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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같은 엘렉톤 연주, 당진을 사로잡다”
[세상사는 이야기]‘1인 오케스트라’로 불리는 엘렉톤을 연주하는 김다정(22) 엘렉토니스트

1년의 시간 버리고 다시 1년 일본유학 입시 준비<BR>‘1인 오케스트라’엘렉톤…일본서 석사 과정 밟아<BR>지난 11일 당진3동에서‘한·중 엘렉톤 연주회’가져

2024.07.01(월) 15:44:27 | (주)주간당진시대신문사 (이메일주소:pkm9407@naver.com
               	pkm9407@naver.com)

(왼쪽부터) 김다정, 장악 엘렉토니스트

▲ (왼쪽부터) 김다정, 장악 엘렉토니스트




손가락이 건반을 유려하게 누르자, 한순간에 연주회 장소는 광활한 우주가 됐고, 오케스트라의 연주회 장소가 됐다. 때로는 영화 ‘인셉션’의 한 장면이 되기도 했다. 이 모든 것은 모두 한 대의 건반 악기로 만들어졌다.지난 11일 당진3동주민자치회(회장 김재완)가 주민총회와 함께 아주 특별한 연주회가 열었다. 당진에서는 악기 이름도 생소한 ‘엘렉톤’ 연주회다. 이날 당진 출신의 김다정 엘렉토니스트와 중국 출신의 장악 엘렉토니스트가 각각 무대에 올라 엘렉톤 공연을 선보였다. 엘렉톤은 지역에서 워낙 접해보지 못한 악기였기에 어떤 음색을 뽐낼지 당진시민들은 상상할 수 없었다. 하지만 두 엘렉토니스트의 공연이 시작되자, 주민들은 어느샌가 엘렉톤의 세계로 푹 빠져들었다.

18살, 엘렉톤을 만나다

김다정 엘렉토니스트는 어릴 적부터 음악에 대한 관심이 높았다. 어릴 때는 피아노를 하고 싶었지만 음악에 대해 부모님의 반대가 컸단다. 교회에서 피아노 반주를 돕기는 했지만 정식으로 피아노 학원을 다니며 배운 것도 아니었단다. 교회 반주도 피아노 코드를 독학하며 취미 활동으로만 했었다고.

그의 삶을 송두리째 바꿔놓은 일생일대의 순간이 찾아왔다. 당진감리교회 고(故) 방두석 담임목사가 우연히 ‘엘렉톤’ 공연을 보고, 교회에 이 악기를 기증한 것이다. 당진감리교회를 다녔던 김다정 씨는 교회에서 악기를 접하고, 엘렉톤의 매력에 빠져들었다.김다정 씨는 “피아노와 비슷한데, 엘렉톤이 내는 소리가 오케스트라처럼 음향이 풍부했다”면서 “또한 엘렉톤을 연주하는 연주자 모습이 마치 지휘자처럼 너무 멋있게 보였다”고 말했다.

김다정 엘렉토니스트가 지난 11일 열린 당진3동 주민총회와 함께하는 엘렉톤 연주회에서 엘렉톤 무대를 선보이고 있다.

▲ 김다정 엘렉토니스트가 지난 11일 열린 당진3동 주민총회와 함께하는 엘렉톤 연주회에서 엘렉톤 무대를 선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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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시, 처음부터 다시 시작”

18살에 엘렉톤을 접하고, 김 엘렉토니스트는 음악 공부를 시작했다. 2년 만에 일본의 쇼와 음악대학(전자오르간 코스)에 합격했다. 제대로 된 엘렉톤 공부는 19살에 시작했으니 1년 만에 거둔 성과였다.다정 씨가 목표하던 대학에 합격하기까지 그동안 그가 겪은 우여곡절과 마음고생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그가 18살에 만난 첫 선생은 자신만 믿으라면서 엘렉톤 유학을 권유했고, 고2, 1년 동안 잘못된 레슨을 진행했다고. 일본 엘렉톤 입시와는 전혀 상관없는 곡, 시험 등을 준비했었단다. 다정 씨는 “먼저 그 분이 저에게 연락을 취했고 일본 유학을 준비하게 됐다”면서 “그런데 일본에 존재하지 않는 대학교를 준비하게 한다던지, 제가 입시 관련 자료를 조금이라도 찾아오면 못 찾게하고, 찾아온 정보는 처분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어렵게 부모님의 허락을 받아 시작한 엘렉톤 공부였기에 이대로 그만 둘 수는 없었다. 다정 씨는 10개월 동안 수소문 끝에 일본에서 엘렉톤을 전공했다는 한국인을 찾았다. 부모님에게 그동안의 상황을 설명하고, 엘렉톤 한국인 전공자(원혜린 씨)를 찾아간 게 고등학교 3학년을 시작할 무렵이었다.“아무리 해도 포기할 수 없었어요”

그러나 현실은 뼈아팠다. 다정 씨는 “원혜린 선생님은 내가 지금까지 배운 게 너무 없었고, 오히려 안 좋은 습관 등이 가득해 이것을 덜어내는 데에도 시간이 오래 걸릴테고, 입시까지도 1년밖에 남지 않았으니 그만 두라고 이야기했다”고 말했다.이 같은 말에 다정 씨는 엄청난 절망을 안고 돌아왔다.

그러나 포기할 수 없었다. 다정 씨는 가장 진학하고 싶었던 쇼와 음악대학에서 진행하는 오픈 캠퍼스에 참여하면서 엘렉톤에 대한 열망이 더욱 커졌다. 부모님과 원혜린 씨를 설득해 엘렉톤 공부를 다시 시작했다.얼마 남지 않은 시간으로 인해 다정 씨는 필사적으로 공부했다. 고등학교 수업을 마치고 버스 막차를 타고 동탄으로 올라가 레슨을 받았다. 방학 때는 원혜린 씨의 집에서 살다시피 하면서 레슨을 받고 일본어를 공부하며 일본 유학을 준비했다.

장악 엘렉토니스트가 엘렉톤 공연을 선보이고 있다.

▲ 장악 엘렉토니스트가 엘렉톤 공연을 선보이고 있다.


2020년 쇼와 음악대학 입학

그렇게 김 엘렉토니스트는 지난 2020년 목표했던 쇼와 음악대학에 입학했다. 현재는 대학을 졸업하고, 4년 과정의 대학원 공부를 시작해, 1학년에 재학 중이다. 

최근 다정 씨는 한국에 입국해 고향에서 멋진 엘렉톤 연주회를 선보였다. 이날 김다정 씨는 △엘가의 위풍당당 행진곡 △차이코프스키의 백조의 호수 중 정경 △타임 투 세이 굿바이(Time to say goodbye) △어메이징 그레이스를 연주했다. 당진시민들은 다정 씨의 공연 때마다 환호와 박수를 보내며 엘렉톤의 세계에 흠뻑 빠져들었다. 

다정 씨는 다시 일본으로의 출국을 준비하면서 앞으로의 포부와 바람을 전했다.

“지역 분들에게 엘렉톤 연주를 들려드릴 수 있어서 감사했어요. 당진에서는 엘렉톤을 접할 기회가 정말 드물잖아요. 많은 분들이 엘렉톤 공연을 즐겼기를 바라요. 또한 앞으로 악기 수리부터 악기 보급, 커리큘럼 등 일본의 교육 시스템을 한국에서도 실현시킬 수 있도록 하는 것도 하나의 꿈이에요. 일본처럼 엘렉톤을 취미로 즐기는 사람이나 전공자들이 많이 생겨서 엘렉톤 콩쿠르를 한국에서 개최하고 싶은 꿈도 있어요.”

>> 김다정 엘렉토니스트는
- 2001년 당진 출생 (만 22세)
- 계성초, 당진중, 호서고 졸업 (父 김재완 당진3동주민자치회장) 
- 일본 쇼와 음악대학 전자 오르간 전공 졸업, 동(同) 대학원 석사과정(전자 오르간 코스) 재학
- ‘제25회 큐슈 음악 콩쿠르’ 금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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