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기억의숲
- 자연으로 돌아가는 것을 돕는 『수목장』
2023.07.31(월) 16:08:13 | 상록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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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ulhwan01@naver.com)
▲ 국립기억의숲 추모목 전경
얼마 전 아버지를 모신 『국립 기억의 숲』 에 다녀왔다. 아버진 살아생전 등산을 좋아하셨고, “나 죽거든 나무 옆에 뿌려 달라”고 늘 말씀하셔서 망설임 없이 『수목장』을 택했다.
나 역시 세종시 장묘시설 조성에 대해 연구하는 과정에서 수목장과 관련된 많은 책자와 우수 선진 수목장 운영사례를 조사한 바 있어서 수목장에 대해 매우 긍정적인 마음 자세를 갖고 있었다.
▲ 국립기억의 숲 진입로 입구
『국립 기억의 숲』 은 2009년에 개원한 『하늘숲추모원(경기도 양평)』에 이어 산림청이 두 번째로 조성한 국립 수목장림 이다.
당초 우리 집은 아버지를 『하늘숲추모원』에 모시려 하였으나, 자리가 없다고 하면서 이곳을 소개해 주어서, 보령에 모시는 것으로 바뀌었다.
『카카오맵』에 『국립기억의숲』을 입력하니까 세종시에서 승용차로 약1시간 40분이 걸린다고 떴다. 『산림청』에서 조성하여 믿을만 했지만, 혹시나 해서 어떤 곳인지 가보기로 했다.
▲ 국립기억의숲 관리사무소 전경
승용차로 고속도로를 달리다 『보령시』 지방도에 들어서자 곳곳이 도로공사를 하고 있고 산으로 둘러싸여 있어서, 네비게이션이 없었으면 한참을 헤매었을 것 같았다.
정문에 들어서자, 언덕진 오른쪽에 기억의숲 관리사무소가 보였다. 맞은편에 주차를 시키고 『수목장림 이용절차』에 대해 안내를 받았다. 아버지를 이어 어머니와 다른 가족들도 수목장을 하는 거로 기대하면서, 60년간 사용할 가족목을 882만원에 분양을 받았다.
▲ 국립기억의숲 이용절차
나무 종류는 곧게 위로 뻗은 잣나무를 택했고, 제사는 못 지내더라도 나무 주위에 가족들이 함께 모여 묵념이라도 올릴 수 있는 여유 공간이 있는 나무를 골랐다.
위치는 산 위쪽이 아닌 승용차로 와서 들리기 편하도록 주차하기 쉽고 보행로 가까운 곳을 택했다.
▲ 국립기억의숲 나무명패 샘플
『추모목』에는 나무 일련번호, 고인의 성명, 태어난 날과 돌아가신 날, 그리고 고인께 드리고 싶은 말을 명패에 적게 되어있었다. 우리 집은 “아버지 은혜에 감사드립니다.” 로 정했다.
추모목 명패 값 42,500원을 선불하였고, 명패는 개화3리 마을회의 소득으로 잡힌다고 한다.
▲ 국립기억의숲 공동제단
추모목이 좌우로 펼쳐진 숲 아래에 참배객들을 위한 『공동제단』이 준비되어 있었다.
우리문화가 제사를 지내는 것에 익숙해 있기에, 간단한 과일과 술을 고인에게 올리는 것을 돕는 차원이라 생각된다.
▲ 국립기억의숲 종합안내도
사람이 하늘이 부여한 수명을 다 살고, 평소 좋아하던 나무 곁에 한줌 재로 뿌려져, 자연으로 돌아가게 돕는 것이 『수목장』이다.
최근 우리나라 출산율이 전 세계 꼴찌인 0.78이고, 점점 더 인구감소 속도가 빨라져 더 이상 성묘할 자손이 없어질 거라고 한다. 이 상황에서 그나마 인간의 존엄성을 지키면서 이승을 떠나는 방법이 『수목장』이라는 장례절차라고 생각된다.
국립기억의숲
충남 보령시 성주면 만수로 755-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