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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신문뉴스

저마다의 사연, 눈물 어우러진 희망의 잔치

아홉 번째 늘푸른배움터 졸업식 ‘감동’<br>“매 졸업식마다 다른 감회, 항상 새로워”

2013.09.09(월) 15:36:47 | 뉴스서천 (이메일주소:clxk77j@naver.com
               	clxk77j@naver.com)

늘푸른배움터 제9회 졸업생들이 기념사진을 함께 찍고 있다.

▲ 늘푸른배움터 제9회 졸업생들이 기념사진을 함께 찍고 있다.



요즘 학교 졸업식에서는 별다른 감회를 느끼기 어렵다. 많은 것을 쉽게 얻는 요즘 아이들, 교권을 잃은 교사들, 교사와 학우들과의 교감보다 공부에 찌든 학생들의 졸업식에선 정든 교실과 스승과 친구들과의 이별에 대한 아쉬움이나 스승에 대한 고마움, 그 동안의 자신의 노력과 결실에 대한 성취감 등을 찾아보기란 쉽지 않다. 

그렇기에 배움을 향한 열망으로 용기를 내 꿈을 이뤄가는 그들의 졸업식은 그 어떤 졸업식보다 감동적이었다. 
서천군자원봉사센터(센터장 정장로)가 운영하는 야학 ‘늘푸른 배움터’의 아홉 번째 졸업식이 지난달 31일 문예의 전당 소강당에서 열렸다. 이날 졸업식에서는 초등검정고시반 허복희, 김매화씨 등 2명, 중등검정고시반 윤진옥, 이숙자, 이애자, 김군희, 김세환, 김현호, 송민수, 유영찬, 김영웅씨 등 9명, 고등검정고시반 김현호, 송민수, 황인열, 박금서, 오연숙, 김금숙, 이민섭, 강귀자, 김희숙, 송순옥씨 등 10명이 졸업장을 받았다. 또 김옥선, 문행자, 배영예씨는 제7회 전국 문해학습자 편지쓰기 대회에서 장려상을 받아 이날 상장을 전달받았다.

각자의 생활 속에서 저마다의 사연을 안고 정규교육이 아닌 야학을 통해 어렵게 졸업장을 받아서인지 이들 한 사람 한 사람의 표정에는 남다른 감회가 묻어났다. 자신의 졸업장을 소중하게 받아드는 졸업생들은 진심으로 기뻐했고, 직장에서 업무를 마치고 그들을 가르치기 위해 부랴부랴 야학교실로 와 그들을 가르쳐준 스승에게 진심으로 감사하는 마음이 느껴졌다.

중등과정 졸업생들이 소감을 발표하고 있는 모습.

▲ 중등과정 졸업생들이 소감을 발표하고 있는 모습.



 이번에 중등검정고시반을 졸업한 유영찬씨는 “초등학교를 졸업한지 53년이 됐는데 반세기만에 중등 과정 졸업장을 받았는데 가슴이 벅차고 떨린다”라며 “선생님들께 감사드리고 앞으로 남은 인생 더욱 열심히 살겠다”라며 눈물을 흘렸다. 같은 중등반 졸업생 이애자씨는 “16살에 졸업했어야 했는데 형편이 어려워 64살에 졸업하게 됐다”라며 “열 번을 물어봐도 한 번도 화내지 않고 자존심 상하지 않게 배려하며 가르쳐주고 또 가르쳐 주신 선생님들께 정말 감사드린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또 “계속 열심히 공부해 내년 4월달에 고등과정 검정고시에도 도전해 고등학교 졸업장도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라고 덧붙였다.
올해 4월 중등과정을 졸업하고 이번에 고등과정까지 졸업하게 된 김현호군(18)은 “16살에 중학교를 졸업하는 친구들이 많이 부러웠는데 고등학교는 친구들보다 제가 먼저 졸업하게 됐다”라며 뿌듯함을 드러냈다. 오연숙씨는 “평생의 한으로 남길 뻔 했던 고등학교 졸업장을 이번에 받을 수 있게 돼서 기쁘다”라며 “기회를 주신 자원봉사센터 관계자분들과 선생님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황인열씨는 “그동안 학력란에 고졸이라고 쓰는 게 소원이었는데 이제 소원을 풀었다”라며 “선생님들께서 정말 정열적으로 가르쳐주셔서 공부가 재미있어 더 열심히 했다”라며 웃었다.

졸업생뿐 아니라 이날 졸업식을 위해 송사를 맡은 한글반 장선자 할머니가 글을 배워 한 자 한 자 읽어 내려가는 모습도, 그 사연도 감동을 더했다. 장선자 할머니는 “남편이 있을 때는 남편이 대신 글을 읽고 써줬는데 남편이 세상을 달리한 후 막막했다”라며 “‘리리리자로 끝나는 말은 오리, 개구리, 꾀꼬리’라고 처음 읽었을 때의 감동을 지금도 잊지 못한다”라고 말했다.

장선자 할머니가 송사를 하고 있다.

▲ 장선자 할머니가 송사를 하고 있다.



이미 졸업한 늘푸른 배움터의 동문들의 근황에서도 이들의 삶과 배움에 대한 열정이 느껴졌다. 한 동문은 60살에 가까운 나이에 간호조무사 자격등을 취득해 병원에서 근무중이란다. 또 이날 축가를 부른 최효선씨는 늘푸른배움터를 졸업한 후 서해대학교 성악과를 졸업하고 성악가로 활동하며 평생의 꿈을 이뤘다고 한다.
이들의 사연을 들으며 이들의 앞날을 응원하던 함필주 늘푸른 배움터 초대교장도 함께 많은 눈물을 흘렸다.

또 주정아 사무국장은 “벌써 아홉 번째 졸업식을 치르고 있지만 매번 생각지도 못했던 곳에서 새로운 감동을 느끼게 된다”라며 “다음 열 번째 졸업식도 더욱 의미있고 감동적인 졸업식이 될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
스스로의 힘으로 어렵지만 즐겁게 꿈을 이뤄가고 있는 그들의 모습을 보며, ‘너무 쉽게 무언가를 얻으려고 하고 있는 건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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