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논산시 노성면의 한국유교문화진흥원에서 명재고택으로 이어지는 노성 선비길에 위치한 호암산을 찾았습니다. 종학당의 배롱나무꽃을 보러 갔다가 한국유교문화진흥원 입구에서 출발해 호암산 정상까지 오르게 되었는데요. 짧은 코스이지만 정상에 올라 바라보는 풍경이 정말 멋진 곳이어서 소개하려고 합니다.



호암산 정상으로 향하는 길은 노성 선비길과 종학당 사색의 길의 출발점입니다. 지난가을에 종학당 사색의 길을 걸어본 적이 있기에 이번에는 노성 선비길을 따라 호암산 정상까지 가보자고 마음먹었습니다.



종학당으로 향하는 사색의 길이 호암산의 산자락을 따라 평지를 걷는 느낌이라면 노성 선비길은 정상을 향해 오르는 등산의 맛을 즐길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해발 몇 백 미터의 험준한 등산로는 아니어서 누구든 마음만 먹으면 쉽게 오를 수 있습니다.



산을 오르다 보면 등산로의 모양과 숲을 이룬 나무들의 종류로 인해 산의 특징을 금방 알게 됩니다. 호암산은 유독 소나무가 많았는데요. 공주 곰나루의 소나무 숲처럼 다양한 형태로 자란 소나무들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정상이 가까워지자 등산로 곳곳에 바위들이 갑옷 공룡의 등처럼 솟아 있습니다. 잠시 바위에 앉아 가쁜 호흡을 고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먼 옛날 선비들도 종학당에서 명재고택으로 이어진 노성 선비길을 걷다가 저처럼 바위에 걸터앉아 쉬기도 했겠지요.



호암산 정상에 오르니 명재고택으로 향하는 이정표가 보입니다. 등산 초보인 저는 7.9km가 몇 시간 정도의 거리인지 짐작할 수 없지만 주차한 차 때문에 다시 되돌아와야 한다는 생각을 하니 엄두가 나지 않습니다. 산을 좋아하는 분이라면 한 번쯤 도전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은데요. 이번 가을에는 완주를 목표로 다시 찾아야겠습니다.


▲ 해발 184.7m의 호암산 정상



명재고택까지 노성 선비길을 완주하지 못한 마음이 아쉬움으로 남았는데요. 호암산 정상의 전망대에서 멋진 풍경을 내려다보니 위안이 되었습니다. 주간 산행이 아니라 야간에 별을 보러 와도 좋겠다는 생각입니다. 별이 뜨지 않는 밤에도 멀리 깜빡이는 마을의 등불이 별처럼 아름답게 보일 것만 같습니다.


▲ 호암산 정상에서 바라본 가곡저수지와 병사리의 모습



호암산을 내려와 한국유교문화진흥원을 찾았습니다. 2022년 10월에 개원한 한국유교문화진흥원은 종학당과 함께 요즘 논산의 핫플레이스로 자리 잡아가고 있습니다. 유교문화라고 하면 젊은 사람들에게는 어렵고 딱딱한 느낌이 들지 모르지만 소통하는 유교문화와 미래를 여는 국학진흥이라는 비전을 갖고 있기에 편안한 느낌을 줍니다.



우리 전통 한옥의 멋스러움은 물론 전시 공간과 편의 시설을 두루 갖추고 있습니다. 특히 1층과 2층을 이어주는 이음마루는 내부 공간이 얼마나 다채롭게 디자인되었는지 보여주는 예라 할 수 있습니다.



또한 전시뿐만 아니라 K-유교문화 아카데미, 북클럽 등 다양한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는데요. 올가을에는 한국유교문화진흥원의 프로그램에 참가해서 교양을 쌓을 수 있는 시간을 보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 충청남도 유형문화재 제152호로 지정된 종학당



한국유교진흥원을 나오면 곁에 종학당이 있습니다. 파평 윤씨 문중의 교육장으로서 명가의 기품을 느낄 수 있는 곳입니다. 봄에는 정수루 주변으로 산수유와 매화꽃이 만발하고 여름에는 배롱나무꽃이 고택과 어우러져 아름답습니다.



종학당 정수루에 앉아 배롱나무꽃을 구경하는 것으로 노성 선비길의 호암산 등반을 마쳤습니다. 호암산 - 한국유교문화진흥원 - 종학당은 서로 인접해 있어서 하나의 코스로 여행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이번 가을에 논산 여행을 계획하고 계신 분들에게 추천하고 싶습니다.


한국유교문화진흥원
충남 논산시 노성면 종학길 10

종학당
충남 논산시 노성면 병사리 9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