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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역사

여름향기가 배어있는 당진의 문화재를 찾아 떠나는 역사탐방

당진 문화재 탐방 ; 안국사지, 천년고찰 영랑사

2023.07.31(월) 13:38:06 | 헵시바 (이메일주소:hannana153@naver.com
               	hannana153@naver.com)

이 글은 충청남도 도민리포터의 글입니다. 충청남도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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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오늘은 당진에 있는 안국사지와 영랑사를 소개해 보겠습니다. 충청도 내포 일대는 미륵신앙이 매우 발달한 지역입니다. 기록에 의하면 4세기 무렵부터 미륵신앙이 널리 퍼지기 시작했다고 하는데요. 미륵이란, 아직 세상에 오지 않으신 부처님, 먼 미래에 세상에 오셔서 중생을 구제하실 부처님을 말합니다. 내포 일대에는 동네 장승만큼이나 많은 미륵불상이 곳곳에 세워져 있었다고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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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국사지는 은봉산 중턱에 있던 절터로 창건 연대는 정확히 알 수 없습니다. 신증동국여지승람 ‘해미현조’에 ‘안국산에 안국사가 있다’라고 기록 되어 있지만, 창건이나 폐사 연대는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는데요. 절터에서 발견된 명문기와 등의 유물들을 조사한 결과로는 고려 중기, 1030년 경에 창건되었으리라고 추정하고 있습니다. 안국사터의 앞면에는 돌로 쌓은 축대가 있고, 터 안에 장대석과 주춧돌 3개가 남아 있는데요. 절터에 석조여래삼존입상, 석탑, 매향암각 등이 있어 사찰의 규모를 짐작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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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석탑의 형태는 절에서 보던 석탑과 좀 다른데요. 1층 몸돌만 있고 나머지는 다 사라져 지붕만 차곡차곡 쌓여 있습니다. 폐사과정에서 사라진 건지, 터 아래 묻혀 있는 건지는 알 수 없는데요. 어쩌면 이 사찰이 겪었던 오랜 세월의 흔적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석탑의 몸돌 네 귀퉁이엔 목탑을 모방한 기둥이 새겨져 있는데요. 뒤쪽에는 자물쇠로 잠긴 문이, 다른 세 면에는 여래좌상(如來坐像)이 돋을새김으로 새겨져 있습니다. 각 층의 지붕돌은 크고 무거워 보이는데요. 처마 밑으로 깊숙히 들어가 4단의 지붕돌 밑면받침을 밖으로 보이고 있습니다. 전체적으로 정교하지 않고, 균형감도 없고 조각도 형식적인데요. 게다가 1층 몸돌이 작아 마치 기단과 지붕돌 사이에 끼워져 있는 것 같습니다. 석탑은 미술사적으로 우수한 작품이라고 할 수는 없는데요. 하지만 서민적이고 투박한 고려 중기 석탑의 특징을 알 수 있는 중요한 탑이어서 현재 보물로 지정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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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국사지 석조여래입상은 보물 제 100호로 지정되었는데요. 발가락까지 제작된 고려시대의 흔치 않은 석조여래삼존입상이기에 문화재로서의 가치가 매우 높습니다. 커다란 자연석에 최소한의 가공을 해 질박한 맛이 더해져서 마치 동네 아저씨, 아줌마 같은 정겨운 느낌인데요.
반면 머리에는 면류관 모양의 근사한 보개를 쓰고 있습니다. 고려 중기에 유행했던 사상 중 하나가 바로 황즉불, '황제가 곧 부처다' 라는 사상인데요. 황제는 부처님처럼 고귀하다 라는 뜻과, 황제는 부처님 같아야 한다는 뜻으로 해석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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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우에는 본존불을 모시는 협시보살상이 있는데요. 머리에 갓이 없을뿐 전체적인 형식은 보존불과 유사합니다. 오른쪽의 보살상은 보존불보다 입체감 조각되었으며 머리에는 높은 보관을 쓰고 있는데요. 왼쪽의 보살상은 머리 부분이 없어졌고 전면에 마멸이 심하여 세부적인 표현을 확인하기 힘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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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상 뒤에는 커다란 바위가 보이네요. 배를 닮았다고 해서 배바위라고도 하고, 고래 닮아서 고래바위, 베틀의 북을 닮았다고 해서 북바위라고도 불리는 바위입니다. 마을에 전해져 내려오는 배바위 전설도 있는데요. 전설을 소개해 보겠습니다.

옛날 고려 초에 중국에서 큰 난리가 나서, 바닷가에서 배를 만들던 가씨라는 사람이 배를 타고 동쪽으로 도망쳤다 풍랑을 만나서 그만 이 근방까지 휩쓸려 왔다. 다행히 한 어부가 그를 구해서 아내와 함께 극진히 간호를 해줬다. 몸이 회복된 가씨가 보답을 하려고 소원을 물었더니, 어부가 배나 한 척 있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마침 가씨가 배를 만드는 목공이어서 근사한 배를 한 척 만들어줬다. 이게 소문이 나서 주문이 밀려들고 가씨는 큰 부자가 되었다. 가씨는 벌어들인 돈으로 곡식을 사들여서 이곳, 안국산 바위 구멍에 차곡차곡 쌓아두었다. 어느날 큰 배를 만들고 있을 때 갑자기 천둥이 치고 비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가씨가 거적으로 바위 구멍을 가리려고 하는데 마침 벼락이 떨어져 배가 큰 바위로 변해서 구멍을 덮어버리고, 가씨는 그 자리에서 죽었다. 배바위 아래에는 온 나라 사람이 하루 먹을 양의 곡식이 들어있다고 한다. [배바위 전설 중에서]또 다른 이야기는 배바위에서 돌을 던져 저 부처님 보개 위에 올려놓으면 아들을 낳는다고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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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바위를 잘 살펴 보면 글자가 여러 자 새겨져 있습니다.  모년 모월 모일에 염솔마을에 다니던 목공이 이곳에 같이 묻혔다. 모년 모월 모일에 여미 북쪽마을 입구 동쪽 물가에 모 스님의 향을 묻고 아미타불의 고을인 이곳에 적어둔다.

위 글자는 연구에 의해 밝혀진 글귀인데요. 글귀를 통해 목공 가씨의 전설과 부합하기도 해 문화적, 사료적 가치는 물론 향을 묻었다라는 점에서 지역에 내려오는 매향문화를 증명하는 자료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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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향이란 향나무를 묻어두는 행위를 말하는데요. 향은 삼국시대에 전래된 이후로 부처님을 공양할 때 최고의 예물로 여겨졌습니다. 그 중에서도 땅에 묻힌 침향목의 수지가 오랫동안 굳어서 만들어지는 침향은 향기가 좋고 그을림이 없으며, 약재로도 사용할 수 있어서 불교에서 최고의 향으로 여겨졌는데요. 하지만 침향은 귀하고 비싼 수입품이라 왕실에서나 구경할 수 있었습니다. 고려 후기 민중들은 바다와 강이 만나는 갯벌에 향나무를 묻고 매향의식을 시작했는데요. 이를 통해 미륵세상이 도래하고, 백성들의 삶이 평안하기를 기원했습니다. 이때 묻은 향나무는 오랜 세월이 지나 침향이 되어 바다 위로 떠오를 것이라고 믿었는데요. 혼란했던 고려 후기로부터 조선 전기 사이에 크게 유행했던 이 매향 의식은 현실의 고단함을 먼 미래에 대한 희망으로 달래려고 했던 당시 백성들의 열망이 미륵신앙과 합쳐져서 나타난 현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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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국사지 주변에는 백합, 수국 등 여름꽃이 활짝 펴 한여름의 운치를 더하고 있는데요. 고려시대의 전형적인 불상양식이 잘 반영되어 있는 석불 입상과 석탑으로 유명한 안국사지는 주변 절경과 조화를 이루고 있어 천천히 돌아보기에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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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랑사는 조계종 7교구 본사인 예산 수덕사의 말사인데요. 창건에 관한 세가지 설화가 전해지고 있습니다. 세가지 설화 모두 원효대사와 깊은 연관이 있는데요.

첫째는 664년에 의상대사를 만난 당나라 영랑공주가 원효대사의 이야기를 듣고 감복해, 이 일대에 나당연합군으로 주둔해 있던 당수군의 해상 안녕을 기원하기 위해 아도화상에게 부탁하여 창건했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둘째는 690년 경 의상대사가 원효스님의 열반 후에 스님의 공덕을 기려서 세웠다는 설 인데요.
세째는 940년 경, 고려 개국공신인 복지겸의 딸 영랑이 중병에 걸린 아버지의 쾌유를 빌며 오도전설이 깃든 이곳에 세웠다고도 전해집니다.

천삼백년이 지난 지금 영랑사는 템플스테이 도량으로 서민들의 몸과 마음에 안녕과 평안을 깃들게 하고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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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고려시대부터 여러 차례 중건했다는 기록이 있습니다. 영랑사는 사리탑을 포함해 고려시대에 유행했던 첨탑 기단부와 복발이 발견돼서 그 역사성을 증명하고 있는데요. 유물을 근거로 학계에서는 대략 1,300년 전에 창건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세종조 1530년에 지어진 동국여지승람은 팔도지리지를 바탕으로 쓰여진 책인데요. 그 책에 적혀 있는 당진현의 사찰 가운데 지금까지 유일하게 남아있는 사찰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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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이름이 영랑사로 불리게 된 것도 지리적인 연유에서 비롯되었는데요.
옛날에는 절 밑의 골짜기까지 바닷물이 들어왔기 때문에 절 그림자가 물결에 비쳐서 영랑사라고 불렸다고합니다. 또 하나는 중국 당 태종의 딸 영랑공주가 아도스님과 함께 한반도에 건너와 절을 세우고 자기 이름을 절 이름으로 했다는 설이 전해지고 있다고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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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면에 보이는 대웅전을 중심으로 우측에 관음보살을 모신 관음전이 있고, 그 위에 산신을 모신 산신각이 있습니다.

영랑사에는 3가지 문화재가 있는데요.
첫째, 대웅전
둘째, 대웅전 앞 부조
셋째, 동종

대웅전은 조선 숙종 4년, 순조 24년에 보수, 1924년 또 한번의 중수를 거쳐 지금의 모습이 되었습니다. 정면 3칸 측면 3칸이며 맞배지붕 건물로 1973년 충청남도유형문화재로 지정되었는데요. 대웅전 내부의 불단 위에는 화려한 닫집이 겹처마에 다포집 형태로 지어져 있어서 굉장히 중후한 느낌을 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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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웅전 앞 부도는 조선 후기에 조성된 것으로 보이는데요. 보기드문 육각원당형 부도로 연꽃봉오리의 상륜부가 남아 있으나 누구의 것인지는 알 수 없습니다.
범종은 1759년(영조 35) 비구 경건이 화주를 받아 제작한 소형 범종인데요. 법당 안에서 불교 의례에 사용하는 범음구로 영랑사범종이라는 명칭과 함께 1984년 충청남도 문화재로 지정됐습니다. 몸체 윗부분에 인도의 옛 글자인 범자 무늬를 사각형으로 둘러 새기고 그 안에 연꽃무늬가 새겼는데요. 이를 유곽이라 하며 사계절과 불교의 여러 교리를 상징하는 것입니다. 4개의 유곽 사이에 연꽃을 들고 있는 보살이 배치되어 있는데 조선시대 범종의 일반적인 특징이라고 하네요. 종신에는 '건륭24년 기묘춘 당진영랑사동종'이라는 문구와 화주승, 시주자, 제작 공인들의 이름이 양각되어 있어, 영랑사의 역사성을 증명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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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웅전 안에는 아미타불 좌상과 동자 불상, 후불 탱화 등이 봉안되어 있는데요. 보통 사찰의 주불은 석가모니불인 경우가 대부분인데, 독특하게 영랑사의 주불은 서방 극락세계를 관장하는 아미타불입니다. 석가여래를 그린 탱화는 주불인 아미타불의 등 뒤에 모셔져 있는데요. 아미타불 좌우에는 천계의 크고 작은 여러 신들을 모시는 신중단과 인간의 수명과 탄생, 재물과 재능을 관장하는 칠성신에게 제사드리는 칠성단이 있습니다. 이 역시 토속신앙화 된 도교와 불교가 융합된 흔적인데요. 불교가 유입된 것이 오래다보니 토속신앙화됐을 것으로 추측하고 있습니다. 대웅전에 아미타불 등 뒤로는 사람이 오갈 수 있을 정도의 틈이 있는데요. 이는 오래된 사찰의 특징이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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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웅전의 좌측 뒷편에는 산신각이 보이네요. 산신각은 우리나라 사찰에만 있는 법당입니다. 사찰이 지어진 산의 주인인 산신을 부처님을 지키는 수호신으로 받아들인 토속신앙과 불교가 결합된 흔적인데요. 이 곳에서 기도를 하는 스님의 맞은편에 산신탱화가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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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사체는 사무실로 사용하며 현재 템플 스테이를 운영하고 있는데요. 사찰의 형태가 개방적이라 특별한 표식도 없고, 사찰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일주문도 없습니다. 어디까지가 속세이고 어디부터가 사찰인지를 한참을 둘러 보았는데요. 부처님의 가르침을 법당 안에만 두지 않고 중생들과 함께 깨우치고 살아가는 계승불교의 정수를 실천하고 있는 것일까라는 생각을 해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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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웅전 좌측으로는 종무소와 공양간이 있는데요. 관음전 옆쪽 건물들은 템플 스테이와 스님들이 생활하시는 요사채입니다.

사찰 뒷편으로는 둘레길이 조성되었는데요. 내포문화숲길 8코스 원효깨달음길로 이어집니다. 둘레길 정상에서는 삼선선 수목원과 맞닿아 수목원 나들이도 가능한데요. 천년고찰 영랑사도 둘러보고 가벼운 산책을 하고 싶은 분들에게 영랑사 방문을 추천합니다.


영랑사
충남 당진시 고대면 진관로 14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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