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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꽃망울 터지듯 우리네 살림도 꽃처럼 환해졌으면

부여에서 만난 봄

충남 부여군 부여읍 구아리 439

2024.03.20(수) 23:02:12 | 황토 (이메일주소:enikesa@hanmail.net
               	enikesa@hanmail.net)

이 글은 충청남도 도민리포터의 글입니다. 충청남도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매화소식을 시작으로 봄인가 했더니 산수유가 노릇노릇 어느덧 활짝 폈다. 국립부여박물관 현관 쪽에서 만난 매화와 산수유꽃 가운데로 하얗게 촛불을 밝힌 꽃이 눈에 들어왔다. 목련이다. 이제 막 꽃몽오리가 터지기 직전의 탱글탱글한 흰빛이 곧 사방으로 퍼질 것 같다. 눈이 부시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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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 심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수령이 꽤 오래됨 직한 나무들이다. 일반 가정의 담벼락이나 공원 혹은 식물원에서 만나는 것과 달리 오래된 나무의 꽃들은 박물관 분위기와 왠지 참 어울린다. 특히나 목련은 백악기 때부터 현대에까지 살아남은 가장 오래된 꽃 중 하나로 알려져 있다. 벌과 나비가 세상에 나오기 전의 꽃, 그러니 목련은 나무의 조상이며 최초의 꽃으로 아직도 살아남아서 지금 우리들이 볼 수 있다니 신비함이 느껴지기도 한다.  

국립부여박물관의 매화
▲ 국립부여박물관의 매화

목련
▲ 목련

기도하는 손으로 두 손을 모은 듯한 목련이 하늘을 향한 모습은 자못 경이롭게 보인다. 검고 굵은 가지에서 살포시 핀 매화는 꽃도 동그랗고 꽃받침도 동글동글 귀엽다. 맑고 푸른 하늘 아래 이파리 없이 나무와 꽃만 보이는 봄나무들의 향연이 향기롭게 펼쳐지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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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들레잎사귀 겉절이
▲ 민들레잎사귀 겉절이

오늘은 부여장날로 부여한마당에서 장이 섰다. 금강산도 식후경, 일단 밥을 먹고 장을 둘러보기로 했다. 들어간 식당에서는 찰밥과 쑥국이 나왔다. 돼지주물럭이 나오는가 싶더니 먹음직스러운 겉절이가 나온다. 처음엔 상추겉절인가 싶었는데 상추는 아닌 듯 했다. 먹어보니 쌉싸래한 맛이 더 강하고 그 맛에 입맛이 더 살아난다. 주인아주머니는 궁금해 하는 손님에게 민들레잎사귀 겉절이라고 한다. 봄철에 나오는 여린 순들은 거의 먹을 수 있고 그게 또 보약이란다. 봄의 싱그러움이 반찬으로 모두 스며든 밥상은 내 몸의 보약인 듯 기운이 불끈 올라오는 건 아닐까. 쑥국과 민들레 겉절이는 더 얻어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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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꽃들이 나온 장날은 울긋불긋 더 화사하다. 화분을 고르는 아주머니는 이게 마음에 드는 가 싶으면 저게 눈에 밟히고, 저건가 싶으면 또 이것인 것 같다고 선택을 고민한다. 옆에서 꽃주인이 명쾌한 답을 내놓는다. 둘 다 가져가면 된다고.
과일 값이 비싼 요즘, 마트에 가면 내 주먹 만한 크기의 사과 8개들이 한 봉지가 2만원을 육박한다. 제수용으로 나온 큼지막한 사과는 3개를 포장해서 1만7천원이다. 사과 1개에 5천원이 넘는 셈이다. 사과뿐 아니라 배, 청포도, 토마토 등 한 번 들었다 놓게 된다. 예전처럼 장바구니에 주저 없이 담을 수 없는 비싼 과일과 채소들. 장에는 꿀사과 6개가 5천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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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수유 노랗게 봄을 알리고 매화향기가 사방에 흩어진다. 바람도 잔잔한 봄날. 주말을 앞두고 재래오일장을 걷는 걸음이 더 없이 가볍다. 며칠 후 어느 순간, 목련은 불꽃놀이 하듯 꽃망울을 터트릴 것이다. 우리네 살림도 그렇게 환해졌으면 좋겠다.


부여중앙시장
충남 부여군 부여읍 중앙로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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