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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신문뉴스

태안 4900여 장애인 희망전도사

태안군장애인복지관 컴퓨터강사 강영미씨

2013.05.24(금) 10:27:30 | 서산신문 (이메일주소:jjangst18@naver.com
               	jjangst18@naver.com)

강영미 강사

▲ 강영미 강사


굴곡 많은 40대.
그러나 그녀의 인생은 그보다 더 깊은 난관과 시련으로 가득했다고.

장애를 이기고 이제는 제2의 인생으로 힘껏 전진하고 있는 강영미(45ㆍ태안읍 동문리ㆍ지체4급ㆍ사진)씨.

누가 그녀를 한 떨기 여린 꽃이라 했는가. 누가 장애를 세상과 단절시키는 통로라 했는가.

누구보다 자신을 믿었기에 지금 이 자리까지 올 수 있었다는 그녀의 일상은 어느 여름 소나기를 만나 비를 피하는 것처럼 아무런 거리낌이 없었다.

우리 일상이 그렇듯, 비가 오면 오는 대로 바람이 불면 부는 대로 그렇게 자연과 동화돼가는 하루하루가 인생이고, 그게 바로 삶이다.

3살 때부터 소아마비로 다리가 불편했다는 영미씨.
대전이 고향이었지만 할머니 댁인 이곳 태안에서 초등학교에 입학한 영미씨는 친구들의 괄시와 홀대를 견디지 못하고 초등학교 5학년 되던 해 다시 대전으로 떠났다.

당시에는 시골이 장애를 가진 사람들에게는 더없이 힘든 곳이었다며 끔찍했던 유년시절을 떠올린다.

“어릴 때는 친구들이 놀리는 게 너무 싫었어요. 그래서 울기도 많이 했고요.”

아버지가 일찍 돌아가시면서 영미씨의 장애와 세상의 편견은 그녀를 더없이 힘들게 했지만 인고라는 숭고한 진리를 그녀는 나이를 먹어가며 자연스레 습득하게 됐다고 털어놨다.

그런 영미씨의 일터는 태안군장애인복지관이다.
이곳에서 그녀는 컴퓨터와 노래를 가르치고 있는데 이제는 평범한 강사를 넘어 후배양성에까지 손을 뻗고 있는 어엿한 실력파 강사다.

영미씨가 장애인들을 가르치기 시작한건 장애인복지관이 생기기도 한참 전인 2003년.

당시에는 방문강사로 이 일을 시작하게 됐다.

8개 읍ㆍ면 1ㆍ2급 중증장애인들을 대상으로 그녀는 하루도 빠짐없이 정성으로 컴퓨터를 가르쳤다고.

그랬던 제자들이 이제는 원북면과 이원면, 태안읍을 제외한 5개 읍ㆍ면에 행정도우미로 배치돼 더 큰 보람을 느낀다는데.

“일반강사들에게는 없는 게 저에게는 있다고 생각해요. 바로 꿈과 발이죠. 제가 몸이 불편하기 때문에 알 수 있는 것들을 그들과 소통하며 수업한다는 게 오히려 저에게는 득이 됐으니까요.”

현실 앞에 당당할 수 있는 자는 매사 긍정적으로 사물을 바라보는 자라는 진리를 그녀는 어느 순간부터 온 몸으로 받아들이고 있었다.

“언젠가부터 닥치는 대로 자격증을 땄던 것 같아요.”

몸에 대한 갈증을 그녀는 자격증으로 풀었다는데, 그도 그럴 것이 장애인도 자격증 하나면 인정받는 시대가 올 것이라는 그녀의 굳은 신념 때문이었다.

그래서 시작한 것이 바로 자격증 공부다.

컴퓨터 워드, 액셀, 파워포인트, 인터넷 등을 두루 섭렵했을 뿐만 아니라 영양사, 미용사, 사회복지사, 요양보호사 등에 이르기까지 그녀의 도전은 하나같이 현실과 맞닿아 있었다.

그러길 10년.
이제는 그녀의 노력이 빛을 발하고 있다.

몇 해 전 장애인복지관 설립과 함께 이곳에서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장애학생들의 컴퓨터 강의를 전담하고 있고, 또 작년부터는 매주 2번, 4시간에 걸쳐 장애인들에게 노래를 가르치고 있다.

“대부분이 재활치료를 위해 이곳(복지관)을 찾으시는데, 어느 날인가는 화장실을 가려다 재활치료를 하고 계신 한 여성분을 만나 컴퓨터 배우길 권유한 적이 있어요. 이분이 점차 컴퓨터에 흥미를 느끼시더니 2009년부터 방문강사를 시작해 2011년에는 서산시장애인복지관에서 저처럼 컴퓨터강사를 하고 계세요.이정희(52) 강사 얘기에요. 지금은 저와 함께 워크숍도 다니며 서로 정보를 공유하죠.”

무척이나 흥미로운 그녀의 얘기는 기적을 기적이라 생각하기보다는 현실 속 노력과 믿음이 빚어낸 보물이라 생각하게 만들었다.

“컴퓨터는 장애인들이 꼭 배워야 할 것 중 하나라고 생각해요. 장애를 얻게 되면 친구도 가족도 모두 떠나죠. 하지만 컴퓨터 세상에서는 누구나 평등하고 존중받을 수 있죠. 또 손쉽게 물건을 구매할 수 도 있고, 우울증도 벗어날 수 있다고 생각해요.”

그녀의 컴퓨터 예찬은 그저 단순한 기계가 아닌 장애인과 함께 공존하며 살 수 있는 또 하나의 친구였다.

선천적 장애를 안고 살아갈 수 없는 안타까운 그녀의 삶이 그랬듯 지금도 낮은 천장 어두운 방 한 구석에서 고통 받고 있는 장애인들이 세상과 소통하길 그녀는 고대하고 있었다.

2009년 정보화제전 대상, 2010년 충청남도장애인기능경기대회 대상, 2010년 도민정보화경진대회 대상, 제29회 전국장애인전국대회 컴퓨터활용능력부문 금메달, 2011년 충남장애인정보화사례발표회 동상, 2012년 제6회 I-top경진대회 여성가족부장관상, 2013년 제3회 ITQ시험 9명 합격.

모두 그녀의 제자들이 한손으로 이룬 성과다.

“제가 그랬듯 제 제자들도 장애를 이기고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당당히 비장애인들과 견줄 수 있는 날이 왔으면 좋겠어요.”

그녀, 이제 태안군 4900여(등록장애인 기준) 장애인들의 발이자 진정한 꿈이 되고 있다.

오는 29일 장애인정보화제전 준비로 언제나처럼 바쁜 일상을 보내고 있는 그녀는 지체장애인협회태안군지회 장애인편의시설에 근무하고 있는 남편 김영구(56ㆍ지체3급)씨 슬하 1남을 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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