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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이야기

아주 뜻깊은 결혼식

2013.10.31(목) 08:54:53 | 오명희 (이메일주소:omh1229@hanmail.net
               	omh1229@hanmail.net)

이 글은 충청남도 도민리포터의 글입니다. 충청남도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지난 10월 초엔 일가 친척들과 지인들의 축하 속에 아들 녀석의 혼례가 있었다. 그 후 이튿날 프랑스 파리로 신혼여행을 떠났다.

올봄 상견례를 한 후 7개월 만에 치른 아들의 결혼식장은 그야말로 많은 축하객들로 북새통을 이루었다.

노부부만 사는 동네 어르신들께는 아예 청첩장을 보내지 않았는데도 결혼식 전날 집으로 또는 예식장으로 축의금을 들고 오셨다.

어릴 적부터 아들 녀석을 봐와서인지 벌써 커서 장가를 든다며 마치 친 손부라도 보는 듯 기뻐해 주셨다.

그러니 남편과 나는 아들의 혼례식을 올리기 전 날부터 집에서 손님맞이를 해야 했다.
인절미떡과 홍어회를 준비해 찾아오는 손님들에게 조촐하게나마 대접을 한 것이다.

그렇게 결혼식을 앞두고 동동거려서일까. 정작 결혼식 날이 되자 나는 심한 피로감에 휩싸였다. 그러나 마음만은 흐뭇했다. 우리 마을에서나 볼 수 있는 정겨운 풍경이 그려졌기  때문이다. 

결혼식 당일, 식순에 따라 양가 어머니의 촛불 점화가 시작되었다. 사회자의 호명에 따라 믿음직스런 아들 녀석이 씩씩하게 입장한 후 곧이어 입장한 신부는 마치 한 송이 백합 같았다. 주례사님의 주옥같은 말씀에 이어 신랑, 신부 친구의 축가가 식장 분위기를 후끈 달아오르게 했다.

사회자는 그 후 식순에 따라 축시 낭송자를 소개하였다.  "시 ‘둘이 하나 되어’ 를 낭송을 해주실 신랑 어머니는 어느 문예지를 통해 등단한 시인이기도 합니다” 라고 약력 소개를 덧붙였다.

평소와는 달리 나는 다소 긴장은 되었지만 사랑하는 아들을 위해 최선을 다했다. 평소 아들에게 꼭 하고 싶었던 말들을 한 편의 시를 지어 표현한 것이다.

그렇게 많은 하객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아들 내외에게 내 마음의 선물을 듬뿍 안겨 주었다. 내심 세상에 단 한 번 뿐 인 아들의 혼례식을  그렇듯 뜻깊게 해주고 싶었는지도  모르겠다.

어느새 아들이 예를 갖춘 지도 달포가 되어간다. 그런데 아직도 그 열기가 식지 않은 듯, 지인들에게서 간간히 전화가 온다.

그날 아들 녀석의 혼례식이 아주 훌륭했다며 아낌없는 찬사를 보내오곤 한다. 특히 혼주인 신랑 어머니가 직접 시를 써서 낭송을 하니 더 감동적이었다고 하는 게 아닌가. 그렇듯 칭찬을 아끼지 않으니 가슴이 뿌듯해진다.

이만하면 뜻깊은  혼례식이었지 싶다. 그날 결혼식이 무척 행복해 보였다는 후배의 말이 전혀 빈 말이 아닌 듯하다.

‘둘이 하나 되어’ 라는 축시 제목의 싯귀처럼 그날 아들과 결혼식이 둘이 하나가 되어 이루는 세계는 참으로 아름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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