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통합검색 바로가기
메인메뉴 바로가기
화면컨트롤메뉴
인쇄하기

사는이야기

짝꿍보다 가까운 ‘봄패’를 아시나요?

정겨운 충청도 사투리 이야기

2012.09.09(일) 11:31:07 | 홍경석 (이메일주소:casj007@naver.com
               	casj007@naver.com)

이 글은 충청남도 도민리포터의 글입니다. 충청남도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토요일은 어제는 초등학교 동창의 딸이 결혼을 했습니다. 그러나 어제도 근무라서 출근이 불가피했던 저는 예식이 열리는 천안에 갈수 없었지요. 때문에 식장에 간다는 다른 동창에게 축의금 대납을 부탁했던 것입니다.

 

다만 평소의 축의금에 비해 그 친구에겐 갑절인 금액을 내기로 했지요. 그건 그만큼 그 친구가 더욱 각별한 때문이었습니다. 사전에도 안 나오는 단어가 ‘봄패’라는 겁니다. 이는 짝을 이루는 동료와 뜻이 맞거나 매우 친한 사람을 이르는 말인 ‘짝꿍’보다 가까운 의미죠.

 

이 봄패는 그야말로 순수 오리지널 충청도 사투리인데 요즘 아이들은 아마 이 단어의 뜻을 모를 겁니다. 여하튼 그 시절에 우린 봄패가 되어 놀이를 했고, 또한 툭하면 참새가 방앗간에 들르듯 그 친구의 집에도 가 밥을 같이 먹곤 했지요. 각자 자신이 태어난 고향엔 특유의 사투리가 존재합니다.

 

이런 관점에서 제 고향 충청도의 사투리를 저는 지금도 무시로 사용하고 있지요. 또한 이런 사투리를 자주 사용하는 동향의 지기와 사람을 만나면 금세 그렇게 마음까지 푸근해집니다. 그럼 충청도 사투리의 정겨움과 경제성(?)을 잠시 한 번 살펴볼까요?

 

먼저 충청도 사투리의 끝말은 문장의 맨 마지막 단어의 끝말이 'ㅐ'나 'ㅔ'로 끝나면 'ㅑ' 로 바꾸어 말한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따라서 ‘그랬대’는 그랬댜~로, ‘피곤해’는 피곤햐~ 등으로 말하죠. 또한 '야'로 끝나는 말은 대게 '여'로 바뀝니다.

 

하여 ‘아니야’는 아녀~로, ‘뭐야?’는 역시도 뭐여~?로 발음되지요. 여기서 보듯 충청도 사투리의 특징은 온화하고 말꼬리를 길게 빼면서 느릿느릿합니다. 또한 편안하고 따뜻한 온기까지를 전해주지요.

 

충청도 사투리엔 방언의 종류도 많은데 ‘토끼’는 '퇴끼'로, ‘호랑이’는 ‘호랭이’이고 ‘개구리’는 통상 '개구락지'라고 합니다. 물론 여전히 세인들에게서 회자되는 어떤 비웃음의 빙자가 없는 건 아닙니다.

 

예컨대 ‘충청도 사람인 한 아버지와 아들이 같이 밭일을 하러나갔는데 산위에서 큰 바윗덩어리가 아버지를 향해 전속력으로 굴러 떨어지고 있었다. 그것을 본 아들이 "아~버~지~돌~굴~러~유~~!" ~ (쾅!!) 라고 차마 다 말하기도 전에 그만 돌은 아버지를 덮치고 말았다’는 것 말입니다.

 

한데 그건 웃자고 누군가가 지어낸 허풍이라고 믿는 터입니다. 아무튼 충청도 사람들은 예부터 서두르지 않고 단정하였습니다. 이는 말씨에서부터 드러나는데 충청도 특유의 느린 말 속에는 여유와 은인자중의 무게가 숨어 있어서일 것입니다.

 

즉 함부로 대할 수 없는 품위와 절조까지가 보인다는 것이죠. 뿐만 아니라 온화하고 말꼬리를 길게 빼는 여운 속엔 착함과 평화까지 오롯이 깃들어 있다고 봅니다. 동창의 딸 결혼을 축하하며 어제의 주인공이 충청도 사람답게 부모에 효도하고 나라에도 충성을 다하는 그런 알토란이 되길 바랍니다.

 

홍경석님의 다른 기사 보기

[홍경석님의 SNS]
  • 페이스북 : https://www.facebook.com/kyungseok.hong
댓글 작성 폼

댓글작성

충남넷 카카오톡 네이버

* 충청남도 홈페이지 또는 SNS사이트에 로그인 후 작성이 가능합니다.

불건전 댓글에 대해서 사전통보없이 관리자에 의해 삭제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