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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이야기

우리 것이 좋은 것이여

2013.07.18(목) 22:19:13 | 오명희 (이메일주소:omh1229@hanmail.net
               	omh1229@hanmail.net)

이 글은 충청남도 도민리포터의 글입니다. 충청남도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얼마 전 친정 조카 결혼식이 있었다. 조카 위로 결혼한 지 10년이나 된 제 누이가 있으니 실로 오랜만에 치르는  한여름 날 집안 경사였다. 친정 동기간 총 6남매 중 맏이로서 남매를 둔 언니는 그날로 이제 자식들 여우살이를 다 끝낸 것이다.

조카 녀석의 결혼식이 있던 날, 여동생과 나는 같은 업종의 미용사로서 친정식구들과 서로의 머리를 매만지기 위해 아침 일찍이 나의 가게에서 만나기로 했다. 결혼식장이 관광버스로 두 시간 거리의 타 지역이라 나는 새벽 5시부터 일어나 바삐 움직여야만 했다. 거주지인 공주시에서 가게가 있는 대전광역시로 또는 결혼식장인 경기도로 이동하기 위해 진땀을 뺐다. 정작 공들여 꾸며야 할 우리 자매는 서로 대충 머리를 매만졌을 뿐이었다.

혼주인 언니의 특별 주문으로 동생과 나는 모처럼 한복을 곱게 차려입고 관광버스에 올랐다. 나의 복장이 전통한복이라 서일까. 개량한복을 편안하게 차려입은 동생과는 달리 내 몸뚱이는 그 무엇에 매달린 듯 여간 불편한 게 아니었다. 그런 내 속내엔 아랑곳없이 동생은 자신이 선택한 한복에 대만족을 하는 듯 “에이 언니도 개량한복 빌려 입지”, 라며 싱글벙글 웃음기까지 흘리는 것이었다.

그러니 나는 그날 예식이 끝나고 집에 돌아올 때까지 후회를 했다. 나도 동생처럼 편안하게 개량한복을 빌려 입을 걸 하고 말이다. 그런데 집에 돌아와 딸아이가 스마트폰으로 촬영한 동생과 나의 모습이 담긴 사진을 접하며 개량한복에 대한 미련이 사라졌다. 그냥 보기와는 달리 사진 속 내 모습은 동생과는 달리 품위가 있어 보였다. 그렇듯 전통한복이 개량한복 보다 한층 더 빛을 발했던 것이다.

카카오톡에 올린 나의 전통한복차림의 모습에 지인들의 칭찬의 글을 접하며 새삼 마음이 뿌듯했다. ‘고진감래’ 라고 했듯 그날 비록 한복 차림으로 무척이나 고생은 했지만 우리 것에 대한 자긍심을 느끼며 이제 마음 편히 웃을 수 있으니 말이다. 조카 결혼식 이후 나는 지인들에게 자신감 있게 말하곤 한다. ‘우리 것이 정말 좋은 것이여’ 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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