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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비 오는 날 각원사에 들러…

사내대장부 기행 34

2023.06.30(금) 17:46:52 | 사내대장부 (이메일주소:danjung638@gmail.com
               	danjung638@gmail.com)

이 글은 충청남도 도민리포터의 글입니다. 충청남도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비 오는 날 각원사에 들러…]

사내대장부 기행 34

비오는날각원사에들러 1


요즘 장마가 한창이다.지난 25일 즈음부터 시작된 장마에 본격적으로 여름이 왔다고 느낀다.
올 장마는 역대급이라고들 한다. 과연 얼마나 갈지는 모르겠지만, 모두에게 도움이 되도록 비가 적당히 오고 말았으면 좋겠다. 그도 그럴 것이 남부지방에는 연일 홍수 피해로 난리라고 하는데 조속히 회복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비오는날각원사에들러 2


필자는 사실 비가 오는 날을 선호하지 않는다. 몇몇 지인은 비 오는 날이 개운하고 좋다고 하는데, 글쎄…. 여름 장맛비는 불쾌 지수만 올려 적잖이 힘들다.
그러나 비가 와야만 느낄 수 있는 풍경이 있다. 바로 절에 들러 고즈넉한 풍경을 바라보는 것이다.
필자는 크리스찬임에도 절에 들르는 것을 좋아한다. 알록달록한 건축물의 단청과 기와 비 오는 날이면 운치가 있고 제법 멋스럽기 때문이다.

비오는날각원사에들러 3


우중충한 하늘과 함께 단청과 기와를 바라보고 있노라면, 세상 근심이 사라지는 듯한 기분이 든다. 그래서 스님들이 절을 떠나지 못하는 건가…?
아무튼 날이 화창할 때면 단청 그 특유의 색감이 더욱 도드라지는데 비 오는 날도 그 매력이 상당하다.

비오는날각원사에들러 4


필자는 어제 각원사에 들렀다. 충청남도 천안시 안서동 태조산에 자리한 각원사는 지난 1975년에 창건돼 대한불교조계종에 직할 교구로 등록된 사찰이다.
천안에 사는 불자들은 이곳을 자주 찾는다. 다소 구석에 있지만 규모가 제법 크기 때문으로 추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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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원사는 경내에 대웅보전을 비롯해 태조산후(성종 각), 설법전, 천불전, 산신전, 칠성전, 관음전, 경해원, 반야원, 영산전과 개선기념관이 있으며, 특히 대웅보전은 건평 200평으로 34개의 주춧돌과 100여 만 재의 목재가 투입된 외 9포, 내 20포, 전면 7간, 측면 4간의 규모로 국내에서 목조 건축물로서는 가장 큰 기념비적인 법당이다.
이렇듯 시골에서는 보기 힘든 규모를 자랑한다. 그러고 보니 천안에는 제법 큰 관광지가 많다. 홍보가 부족해서 그런가? 다들 잘 알지는 못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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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울러 각원사 내에는 재일 교포 김영조 거사와 정정자 보살의 시주로 지난 1977년 5월 9일 좌대를 포함해서 높이 15미터, 무게 60톤의 거대한 아미타불 좌불상 남북통일 기원 청동 대불이 있는데 처음 보이는 이는 크기에 깜짝 놀라곤 한다.
필자도 처음 청동 대불을 봤을 때 어마어마한 규모에 매우 놀랐다. 이런 게 우리 천안에 있었다니 하면서 말이다. 각원사에 들르면 종종 외국인도 마주치는데 대부분 불심이 깊게 자리 잡은 동남아 사람이나 중국 사람이다.

 

비오는날각원사에들러 7


아무튼 이날은 평일이라서 그런지는 몰라도 주차장이 매우 한산했다. 불자들도 거의 보이지 않았고 가뜩이나 넓은 주차장이 더없이 넓어 보였다. 도착했을 즈음에는 세차게 내리던 비가 거의 멈춰 하늘이 개고 있었는데 하여튼 날씨 복은 있는 것 같다.

높은 계단을 따라 올라가다 보니 각원사의 모습이 보였다. 멋들어지게 자리 잡은 금강송들과 절의 모습이 운치가 있었고, 절은 우중충한 날씨와 개고 있는 날씨 속에서 묘한 분위기를 뿜어내고 있었다. 계단을 다 올라가니 제법 힘들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그래도 높은 위치에서 경치를 바라보니 기분이 한결 나았다. 몇몇 불자들은 경내를 구경하기도 하고, 기도하느라 여념이 없었다.

비오는날각원사에들러 8


필자 또한 이래저래 경내를 구경하다가 청동대불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필자 생각이지만 각원사는 청동대불쪽으로 가는 길이 정말 예쁘다. 계단 중턱에 서서 바라보면 계단 사이 보이는 단청과 처마가 그렇게 멋스러울 수 없기 때문이다. 아울러 곳곳에 자리 잡은 금강송과 각원사의 풍경이 겹치며 마치 한 폭의 수채와 같은 느낌을 받는다. 물론 청동대불까지 올라가는 길은 짧지만, 경사가 꽤 있어 나 같은 범인에게는 쉽지 않다.

비오는날각원사에들러 9


숨을 헐떡거리며 풍경도 구경하고 천천히 올라가다 보니 금세 청동대불 앞에 오게 됐다. 오랜만에 봤음에도 대불의 큰 풍채는 언제나 새롭다. 대불을 빙빙 돌며 사진도 찍고 관람하다 보니 옆에 커피숍이 하나 있었는데 아마 절에서 운영하는 것 같았다. 동네 아주머니들 같았는데 삼삼오오 모여 수다를 떨고 있는 모습이 그렇게 정겨울 수 없었다.

비오는날각원사에들러 10


문득 이런 생각도 들었는데, 4차산업혁명이라는 화두 속에 모든 것이 빠르게 바뀌는 지금 이곳의 풍경만은 고요히 간직됐으면 하는 바람이었다.
치열한 경쟁 속에서 하루를 살아가는 이들에게 작은 쉼터가 됐으면, 어렸을 적 할아버지 댁에 들러 봤던 풍경이 보존됐으면 하는 그런 소소한 생각 말이다.
물론, 각원사는 변하지 않을 것이다. 언제고 그 자리에 서 있을 것으로 믿는다. 다만, 그러기 위해서라도 우리 지역민의 관심이 더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비오는날각원사에들러 11


유럽을 비롯한 기타 선진국들을 여행하다 보면 그들이 선조들의 유산을 참 소중히 여긴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유럽이 선진국이 된 이유, 그들의 문화가 세계에 주류가 됐던 이유는 그들의 문화가 우리보다 찬란하다거나 나아서 그런 것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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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조들의 가꿔놓은 유산을 아끼고 가꾼 결과가 지금의 유럽의 풍경과 문화를 만든 것이다. 높디높은 빌딩에 올라 야경을 바라보며 위스키 한 잔, 커피 한 잔 마시는 것도 좋지만, 가끔은 우리 고장에 있는 지역 유산에도 관심을 두길….
세계에서 제일 빠른 대한민국에 우리 것을 아끼고 사랑하는 문화도 하루빨리 자리 잡길 바라며 글을 마친다.


각원사
충남 천안시 동남구 각원사길 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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