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해 한용운(韓龍雲) 선생님이 태고사를 보고 하신 말씀이시다.
통일신라 신문왕 때 원효대사가 창건한 대둔산 태고사는 그 빼어난 전망과 외관으로 수많은 고승들이 거쳐갔던 절이라고 한다.
익히 말만 들어봤던 태고사.. 그동안 좀처럼 연이 없어서 가지를 못했는데 이번에 가족 나들이 겸 제대로 날을 잡고 찾아가게 되었다.
대충 쌓은 거 같지만 하나하나 정교하게 쌓은 흔적들이 보이는 게 태고사 만의 독특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거 같았다.
바위 사이에 좁은 틈으로 지나가면 우암 송시열 선생이 직접 친필로 작성한 바위에 '석문'을 만나볼 수 있다.
바위틈이 좁은 데다 길도 험했기에 갈 때나 올 때나 조심해서 지나가야 했다.
절벽 끝에 위치한 전각이 몹시 인상적이었다.
본래 태고사는 통일 신하 시대 원효대사가 창건한 사찰로 한때 웅장한 규모를 자랑했지만, 6.25전쟁으로 전부 소실돼 현재는 대웅전, 무량수전, 관음전 등의 전각만이 남아있다고 한다.
태고사의 전각을 지나 금강역사가 지키는 일주문과 돌계단을 올라가면 본격적으로 태고사의 경내로 들어간다.
절터를 본 원효대사가 너무나 빼어난 경관에 기쁜 마음으로 "세세생생 도인이 끊어지지 아니하리라."라 말씀하시며 3일 동안 춤을 추었다고 한다.
▲태고사의 관음전
첫인상은 청기와가 상당히 인상적이었다. 다른 사찰에선 만나볼 수 없는 현대적인 감각이 느껴졌달까?
색 바랜 단청과 푸른빛의 기와란 이색적인 조합이 묘하게 어울리면서 사연 많은 태고사가 어떤 곳인지를 그대로 보여주는 거 같았다.
다들 태고 사하면 청기와가 가장 인상 깊었다고 주위에서 말하는데 왜 그런지 이번에 알 거 같았다.▲ 마지막으로 태고사에서 바라본 대둔산의 전경
날씨가 맑은 날에는 원효대사가 감탄했던 천혜의 풍경을 볼 수 있었으련만 아쉽게도 오늘은 날씨가 흐려 그렇게 멋있는 전경을 보진 못했다.
아직 날씨가 쌀쌀한지 눈이 좀 많이 쌓여 있었는데 구름 한 점 없는 맑은 가을날에 다시 찾아간다면 태고사의 모습을 제대로 볼 수 있을 거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