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오는 가을이지만 언제나 처음 맞이하는 계절인 것처럼 예쁘게 물들어가는 단풍을 마주하고 싶었는데 올가을은 유난히 짧게 느껴지는 것이
제대로 단풍 구경도 못했는데 비 차갑게 내리고, 바람 세차게 불고 나니
금방이라도 또 하나의 가을이 떠나갈 채비를 마무리하는 듯
주변의 나무들이 벌써부터 낙엽을 떨구고 있네요.
잠깐 머무른 가을이나마 오랫동안 기억에 남기고 싶기도 하고,
올해 짐작 불가능한 날씨의 혼란으로 가을의 단풍도 시원찮았다고는 하지만 이 곳의 단풍은 예외일꺼라는
기대감으로 찾은 곳이 예산군 예산읍 향천사로 117-20에 위치한 금오산 『향천사』 였죠.
![향천사고즈넉한정경속에옅게물든단풍을즐기다 1](http://www.chungnam.go.kr/export/media/article_image/20231120/IM0002019606.JPG)
일주문 옆 넓은 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걸어 올라가면 향천사 창건 유래비 옆으로 향설루로 오르는 계단이 나오지요.
예전 가을에 왔을 때 이 계단 주변의 나무들 단풍이 참 아름다워서 한참을 바라보며 셔터를 눌렀던 기억인데 이번에는 나무들이 아직 가을옷으로 갈아입지 않은 것인지 마치 봄인 듯 가을 느낌이네요.
![향천사고즈넉한정경속에옅게물든단풍을즐기다 2](http://www.chungnam.go.kr/export/media/article_image/20231120/IM0002019608.JPG)
향설루로 오르는 계단 대신 오른쪽 옆길로 돌아가며 에쁘게 물든 단풍이 눈앞에 펼쳐지길 바라며 발걸음을 옮겼더니 여기에서 바라 본 풍경은 늦가을 정취가 물씬이네요.
![향천사고즈넉한정경속에옅게물든단풍을즐기다 3](http://www.chungnam.go.kr/export/media/article_image/20231120/IM0002019609.JPG)
붉디붉은 단풍이 사람이 도저히 흉내낼 수 없는 색채를 그려내며 아름다웠던 이 곳의 단풍나무도 아직 때가 되지 않은 것인지 시간이 더디 가는 모양새로 붉은빛 보다는 초록빛이 더 많은 모습이네요.
![향천사고즈넉한정경속에옅게물든단풍을즐기다 4](http://www.chungnam.go.kr/export/media/article_image/20231120/IM0002019610.JPG)
좀 아쉽다 하면서 하늘을 올려다보니 하얀 구름이 하트를 그려주며 아쉬움을 달래주네요.
![향천사고즈넉한정경속에옅게물든단풍을즐기다 5](http://www.chungnam.go.kr/export/media/article_image/20231120/IM0002019611.JPG)
소나무 아래 남천 나무 열매는 제대로의 가을을 보여주려는 듯 알알이 붉게 물들어 조랑조랑 매달려 있네요.
![향천사고즈넉한정경속에옅게물든단풍을즐기다 6](http://www.chungnam.go.kr/export/media/article_image/20231120/IM0002019612.JPG)
팔작 지붕이 아름다운 범종각을 지나쳐 향설루로 걸음을 옮겼지요.
![향천사고즈넉한정경속에옅게물든단풍을즐기다 7](http://www.chungnam.go.kr/export/media/article_image/20231120/IM0002019613.JPG)
향설루 천정의 화려한 단청이 가을의 꽃인 단풍을 대신해주고 내려다 보는 풍광이 조용한 위안을 주네요.
![향천사고즈넉한정경속에옅게물든단풍을즐기다 8](http://www.chungnam.go.kr/export/media/article_image/20231120/IM0002019614.JPG)
잔잔하게 향기를 전하는 소국들과 우물에 떨어진 낙엽을 바라보기도 하고요,
![향천사고즈넉한정경속에옅게물든단풍을즐기다 9](http://www.chungnam.go.kr/export/media/article_image/20231120/IM0002019619.JPG)
범종각 앞 전각 앞에 붙여놓은 기사 내용이 궁금해 가까이 가서 읽어보았지요.
![향천사고즈넉한정경속에옅게물든단풍을즐기다 10](http://www.chungnam.go.kr/export/media/article_image/20231120/IM0002019615.JPG)
맨발이 즐거운 향천사 오솔길이라는 제목의 기사로
약사여래불 옆에서 시작해 수령 50년이 넘는 편백나무 숲 속 오솔길을 한바퀴 돌아오는 코스로돌이 있는 구간은 황토로 새로 깔고 나머지 구간은 자연 그대로의 흙을 밟으며 걸을 수 있도록 조성했다네요.
![향천사고즈넉한정경속에옅게물든단풍을즐기다 11](http://www.chungnam.go.kr/export/media/article_image/20231120/IM0002019623.JPG)
요즘 맨발걷기가 열풍인데 향천사에서도 코스를 만들어 힐링장소로 더 많은 이들이 찾을 듯 하네요. 시간이 되었으면 느긋하게 걷고오는 건데 하면서 맨발이 아니어도 걷기 좋은 겨울 여행지로 기약하고 왔지요.
![향천사고즈넉한정경속에옅게물든단풍을즐기다 12](http://www.chungnam.go.kr/export/media/article_image/20231120/IM0002019620.JPG)
부드러운 곡선을 그린 듯 동산을 이루며 자리한 소나무 앞으로 극락전과 약사여래불이 고즈넉하면서도 단아하게 다가오네요.
![향천사고즈넉한정경속에옅게물든단풍을즐기다 13](http://www.chungnam.go.kr/export/media/article_image/20231120/IM0002019626.JPG)
위에 가지들은 잎을 거의 떨구었는데 아래 가지에서는 연초록 새잎이 돋은 모습이 계절 감각이 없는 듯 보이는 나무 뒤로, 하늘이 쾌청하니 멋진 배경이 되어주고요.
![향천사고즈넉한정경속에옅게물든단풍을즐기다 14](http://www.chungnam.go.kr/export/media/article_image/20231120/IM0002019627.JPG)
극락전에 헌화하는 마음으로 화분에 곱게 피어난 소국을 담아 보고요,
![향천사고즈넉한정경속에옅게물든단풍을즐기다 15](http://www.chungnam.go.kr/export/media/article_image/20231120/IM0002019628.JPG)
공양간 앞 장독대에는 장독들이 소박하면서도 정겹게 놓여 있고요,
![향천사고즈넉한정경속에옅게물든단풍을즐기다 16](http://www.chungnam.go.kr/export/media/article_image/20231120/IM0002019629.JPG)
산신당 앞 소나무에는 연등이 꽃처럼 피어나 밤을 환하게 밝혀주겠네요.
겨울에 소나무와 연등 위로 소복하게 눈이 덮이면 또 얼마나 아름다울까요~!
![향천사고즈넉한정경속에옅게물든단풍을즐기다 17](http://www.chungnam.go.kr/export/media/article_image/20231120/IM0002019630.JPG)
천불선원 앞 단풍나무의 비틀린 모습과 선원 지붕에 드리운 단풍잎과 벽을 기대고 자란 오죽의 어우러짐이싱그러운 가을 느낌이 드는 풍경이었지요.
![향천사고즈넉한정경속에옅게물든단풍을즐기다 18](http://www.chungnam.go.kr/export/media/article_image/20231120/IM0002019631.JPG)
향천사 경내를 두루 돌아보며 고즈넉한 정경속에 기대한 만큼은 아니지만
단풍을 보며 사색을 즐기는 좋은 시간이었습니다.~^^
향천사충남 예산군 예산읍 향천사로 117-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