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11월1일 부여군 규암면 진변리 부산서원에서 추향제를 봉행했다. 
부산서원은 조선 최고의 명문가인 백강 이경여와 신독재 김집 선생을 배향한 서원이다. 부여의 부산은 뜰 부(浮)자를 쓰는 부산이다. 백마강가 진변리에 어디에선가 떼어다 붙여 놓은 듯한 모양새로 있어서 '떠내려 온 산'이라는 이름과 전설이 전해지는 산이다. 

백강 이경여 (1585~1657)  선생은 병자호란 시 남한산성에서 인조를 모셨던 신하 중 한 사람으로 청나라를 배척하는 배청파이다. 현재 인기리에 방영되고 있는 드라마 '연인'의 시대적 배경이 백강 선생이 활동했던 시기이다. 드라마에서 인조임금과 청나라와의 외교에 대해 논의하는 신하들 중에 백강 선생도 있었을 것이다. 백강 선생은 청나라의 연호를 쓰지 않았다는 죄목으로 청나라에 끌려가 억류되었다가 돌아오기도 했다.  



신독재 김집(1574~1656)은 조선 중기의 서예가이며 학자이다. 아버지 김장생의 예학을 계승·보완하여 함께 조선 가례(家禮)의 수립에 중추적 역할을 한 예학자였다. 인조 말 이후 효종 초의 대표적인 사림이었다. 제자 송시열, 송준길, 윤선거 등과 함께 기호 예학의 기본적 체계를 완비하였으며 송시열, 송준길, 윤선거 등에게 학문을 전하여 기호학파와 노론, 소론 양당의 형성에 중요한 역할을 하였다.



서원은 예학을 숭상하며 학문을 가르치는 곳으로 학문으로 이름을 떨쳤던 시대의 인물을 내세워 학구적인 분위기를 조성했다. 서원이 있는 마을은 면학 분위기가 조성되고 학식이 있는 사람들이 모여 들어 이름이 나고 서원을 중심으로 문화가 형성되었다.



부산서원은  ‘부산(浮山)’이라고 사액되어 선현 배향과 지방교육의 일익을 담당하여오던 중, 대원군의 서원철폐령으로 1871년(고종 8)에 훼철되었다. 그 뒤 부여군수 정연달(鄭然達)을 중심으로 한 지방유림에 의해 1980년에 복원되었다.



지방 유림들의 본거지였던 서원의 유생들이 가을 맞이하여 백강 이경여, 신독재 김집 선생의 위패를 모신 사당에 예을 갖추고 있다. 유교적인 예는 맹목적인 신앙으로서가 아니라 덕망과 학식을 갖춘 위인들에게 예의를 갖추고 정성을 다함으로서 사람 사이에 질서와 체계의 필요성을 역설하고 있다.



21세기 서원은 학문 연구와 면학 분위기는 쇠퇴하고 학문적 업적을 남긴 분들을 향한 상징적인 권위만 남아있다. 



부산의 산 중턱에 위치한 부산서원은 언제나 사람들이 우러러 볼 수 있는 곳에서 학문의 깊이와 덕망으로 
정신적인 지주가 되어왔다. 절묘하고 고풍스런 멋이 있는 부사서원에서 공부하며 학문을 연마했던 조선 유생들의 정취를 느낄 수 있다.



의관정제하고 부산서원으로 가는 긴 계단을 오르는 현대판 유생들의 모습이 조선의 한복판에 와 있는 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백마강이 살짝 보이는 풍경 속에 부산서원은 더 권위가 높고 예학을 숭상했던 선비의 풍모가 느껴진다. 
건을 쓰고 예복을 갖추는 순간 조선 선비들의 덕망을 높이 우러르게 된다.
 



부산서원
충남 부여군 규암면 진변로 136번길 11-5
주변 가볼만한 곳: 백제문화 재현단지, 부산 각서석 대재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