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남도 미디어플러스

최근에는 수국, 능소화, 라벤더 등의 여름꽃 피는 곳을 따라 여행하는 분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오늘 소개할 곳은 공주시 정안천생태공원 내에 있는 '연꽃정원(연꽃단지)'으로 아는 분들은 이미 다들 알고 있는 연꽃 명소입니다. 여름 장마가 소강상태를 보인 날, 가볍게 바람 쐬러 정안천생태공원에 들렀다가 연꽃 개화 상태도 살펴보고 왔습니다.


▲ 공주 정안천과 중산천의 합류 지점 풍경

출발은 정안천(正安川)과 중산천(中山川)이 합류하는 지점에서 시작했습니다. 정안천은 공주시 정안면의 산성리와 문천리 경계에서 발원하여 신관동에서 금강으로 유입되는 지방 2급 하천이고, 중산천은 공주시 동현동에서 발원해서 금흥동 정안천으로 합류하는 지방하천입니다.

2020년 10월부터 지방하천 정비사업을 시작한 중산천은 지난 6월 26일(수)에 사업을 완료했다고 합니다. 사업 구간은 집중호우 때마다 정안천 합류부 배수에 영향을 받아 수위가 높아지는 곳이었고, 이번 사업 완료로 수위가 높아지더라도 하천이 범람하지 않게 조처되었다고 해요. 2023년 7월에 정안천 범람을 기억하는 분들은 내 일처럼 기뻐해 주실 듯합니다.


▲ 비 온 다음날의 정안천 1


▲ 비 온 다음날의 정안천 2

비가 많이 내린 다음 날 정안천을 찾았더니, 탁한 강물이 엄청 불어나 있었습니다. 중산천 지방하천 정비사업이 완료되었다는 소식도 있었으니, 작년과 같이 폭우에 큰 피해를 보는 일은 더 이상 없길 바랍니다.


▲ 정안천생태공원의 연꽃단지 1


▲ 정안천생태공원의 연꽃단지 2


▲ 정안천생태공원의 연꽃단지 3

정안천과 중산천 합류 지점에서 가장 가까운 곳에 자리한 정안천생태공원 연꽃정원에 도착했습니다. 키 작은 메타세쿼이아가 자라는 곳으로 기억하면 좋습니다. 키가 작다고는 하나 메타세쿼이아길은 그늘이 있어 한결 시원합니다. 맞은편의 포플러 나뭇잎이 바람에 휘날리며 사그락사그락 서로 부딪히는 소리도 너무 듣기 좋습니다.


▲ 정안천생태공원의 연꽃단지 4


▲ 정안천생태공원 연꽃단지의 연꽃들

연꽃은 보통 7월~8월에 꽃이 피는데, 7월 첫째 주인 현재 이곳은 연꽃이 꽃줄기조차 올라오지 않은 연(蓮)이 많았습니다. 정안천생태공원으로 출발하기 전에 기대가 꽤 컸기에 실망을 살짝 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해가 잘 드는 곳에 만개가 연꽃이 많은 듯 보였다가도 잘 살피면 그늘진 곳에서도 발견되기도 했습니다. 활짝 핀 연꽃이 안 보이다가도 이미 연꽃이 떨어지고 연밥이 보이기도 했습니다. 도무지 종잡을 수가 없었습니다.


▲ 정안천생태공원의 연꽃단지 5

조금 더 가까이에서 보고 싶은 마음에 연꽃 사잇길로 발을 내디디려 할 때입니다. '쑤욱' 신발이 깊게 들어갑니다. 깜짝 놀라서 재빠르게 발을 빼내고 뒤로 물러섰습니다. 뱀과 벌레만 조심했지 전날 비가 왔다는 사실을 깜빡하고 말았습니다. 7월 비온 뒤에 정안천생태공원 연꽃정원을 찾는 분들은 절대 욕심내서 연꽃단지 안쪽으로는 들어가지 마셔야겠어요.


▲ 정안천생태공원 연꽃단지의 홍련


▲ 정안천생태공원 연꽃단지의 백련

진흙에 발이 빠질 뻔한 일이 있고 나서는 소심해져서발밑을 조심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멀리서 간혹가다 눈에 띄는 붉은 연꽃과 흰 연꽃을 보는 것으로 만족해야 했습니다. 다행히 아직 여린 연잎도 관전 포인트이니 놓치지 마세요.


▲ 정안천 취입보에서 노는 오리들

연꽃에 꽂혔던 시선을 정안천 쪽으로 돌려 봤습니다. 정안천과 중산천 합류 지점에서부터 한 마리도 보이지 않던 백로, 왜가리, 오리가 보였습니다. 그중 예민한 백로와 왜가리는 인기척을 느꼈는지 달아나 버리고 오리 두 마리만 남았습니다. 정안천 나들이에 나선 남성 두 분도 그 모습을 봤는지 "여기가 먹이 많은 데인가 보다!" 하더니 열심히 동영상 촬영에 돌입하더라고요.


▲ 정안천생태공원의 연꽃단지 6


▲ 정안천생태공원의 연꽃단지 7

연꽃정원을 둘러보고, 정안천 오리도 보면서 걸음을 옮기다 보니 어느새 정안천 메타세쿼이아 숲길이 보였습니다. 정안천생태공원 안에서 가장 풍광이 좋은 곳으로 알려져 있고, 연꽃 피는 시기에 방문자가 가장 많이 몰리는 장소라서 연꽃이 예쁘게 피어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조금 커졌습니다.


▲ 정안천생태공원 연꽃단지의 홍련


▲ 정안천생태공원 연꽃단지의 백련

역시나! 연꽃단지 전체로 봐도 개화 상태가 가장 좋았고, 예쁜 형태를 갖춘 연꽃도 가장 많이 보였습니다. 7월 둘째 주 중반경에는 사람들 시선을 빼앗는 연꽃이 연꽃단지를 덮을 것으로 보였습니다.

무엇보다 까만 벌레들이 끼어서 청초한 연꽃 본연의 모습을 볼 수 없게 되는 때가 있는데, 아직은 벌레가 다닥다닥 붙은 연꽃이 없어 기분 좋게 연꽃을 구경할 수 있었습니다. 깊은 호흡을 들이마실 때마다 맡게 되는 은은한 연꽃 향은 덤이었습니다.


▲ 정안천생태공원의 연꽃단지 8


▲ 공주정안천생태공원에서 만난 잠자리

흔히 연꽃을 '군자의 꽃'에 비유합니다. 화려하지 않으나 시선이 집중되고, 진한 향기를 뿜어내지는 않으나 그 향기는 오래 기억됩니다. 그뿐만 아니라 뿌리, 잎, 꽃까지 쓰임이 닿지 않는 것이 없습니다.

일 년의 절반을 보내고 남은 일 년의 절반을 새롭게 시작하는 7월입니다. 도드라지지 않더라도 맡은 일을 묵묵히 해내며 남은 2024년을 행복하고 보람되게 보내시길 바랍니다.


정안천생태공원
충남 공주시 의당면 청룡리 9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