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들은 혹시 수장고라고 들어 보셨나요?

수장고란, 국어사전에 귀중한 것을 고이 간직하는 창고라고 정의되어 있는데요. 개인에게 있어 귀중한 것을 보관하는 창고는 금고면 충분할 것 같고, 개인이 아닌 단체나 국가가 귀중한 것을 보관하려면 어떤 창고가 필요할까요?

네, 맞습니다. 그게 바로 수장고에요. 고대 유물이나, 미술품, 조각품 같은 귀중한 것을 보관하는 창고가 바로 수장고입니다. 



일반인들에게 전시하는 작품은 박물관이나 미술관에 있지만, 전시하지 않는 기간동안 잠시 보관하거나, 전시용까지는 아니지만 역사적 가치가 높아 보존해야 하는 유물들은 따로 수장고라고 불리는 보물 창고에 보관을 하는 것입니다.

오늘은 우리 충청 지역에 있는 그 보물창고인 충청권역 수장고를 소개해 드리려고 합니다.



수장고를 개인이 운영하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습니다. 왜냐하면 대부분의 수장고에 보관하는 물건은 파손되기 쉬운 유물이나, 탈색되기 쉬운 오래된 고미술품 등이기 때문이죠. 온도나 습도, 내진 설계, 화재 예방, 그리고 보안 시스템까지 신경 써야 할 것이 한두 가지가 아니에요.



초기의 수장고는 각 국공립 박물관이 자체적으로 가지고 있는 것들이었습니다. 그러다 대부분의 수장고가 포화상태가 되었고, 이에 전국 권역별 수장고를 건립하게 되었습니다. 영남권은 국립경주박물관, 호남권은 국립나주 박물관, 그리고 우리 충청권은 국립공주박물관에 권역별 수장고가 들어서게 되었어요. 



오늘 소개해 드릴 우리 충남 지역의 수장고는 국립공주 박물관 내에 위치한 것으로 국립공주, 부여, 청주 박물관이 함게 사용하며, 2층형 이동식 수장대가 있어, 도자기, 토기, 각종 석기 등을 최대 150만 점까지 보관할 수 있는 곳입니다.



건물 외형을 보면 아시겠지만, 수장고의 높이가 상당히 큽니다.



그 이유는 바로 서두에도 말씀드렸다시피, 차량용 엘리베이터가 들어가야 하기 때문이에요.



무진동 차량으로 해당 층까지 안전하게 이동한 뒤, 숙련된 아트 핸들러들이 유물들을 보관 장소로 이동시켜야 하기 때문입니다.



우리 고장 보물창고 충청권역 수장고의 내부는 이런 모습으로 생겼습니다.

관람 방법은, 
엘리베이터를 타고 꼭대기 층인 M2까지 이동한 후, 위에서부터 계단을 따라 내려오면서 관람하는 것과,계단을 걸어 올라가면서 관람하다, 꼭대기 층에서 엘리베이터를 타고 다시 내려오는 것 두 가지가 있습니다.



그리고 각 층마다 이렇게 어떤 안경 쓴 아저씨가 그곳이 어디인지 자세히 안내를 해 줍니다.



가장 꼭대기 층인 M2 전시공간은 <누림>이라 부르는데요. 수장고 안쪽 소장품 격납 모습과 수장 시스템을 관람객들이 직접 관찰할 수 있습니다. 이곳은 충청권역 수장고 중 제8 수장고라고 부르는데요. 이곳 제8수장고에는 한강 이남 경기지역에서 출토된 문화재를 보관하고 있습니다.



아래로 내려가면 2층(2F)이 나옵니다. 위에서부터 M2 → 2F → M1 → 1F → B1의 순서로 층이 나눠져 있어요.



왜, 1, 2, 3, 4층이 아닌 1F, M1, 2F, M2라고 부르는지는 잘 모르겠으나, 제 추측으로는 2층이 저렇게 두 개로 나눠져 있기 때문이 아닐까 싶어요.    



발굴된 유물들을 저렇게 커다란 유리 진열장 안에 크기별로 진열하다 보니, 보통의 건물 층 높이로 지을 수가 없었던 것 같습니다.





M1, 5수장고에는 충청 지역에서 출토된 문화재들이 보관되어 있고요.



그리고 7,10 수장고는 관람객들이 직접 문화재를 볼 수 없으나, 지나가면서 다양한 각도에서 수장고 내부를 관람할 수 있게 설계되어 있습니다.





7수장고에는 마한, 백제의 대표 토기가, 10수장고에는 각종 금속 문화재가 보관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6수장고와 9수장고는 일반인들에게 미공개된 구역인데요. 
6수장고에는 국립청주 박물관의 소장품이, 7수장고에는 국립부여박물관의 소장품이 보관되어 있다고 합니다.



이것은 움직이는 수장대 <모음>이라고 하는데요. 높이가 5m인 2층형 이동식 수장대라고 합니다. 이건 마치 수장고 안에 있는 수장대와 같은 것으로, 중간에 자체 발판이 숨겨져 있고, 상자 크기를 고려한 수장대 격납 칸의 폭과 높이를 설정하여, 공간 효율성을 높인 새로운 형태의 수장 시스템이라고 합니다. 



이곳은 지식 배움터 <나눔>이라고 하는데요. 지상과 맞닿아 있기 때문에 시각상으로는 분명 1층인데, 엘리베이터에는 B1이라고 표시되어 있더라고요. 이건 제 추측인데, 아마도 혹시 있을지 모를 수해에 대비해 이곳에는 유물들을 보관하지 않기 때문에 B1이라 부르는 것 같습니다.

제가 서두에도 말씀드렸지만, 혹시 모를 수해에 대비해서 침수가 안 되는 지역에 수장고를 설치해야 하기 때문에, 지리적 여건상 산 위에 수장고를 지을 수 없어 대신 한 층을 자체적으로 지하화해서 문화재 보관 높이를 높인 것 같습니다.

비가 아무리 많이 와서 건물 내로 물이 차오른다고 해도, 이곳 <나눔>이 침수될 수는 있을지언정, 위 1층이 침수될 가능성은 거의 없을 것 같습니다. 그 정도 높이까지 침수되려면, 노아의 홍수가 다시 한번 나야 할 것 같아요.





지금까지 우리 고장 보물창고 충청권역 수장고를 소개해 드렸습니다.

이곳 역시 무료 관람시설이고, 국립공주 박물관 내에 위치해 있으니, 아이랑 함께 박물관 관람 후 수장고도 함께 관람해 보시기 바랍니다.


국립공주박물관
충남 공주시 관광단지길 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