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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신문뉴스

반갑다 제비야

노란 주둥이에 낚인 주민들 ‘함박웃음’

2013.06.03(월) 13:26:48 | 무한정보신문 (이메일주소:yes@yesm.kr
               	yes@yesm.kr)

조용한 시골 면소재지인 예산군 신양면 신양리 삼거리. 5월 30일, 지역주민들이 2차선 도로변을 한가롭게 오가는데, 도로변 양쪽에 있는 상점을 분주히 드나드는 반가운 손님이 보인다. 제비다.

 

충남 신양면 신양리 신양건설용역 건물 벽에 지은 제비집에 어미제비가 분주히 드나들며 새끼 4마리에게 먹이를 주고 있다. 새끼제비들은 저마다 먼저 달라고 입을 커다랗게 벌린다.

▲ 예산군 신양면 신양리 신양건설용역 건물 벽에 지은 제비집에 어미제비가 분주히 드나들며 새끼 4마리에게 먹이를 주고 있다. 새끼제비들은 저마다 먼저 달라고 입을 커다랗게 벌린다.


잠깐을 서 있는데도 수십마리의 제비들이 저공비행으로 아슬아슬하게 차량들을 피해 도로변 상점들 처마 밑을 오가고 있다. 처마 밑에 흙과 풀을 뭉쳐 지은 제비집 안에는 새끼제비들이 어미가 올 때마다 노란 주둥이를 함지박만하게 벌리고 자기 먼저 먹이를 달라고 아우성이다.

주민들은 그런 제비들 모습을 보며 하루일과를 환한 웃음으로 시작하고 거리는 더욱 밝아진다.

30여년 전만해도 시골마을 집집마다 처마에 둥지를 짓고 빨래줄에 앉아 조잘대던 제비들이 우리 눈에서 멀어진지 오래다. 그런데 시골 구석도 아닌 면소재지 상가 3곳과 시장 안 가정집에 제비들이 무려 7곳이나 집을 짓고 새끼를 키우고 있으니 예삿일은 아니다.

가장 오래된 제비집은 <신양마트> 처마 밑에 있다. 40여년 동안 한 번도 거르지 않고 제비가 집을 짓고 또 증축하면서 새끼를 키웠다니 제비 종가집이나 다름없다.

“해마다 3월 3~4일이면 틀림없이 온다. 그런데 올해는 웬일인지 일주일이나 빨리 왔다. 벌써 이짝 집은 새끼를 한 번 까서 나갔고, 이짝 집에는 지금 새끼를 키우고 있다”

신양마트 정종덕 사장은 상점 처마 앞쪽과 옆쪽에 지은 제비집을 가리키며 흐뭇한 표정을 지었다. 정 사장이 얘기를 하고 있는 중에도 제비들은 <신양마트> 처마 밑과 도로건너 <신양건설용역> 건물 벽, 그리고 <국제체인 신양슈퍼> 처마 밑을 연락부절하고 있다.

매년 새로 집을 짓냐고 물으니 정 사장은 “해마다 고쳐서만 쓰는데, 어느 해인가 새끼를 5마리나 까더니 집이 좁으니까 증축을 하더라. 참 영리한 새다”라며 활짝 웃는다.

안타까운 일도 있다. 제비집이 도로변 상가에 있다보니 달리는 차에 부딪치는 사고가 종종 발생한다.

정 사장은 “한참 전에 정육점집에 집을 지었던 제비 한쌍 가운데 한마리가 차에 치어 죽더니, 그 이듬해 한마리만 오더라. 그걸 보면 해마다 같은 제비가 제 집을 찾아 오는 것이 틀림이 없다”고 말한 뒤 “또 언젠가는 우리집(신양마트) 처마에 지은 제비집에서 태어난 새끼제비가 나는 연습을 하다가 한마리가 차에 치었는데 어미제비가 나머지 새끼들을 가게 안으로 데리고 들어와서 한참을 안 나가고 있었다”며 속상했던 기억을 떠올렸다.

그 때 아주머니 한 분이 “이 집이 제비도 제일 많이 오고 그래서 그런지 장사도 젤 잘되여”하며 얘기에 끼어 든다.

제비가 많이 드나들면 귀찮기도 하련만 정 사장은 “똥싸고 하면 지저분하긴 한데 한철이니까 우린 그냥 놔두고 신경 안쓴지 오래 됐어”라며 물건을 사러온 손님맞이에 분주하다.

주변 주민들에 따르면 이 집(신양마트) 사장님 애창곡도 ‘제비’란다.

신양시장안 <예산식당> 맞은 편 가정집 처마에도 정말 오랫만에 제비가 찾아왔다.

집주인 한상일씨는 “오랫동안 집을 비워 뒀다가 내려와서 살려고 들마루를 고치는데 처마 밑에 있던 옛날(10여년 전에 지은) 제비집에 제비가 찾아와 둥지를 보수하기 시작했다”며 신기해 했다.

옆에서 이를 지켜보던 한 이웃주민도 “모든 일이 다 잘되려고 그러거여”하며 함께 즐거워 했다.

한편 신양면소재지에 이 반가운 손님들이 찾아왔다는 소식을 <무한정보>에 처음 알려온 유병 면장은 “신양에 제비들이 많이 찾아 온다는 건 이 곳이 청정지역이란 얘기나 다름없다. 신양면은 일산 이수정 아래로 두개의 천이 합류해 깨끗한 물이 흐르고 적당한 비율로 산과 들이 펼쳐진 아름다운 고장이다”라고 자랑스러워 했다.

유 면장은 또 “올해는 면소재지 상가에서 태어난 새끼제비들이 차에 부딪쳐 죽는 사고없이 무사히 강남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신양삼거리를 지나는 운전자들은 꼭 감속운전을 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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