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처럼 연일 계속되는 폭염에는 집에 하루 종일 있는 것 보다는 밖으로 나가 산책을 하는 게 훨씬 더위를 피할 수 있어요. 햇볕에 잠시 머물면 등이 따끈따끈하고 얼굴이 타오를 것 같지만 그늘에 들어가면 한층 시원하고 조금이라도 바람이 불어주면 엄청 시원함을 느끼는 계절이 한 여름철인 것 같습니다.
▲ 천년비손길
지난 8월 6일 36도를 오르내리는 한 여름날 더위를 피해 산행을 하기로 마음먹었습니다. 어디를 갈까 고민하면서 숲이 우거진 길을 찾다가 충남 아산 봉수산자락 봉곡사가 위치한 천년비손길을 향해 운전대를 돌렸죠. 한 시간을 달려 도착한 봉곡사 입구는 내가 생각했던 음식점이나 물건 판매소도 없고 진입로도 약간 좁아 관광지란 생각은 들지 않았습니다.
▲ 봉곡사 표지
▲ 숲길조성 안내 현수막
그렇지만 비교적 잘 다듬어진 주차장에 차량을 주차한 뒤 산행을 시작했습니다. 산행을 시작하는 순간 ‘와~’ 하고 감탄했어요. 나는 원래 소나무를 좋아하는 사람이고 몇 년째 소나무를 키우고 있는 사람으로서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답니다. 웅장한 소나무숲길을 걷는 내 마음이 벌써 힐링된 기분이었고 오르막 왼쪽과 오른쪽에 펼쳐지는 굵고 키 큰 소나무들은 그야말로 웅장했습니다.
▲ 소나무 숲길
▲ 소나무 숲길
이곳 ‘천년의 숲길’ 가운데 이곳 주차장에서 사찰에 이르는 700m의 울창한 소나무 숲길이 아름답고 자연 산책로가 있어 사람들이 많이 찾는다고 합니다. 특히, 이 숲길은 산림청에서 주최한 ´아름다운 거리숲 부분´에서 장려상을 수상할 정도로 아름다운 숲길로 정평이 나있다고 하더군요.
▲ 소나무 숲길
숲길을 오르는 동안 돌탑 모습도 보였고 쓰러진 소나무 가지를 잘라놓은 모양이 말이 달리는 듯한 모양의 고사목도 한층 멋을 뽐냈으며 쓰러져가는 나무를 옆에 있는 나무 곁가지가 떠받들어 주는 모습도 참 보기 좋았답니다. 물론 소나무를 발판삼아 한줄기씩 올라가는 담쟁이 넝쿨도 함께 공생하는 모습이었습니다.
한참을 올라가자 봉곡사 사찰이 보였습니다. 충남 아산시 송악면 유곡리에 자리하고 있는 봉곡사는 신라 진성여왕 원년(887년)에 도선 국사에 의해 창건된 천년고찰로 옛 이름은 석암사라고 전해집니다. 임진왜란 때 6개의 암자 모두 소실되고 그 이후 인조 24년(1646년)에 중창했으며 정조 18년(1794년)에 경헌과 각준이 중수하고 지금의 이름인 봉곡사로 불리기 사작하였다고 합니다. 현재 봉곡사는 향각전과 대웅전, 물건을 보관하는 창고인 고방이 남아 있는데 대웅전도 다른 사찰에 비해 초라해 보였지만 주말이라 그런지 여러 사람들이 법회를 하고 있는 모습이 보였습니다. 삼성각까지 둘러본 뒤 공손하게 인사를 드린 뒤 산행을 이어갔습니다.
▲ 봉곡사 전경
▲ 사찰 전경
봉수산으로 오르는 길은 너무 더운 날씨 때문에 다음으로 미루고 오늘은 임도를 따라 1시간가량 걷다가 내려왔는데 임도는 완만하고 잘 닦아진 탓에 불편함 없이 산행을 즐길 수 있었습니다. 또한 36도의 폭염이었지만 우거진 나무들이 많고 그늘이 만들어져 산행을 하기에 큰 어려움이 없었습니다.
▲ 등산 안내도
여름산행은 땀을 많이 흘리고 훨씬 더울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순간순간 불어오는 바람이 무척 시원하고 상쾌해지기 때문에 집에 있는 것 보다 훨씬 시원합니다. 그래서 무더위를 피해 산에 오르는 사람들이 많은 것도 그런 이유인 것 같습니다. 산행을 하면서 땀을 흘리고 내려오면 마음도 몸도 개운해 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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