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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이야기

농촌은 풀 한 포기마저 무한한 보고

우슬뿌리가 봄빛을 받으며...

2014.02.26(수) 13:02:51 | 솔바다 (이메일주소:jadoori@hanmail.net
               	jadoori@hanmail.net)

이 글은 충청남도 도민리포터의 글입니다. 충청남도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얼마 전 보령의 재래시장을 둘러보며 약초뿌리를 파는 곳에서 잠시 머물렀다.
지팡이에 의지하고 계시는 할아버지는 무언가를 사고 계셨고, 한 할머니도 그 모습을 보고 계셨다.
보자니 주인은 거뭇한 흙이 묻은 뿌리를 봉지에 담고 있었고, 할아버지는 값을 치르고 계셨는데
“이게 뭐예요?”
“이거 골담초라고 하는 겨. 삶어 먹으면 좋아”
그 옆의 할머니도
“나도 손이 하도 안 펴져서 한참 이걸 삶어 먹었는디, 이것 봐  나도 모르게 이렇게 펴지더라구. 이 걸 먹고 그랬는지 어쨌는지는 몰러두 이렇게 펴지니께 얼마나 좋은지 몰러”
“식혜를 해서 먹어도 좋구 아무렇게 해서 먹어도 좋아”
그냥 도톰한 막대처럼 생겼을 뿐인데 이 어르신들은 골담초 예찬론이라고나 할까 구경을 하고 있는 내게까지 말씀을 해주셨다.
계속 들려주시는 말씀에 재미마저 쏠쏠하였는데 노란 꽃이 핀다는 골. 담. 초. 그리고 보니 어디서 본 듯하였다.
 
“아 하--“.  시집에 있던 장독대 옆에서 피던 바로 그 꽃이었다.
관상용으로 보던 것이었는데 이 어르신은 지금 이것을  필요로 하고 계셨다.
“우슬뿌리도 좋은디 이게 더 좋아”
잉? 우슬뿌리??. 이것도 많이 들어본 소리다.
오래 전 동네 어르신이
“이게 우슬뿌리여~”
‘우슬뿌리? 그럼 소무릎?’ 하였던 그 거였다.

농촌은풀한포기마저무한한보고 1
                       아직 남아있는 우슬뿌리 씨앗들
 

농촌은풀한포기마저무한한보고 2
                          마디가 소 무릎을 닮았나요? ㅎㅎ
 

아닌 게 아니라 이 풀은 내가 사는 주위에도 여름이면 꽤나 번창하는 풀 중에 하나인데 농민들에겐 하나의 잡초일 뿐으로 제거를 해야 하는 풀이다.
그런데도 어떤 분들에겐 풀이 아닌 귀하신 몸이 되기도 하니 농촌은 그야말로 풀 한 포기도 寶庫였다.
이참에 나도 봉지 하나 들고 나섰다.
풀 한 포기에도  희망이 있고, 또  희망을 주는 풀들을 향해서 말이다.
멀리 갈 것도 없다.
골담초는 아니라도 이거라면 집 주위에도 있으니 정리도 할 겸 나섰다. 일거양득이게 생겼다.

농촌은풀한포기마저무한한보고 3
                        집 주위에 있는  우슬뿌리 군락

뿌리가 드러날 때마다 풍겨오는 풋풋한 이 향.
아!~.  이것이 바로 농촌의 향기이고, 보고였다.

농촌은풀한포기마저무한한보고 4
                       뿌리에서 풍겨오는 푸풋풋한 향
 

농촌은풀한포기마저무한한보고 5
             우와---, 어떻하다 씨앗들이 옷에 붙어버렸네요

 

농촌은풀한포기마저무한한보고 6
                 잡초라고 했던 뿌리가 제법 모아졌어요

뽑힐 때마다 주위는 환해져 갔고, 그럴 때마다 모아지는 풀들은 연방 메시지를 던졌다.
“농촌을 알면 희망이 보여요~~~”
"농촌의 풀 한 포기에도 무한한 생명이 있어요~~~"

어때요? 저마다 들려주는 풀포기들의 소리들이 들려오지 않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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