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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이야기

공주 밤막걸리는 세계적 명주

2012.01.11(수) | 김진환 (이메일주소:wlsghks7001@hanmail.net
               	wlsghks7001@hanmail.net)

이 글은 충청남도 도민리포터의 글입니다. 충청남도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평소 통하는 사람들과 한 자리에 모였다. 날씨는 추운데 기다리는 사람은 새벽 한시가 다 되어야 왔다. 오면서 막걸리를 사온다기에 "오랜만에 보면서 무슨 먹걸리냐, 양주 한 병 들고 오시지" 하고 못 내 아쉬워하였다. 기다리던 동네 오회장님이 오셨다.

후덕한 얼굴에 구수한 느림말, 나이는 나보다 몇 살 아랜데도 세상주름은 훨씬 더하였다. 곰발바닥 같이 생긴 두 사람의 손을 통한 악수는 미소로 한 방 가득차고 오회장님은 손에 든 플라스틱병을 내려놓으면서 왈 "가지고 왔습니다. 가지고 왔어요, 오랫동안 기다리고 기다리던 공주 밤막걸리입니다."하고 멀리서 온 나에게 먼저 권한다.

나는 단지 우유처럼 생긴 노르스름한 막걸리향을 맡으며 그래도 같은 막걸리이지만 손님용이라며 가지고 오신 정성에 두 손으로 공부 밤막걸리를 받아 들었다. 내가 대뜸 "색깔이 노르스름하네요" 하니 밤이 들어서 그렇다고 한다.

천부적 술꾼이지만 나는 소주를 별로 잘 마시지 않는다. 알다시피 막걸리는 세계적으로 장수하는 사람들이 많이 섭취한다. 나는 청년시절 동네 어르신들이 일을 하시다 가끔씩 들이켜시는 막걸리가 피로를 풀어주고 활력을 준다고 하여 마시기 시작하였고, 우리같은 태음인 체질에는 좋은 것이라 들었으며, 막걸리를 한잔 마시고 나면 왠지 소화가 잘되어 다음날 화장실도 자유로왔던 기억에 계속 마시고 있다. 또한 낮은 알코올도수에 저렴한 점과 영양소도 필수아미노산 등이 다량 함유되어 있다는 사실을 알고 이젠 막걸리 마니아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이다. 나에게는 건강 보조식품이 바로 막걸리이다. 그런 나에게 빛좋은 공주 막걸리가 턱 하니 나를 바라보고 있었으니 어이 이를 마다하리.

막걸리를 처음부터 배워 입가에 묻혀가며 한 숨에 들어 단숨에 비워야 술은 제 맛이 도는 것이라 그리 마시는 버릇에는 단연 막걸리가 최고이다. 호쾌한 사나이들의 술, 막걸리를 받아들고 한숨에 목젖을 적시는 순간...

오잉...막걸리가 이런 것이 있었나. 달짝 지근하면서 시원함과 아울러 목에 걸리는 것 없이 걸쭉한 이 맛,이건 분명 여름 한 낮에 두레박에 갈증을 달래던 동네 우물맛이구나.

나는 오회장님께 잔을 권하며 단숨에 석잔을 비웠다. 공주의 지명은 항상 왕자를 연상케 한다. 그런 공주에 왕자다운 풍모를 갖춘 술이 있다면 그것은 분명 공부 밤막걸리이다. 색깔도 세련되었고 맛도 다른 동네와 전혀 떨어지지 않는다. 농구공,축구공도 패션시대인 지금, 막걸리에 밤의 효능까지 레벨업 된 공주 밤막걸리는 서해안시대를 선도할 전통주로 자리잡을 것이 분명하다.

남도 진도에 붉은 선홍색의 진도홍주가 있다면 충청도에는 충청인의 인심을 닮은 공주 밤막걸리가 있다.

이 참에 서로 자매를 맺었으면 어떨까. 괜히 마음이 흐뭇해진다.

  공주밤막걸리는세계적명주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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