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꽃은 가장 낮은 곳에서 가장 더러운 곳에서 높게 피는 꽃이다. 악조건 속에서 피워내기 때문에 의미를 부여하고 추앙하는 꽃이다. 더위가 지구와 사람들을 위협하는 시기에도 아랑곳하지 올해도 어김없이 연꽃들은 만개했다.
연꽃은 밤에 더 빛나는 꽃이다.
부여 서동연꽃축제 (7.13~16)의 볼거리 중에 하나는 밤에 연꽃과 함께 감상하는 빛의 향연이다.
올해는 피아노 쉼터와 다채로운 빛의 향연을 마련했다.
빛의 향연에 둘러싸인 궁남지 포룡정의 밤 풍경이 환상적이다.
누군들 이런 빛의 향연과 풍경에 반하지 않을 수 없으리.
빛의 터널이 환영하는 연꽃 축제장.
연꽃, 사람, 빛이 어울려 즐기는 공간인 연꽃 화원.
부여군에서 올해 처음으로 선 보인 피아노 쉼터.
어릴 적 피아노 학원에서 배웠던 실력을 되살려 잠시 건반을 두드리고 지나간다.
커플 룩을 차려 입은 신혼 부부도 피아노 쉼터를 그냥 지나치지 못하고 피아노 의자에 앉아 있다.
여기는 발로 두드리는 건반이 있는 곳.
발자국이 닿는 곳마다 소리가 되어 나온다.
함께 징검다리를 건너는 발 재간을 놀리며 건너면 어린 시절의 추억도 한 움큼 손에 잡힌다.
어둠을 배경으로 피어난 백련.
밤에 더 아름다운 꽃은 역시 백련이다.
이 한 송이 백련을 보기 위해 한낮의 더위 속을 달려왔다.
마지막 한 잎에 떨어질 때까지 고운 자태를 잃지 않는 홍련.
우리는 그 모습에 반한다. 연꽃은 꽃이 질 때 더 향기가 진하고 마지막 잎조차 우아하다.
궁남지 백만 송이 연꽃과 향기가 나는 요소요소 마다 빛나는 사진 스팟이 마련되어 있다.
추억을 남기는 연꽃 사진 스팟을 그냥 지나가지 말기를.....
궁남지에는 종류가 다양한 연꽃과 수련들을 즐길 수 있도록 꾸며져 있다. 수련은 잎이 갈라져 있으며 꽃이 작은 특징이 있다. 색감이 다양하고 앙증맞아서 연꽃과는 다른 분위기가 있다. 수련지도 빠짐없이 감상하고 지나 가길 바란다.
거대 토끼 커플의 사랑이 싹트는 사진 스팟도 볼거리이다.
아이들에게는 동화적 상상력을 연인들에게는 사랑 고백 타이밍을 즐길 수 있는 공간도 있다.
서동과 선화의 전설이 서린 궁남지는 사랑이야기가 빠질 수 없다.
억새밭으로 난 길에는 앞길을 밝혀주는 불빛이 나 있다. 이 길을 지나가면 왠지 좋은 일이 생기고 앞길이 환해질 것 같다.
연꽃 밭 곳곳에는 응원하고 지지하는 글 귀들이 관람객들의 용기를 북돋운다.
꽃들에게 받는 위로와 위안도 힐링이다. 수고롭고 무거운 짐을 진 자들이 쉬어가기 좋은 곳으로 궁남지 밤 연꽃길을 추천한다.
궁남지에서 마지막으로 감상하는 코스는 역대 서동연꽃축제가 걸어 온 길을 한눈에 볼 수 있도록 전시해 놓은 곳이다. 지난 해 보다 더 나아가고 새로운 모습으로 거듭나고 있는 부여 서동 연꽃 축제의 향연도 즐길만 하다.
누구나 마음 속이나 뜨락에 꽃을 가꾸며 산다. 인간에게는 돌보고 가꾸고 생산하는 본능이 내재되어 있다. 인간의 내재된 본능을 실현하고 힐링하는 행위가 화원과 축제장을 찾는 이유이다. 기후와 환경 등 가장 악조건 속에서 피어나는 연꽃은 희망을 주는 꽃이다. 감사와 낮은 자세, 힐링과 향기를 주는 연꽃의 향연을 놓치지 말자.
부여 서동연꽃축제 : 7.13~ 16 부여군 부여읍 동남리 181
무료 관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