -

할아버지 사셨을 적부터 어머님은
광주리 하나로 살림을 맡았습니다

설움으로 헐크러진 머리를
손빗으로 가다듬으며
살림의 틀을 야무지게도 짜냈습니다
봄, 여름은 푸성귀로광주리를 채우고
가을, 겨울엔 과일로
광주리를 채웠습니다
그러나 
어머님은
그 솥 껍질 같은 손으로
내가 기둥나무로 자라기 바라는
기도를 담곤 했습니다
이제 내가 이만큼 자랐는데도
오늘 아침
어머님은
내 기도가 담긴 광주리를 이고
사립문을 나섰습니다.

강경젓갈 22

약간은 시큰해지는 '어머니' 시 한수를 읽으며
한 때는 평양, 대구와 함께 조선의 3대 장으로 불렸다는 강경을 물러 난다
해상로가 발달하여 번성했던 시장과 전국적인 명성을 누렸던 시절은 사라지고
이제는 옛 이야기가 되기는 했지만
아직도 강경은 젓갈 브랜드가 통하는 고장이다
우리도 별일이 없는 한 내년에도 다시 강경 젓갈을 찾아 오게 되리라! 


강경젓갈시장
충남 논산시 강경읍 옥녀봉로27번길 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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