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주는 지금 홍성의 옛 이름이다. 옛 이름이라고 해도 오래되지 않았다. 고려 시대부터 홍주로 불리다 일본이 행정구역을 개편하며 홍성으로 이름을 바꿨다.
  

 
홍성 시내에 김좌진 장군 동상이 서있다. 김좌진 장군도 홍성 아니 홍주 사람이었다. 만해 한용운 선생도 이곳 출신이다. 그래서 홍성에는 김좌진 장군 생가와 한용운 선생 생가가 있다. 두 곳 모두 내가 있는 홍주읍성에서 차를 타고 30분 정도 서쪽으로 가야 한다.  
 
그래서 이번 여행엔 홍주읍성과 그 주변을 돌아보는 여행을 한 후 다음에 홍성을 다시 찾게 되면 김좌진 장군, 한용운 선생 생가와 남당항 죽도 서쪽을 보는 여행을 생각하고 있다.
  

 
주차를 하고 홍주읍성 내 역사관을 먼저 방문했다. 민속박물관이나 지역 역사관을 보면 대부분 민속적인 농기구나 생활 도구 등 그런 것들을 주로 전시한다. 홍성역사관은 기대 이상으로 잘 준비된 역사관이었다. 스토리가 나눠져 이야기에 집중하기 좋았다.
  


역사관을 통해 홍성 역사를 조금 알게 되었다. 홍성이란 이름은 일본이 도시와 지방 지역을 구획하며 새로 불리게 된 이름이다. 홍성은 고려 시대부터 쭉 홍주란 이름으로 불렸다.



홍주는 충주, 청주, 공주 충청도의 4대 목중 한 곳이다. 그리고 홍주와 함께 태안, 서산, 당진, 아산까지 서해안 일대를 내포라고 불렀는데 이는 바닷물이 육지까지 깊숙이 들어와 이 수로를 따라 포구가 발달된 지역을 말한다. 지금 홍성의 내포 신도시가 이 내포를 딴 이름이지 않을까?



내포 홍성은 태안이나 서산보다 육지 쪽으로 깊다. 지리적 특징으로 외국에서 들어오는 배들이 접근하기 좋았다. 외국에서 들어온 천주교가 내포 쪽 충청도 지방에 많이 퍼지게 된다. 홍주는 천주교도가 전국에서 가장 많았다. 그뿐만 아니라 왜와 맞선 동학군까지 홍성 읍성에는 많은 이야기가 있고 많은 죽음이 있었다.



동학 농민군은 내포지역을 점령하고 일본군이 점령하고 있던 홍주성을 포위했다. 동학군은 죽창과 농기구 같은 무기를 들고 싸웠지만 일본군 막강한 화력을 가지고 있었다. 결국 홍주성에서 거의 전멸하였고 생포된 일부 동학군은 홍주성 북문에서 처형당했다.



역사관 밖으로 나가면 주변을 둘러싼 홍주읍성을 볼 수 있다. 지금은 평화로운 공간이지만 일본군 총에 수많은 동학군이 쓰러진 곳이다. 역사관과 홍성군청이 있는 곳은 남문(홍화문)쪽이고, 생포된 동학군과 수많은 천주교인이 끌려가 처형 당한 곳은 북문이다. 북문과 성벽은 현재 복원 중이다.



 역사관을 나와 바로 보이는 문이 남문(홍화문)이다. 슬픈 역사를 가진 홍주읍성이지만 지금은 평화롭다. 읍성 안은 시민들이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공원처럼 되어있다. 이곳 어르신들이 파크골프를 즐기고 계셨다.



홍주읍성 남문(홍화문) 옆에 비석이 서 있다. 무슨 비석인지 가서 보니 내용이 재미있다. 이 비석은 병오항일의병기념비이다.



1906년 일본군이 점령하던 홍주성을 의병이 탈환하였다. 그때 죽은 일본군을 기리기 위해 김윤식과 이완용이 시와 글을 써 애도지비를 세웠다. 해방이 되자 그 애도비를 철거해 땅에 묻고 그 자리에 항일의병기념비를 세웠는데 지금 이 병오항일의병기념비이다.







홍주 읍성 내 우물이 3개 있었는데 그중 하나다. 외형은 최근 역사 공원을 조성하며 복원하였다. 외형은 새로 만들었지만 이 자리는 계속 우물이었다.



우물 옆으로 감옥터가 있다. 이 감옥터 역시 역사공원 조성하며 새로 복원한 감옥터이다. 이 감옥은 천주교 홍주성지인 감옥터이다. 홍주성지는 한곳을 특정한 성지가 아니고 홍주 여러 곳에서 일어난 천주교인 박해 현장들이 성지다.





안으로 가면 곤장을 체험해 볼 수 있도록 준비해 놨다. 평소 남편이나 남자친구가 말을 잘 안 듣는다면 홍주읍성 감옥소를 데리고 가자. 반대로 아내나 여자친구가 홍주읍성을 구경 가자고 하면 긴장할 필요가 있다.



나는 천주교인이 아니다. 종교가 없는 무교인이다. 불교 절을 구경 다니길 좋아하고 천주교 성지를 자주 다닌다.
조선에서 가장 많은 천주교인이 홍주에 있었다. 박해로 인해 많은 천주교인이 홍주에서 죽았다. 홍주성지를 검색해 찾아가면 상가건물이 나와 이게 성지가 맞나 싶다. 홍주성지는 홍주성에 일어난 박해 현장들이다. 역사공원에서 본 감옥터도 성지이다.



동헌, 감옥터, 진영, 저잣거리까지는 서로 가까워 걸을만하다. 북문 참수터는 조금 걸어가야 하고 생매장터는 거리가 꽤 멀다. 나는 참수터까지 걸어서 구경하고 생매장터는 차를 끌고 갔다.



오래된 동네 느낌이 많이 나는 홍성군청 주변을 걸어 다니면 홍주성지 터가 나온다. 진영터에는 지금 KT건물이 서있다. 이곳은 홍주 진영의 동헌이 있던 곳으로 동헌은 지방관청이다. 천주교인들은 이곳으로 끌려와 장살, 백지사를 당했다. 장살은 죽을 때까지 때리는 형벌이고, 백지사는 창호지로 얼굴을 덮어 질식시켜 죽이는 형벌이다.



옛자잣거리터를 지나 참수터까지 걸어갔다. 북문 밖 참수터에선 수많은 천주교인이 순교한 곳이기도 하지만 일본군에게 생포된 동학군들이 처형당한 곳이기도 하다. 홍성에서 가장 잔혹한 역사를 가진 장소이다.



많은 천주교인을 처형하기 힘들었다. 그래서 산 채로 땅에 묻어 죽이기까지 했다. 쉽게 땅을 파묻기 위해 모래로 된 장소를 찾았다. 생매장터인 이곳은 모래로 되어있는 땅이다. 지금도 옆에 흐르는 개천의 땅을 보면 모래로 되어있다.


홍주읍성
충남 홍성군 홍성읍 아문길 2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