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진에는 우리나라 최초의 천주교 신부인 김대건 신부의 생가가 있는 솔뫼성지가 있다.
또한 병인박해 때 순교한 다섯 성인을 모신 유적지인 신리성지가 있다.
이 두 성지는 천주교의 역사를 간직한 곳으로 특히 신리성지는 이국적인 아름다운 풍경이 펼쳐져 있어 종교를 떠나 경건한 마음으로 여유롭게 돌아보기에 좋은 충남의 여행지이다.



긴 그림자가 드리워진 늦은 오후 신리성지에 도착했다.
여유로운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신리성지의 입구인 십자가의 길을 따라 안으로 천천히 걸어 들어간다.



이곳는 병인박해 때 다블뤼 주교와 오메르트 신부, 위앵 신부, 황석두 성인 등의 흔적이 남아있다.
천주교 성지 안에는 순교미술관과 경당, 야외성당, 종탑 등의 시설이 있어 길을 따라 여유롭게 산책하듯 돌아보기에 좋다.



19세기 천주교 성인이자 교육자인 황성두는 1801년 당진에서 태어나 1866년 당진에서 순교했다.
1836년 한글로 쓰인 가장 오래된 종교 서적인 천주도리를 저술하고, 1845년 천주도리를 개정해 천주도리 본문을 저술하고, 1850년 천주도리 본문을 바탕으로 천주도리 해설을 저술하고, 1854년 천주도리 본문과 해설을 합쳐 천주도리 전집을 저술했다.
1861년에는 천주도리 전집을 바탕으로 천주도리 강론을 저술했다.
우리나라 천주교 성인 중 가장 많은 한글 서적을 남긴 인물이다.
1984년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에 의해 성인으로 성화되었다.
신리성지에는 그의 부조와 유품들이 전시되어 있다.



신리성지는 산책로인 십자가의 길이 있다.
이 길은 예수님이 사형선고를 받고 무덤에 묻히는 과정까지 14단계의 나누어져 있다.
십자가의 길은 가로수와 논 사이의 길로 이어지는에 이 길을 버그네 순례길이라고 불린다.
버그네 순례길은 솔뫼성지, 함덕 성당, 함덕방죽, 원시보 형제 탄생지 옛 우물, 무명 순교자 묘역을 지나 신리 교우촌에 이른다. 이 길은 한국의 산티아고 순례길로도 불리고 있다.



다블뤼 주교는 1818년  프랑스에서 태어난 천주교 신부이다.
1844년 중국을 거쳐 우리나라에 입국해 5대 조선교구장이 되어 1845년부 1866녀까지 이곳 당진 신리성지에 은둔하며 천주교 서적들을 저술했다. 또한 한국 신학교를 제정해 한국인을 교육했다.
1984년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에 의해 성인으로 성화되었다.



1784년 천주교가 전해진 당진 합덕의 신리는 밀양 손씨 집안을 중심으로 교우촌이 형성되었다.
1866년에는 마을 주민 400여 명 전체가 신자로 이루어진 교우촌이 되었다.



이 집은 다블뤼 주교의 비밀 성당이자 주교관이다.
1866년 병인박해 때 다블뤼 주교가 순교하면서 신리 교우촌은 파괴되었다.
이후 1927년 이 지역 교우들이 모금을 통해 집을 매수해 천주교회에 봉헌했다.


▲ 야외 성당





순교자 정신을 기리기 위해 1984년 건립된 높이 18m, 넓이 6m의 종탑이다.
꼭대기에는 십자가 걸려있고, 아래에는 순교자 이름과 순교일이 적혀있다.



병인박해 때 순교한 다섯 성인을 만날 수 있는 신리성지는 천주교의 역사와 함께하고 있다.
다섯 성인은 천주교를 널리 알리기 위해 책을 저술하고 한글로 번역한 인물들이다.
우리나라에 천주교가 뿌리내리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종교를 떠나 당진 여행을 하며 신리성지에 올 때면 늘 마음이 편안하고 평화로움을 느낄 수 있다.
다음에 기회가 닿으면 우리나라의 산티아고 순례길이라 불리는 버그네 순례길을 걸어보려 한다.


신리성지
충남 당진군 합덕읍 평야6로 1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