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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역사

공주시 피카소 전시회를 다녀와서

뭘 그렸는 지 알수 있는 추상화가, 피카소

2022.10.12(수) 14:22:39 | 상록수 (이메일주소:chulhwan01@naver.com
               	chulhwan01@naver.com)

이 글은 충청남도 도민리포터의 글입니다. 충청남도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뭘 그리려 하는지를 알 수 있는 추상화가, <파블로 피카소>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서양화가인 <피카소>의 전시회가 세종에서 가까운 <공주 아트센터고마>에서 열렸다고 해서 다녀왔다. 

<공주 아트센터고마><공주한옥마을>, <공주국립박물관> 바로 옆에 위치하고 있는데, 알고 보니 코로나 전에 자주 다니던 <공주유황온천> 근처였다.
 

공주 아트센터고마 입구 전경

▲ 공주 아트센터고마 입구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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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화>에 초보인 나는 유독 <피카소> 그림을 좋아한다.

 현대미술 중 <추상화>는 화가가 도대체 뭘 그렸는지를 알 수 없는 경우가 많고, 그림의 대상이나 의도를 독자마다 다르게 느끼는 게 <추상화>라고 주장하면서 보통 관람자에게 스트레스를 주는 경우가 많고, 심지어는 모르는 노래를 계속 들을 때 느끼는 불쾌감마저 들 때도 왕왕 있다.

하지만, <피카소><추상화>그림 대상을 그대로 옮기지 않고, 화가가 느낀 점을 화폭에 담으면서도, 화가가 그 그림을 그린 의도나, 뭘 그렸다는 것을 최소한 알 수 있는 그림이라서, 스트레스 없이 그림을 감상하고 화가의 의도에 공감할 수 있기 때문에, 내 마음에 딱 든다.

 

공주 아트센터고마 피카소 전시관 입구

▲ 공주 아트센터고마 피카소 전시관 입구


이번 피카소 전시회는 공주 아트센터고마에서
9.7 ~ 10.4까지 열렸다. 

지난해 세종시에서 열었던 고흐 전시회와 달리 레프리카가 아닌 다수의 진품을 전시했고, 관람자들의 작품 감상을 돕기 위해 도슨트 프로그램을 상시 운영한 것은 아주 잘한 것이라고 생각된다. 왜냐면 현대미술은 아는 만큼 보이기 때문이다.

<피카소> 하면 여러 사람을 합쳐서 다시 한 사람으로 만든 것 같은 기괴한 그림이나 마치 어린아이가 장난스럽게 그린 그림 파편 조각을 떠올렸다. 아래의 <우는 여인>이라는 작품을 예로 들면, 비싸게 팔리고, 유명한 그림이라고 하는데, 그림 초보인 내가 보기엔 진짜 잘 그린 그림인가?“하는 의문이 생기곤 하였다.

 

화관을 쓴 여인, 피카소, 공주 아트센터고마

▲ 화관을 쓴 여인, 피카소, 공주 아트센터고마


우는 여인, 피카소, 출처 : 마로니에북스

▲ 우는 여인, 피카소, 출처 : 마로니에북스


나의 이 생각은 피카소가 15세 때 그렸다는 그림인 <과학과 자비, 출처 마로니에북스 p15>를 보고선 완전히 바뀌었다. 피카소는 정말로 사진처럼 그림을 잘 그렸었고, 그 어린 나이에 이미 그림에 인간의 감정을 넣어서 그렸다는 것에 깜짝 놀랐다. 

죽어가는 환자를 가운데 침대에 두고, 왼편엔 의사인 듯 한 사람이 진맥을 보고 있고, 오른편에선 아이를 한 손에 안은 수녀가 환자를 자비스러운 얼굴로 내려 본다. 제목이 뭔가 했더니 <과학과 자비>였다. 의사로 상징되는 과학과 수녀로 상징되는 종교적 자비로움을 한 장면에 기막히게 담았다.

 

과학과 자비, 피카소, 출처 : 마로니에북스

▲ 과학과 자비, 피카소, 출처 : 마로니에북스


그렇다면 사진처럼 똑같이 그려서 주위의 촉망을 한 몸에 받던 젊은 화가 피카소가 도대체 왜 추상화를 그리기 시작했을까?” 하는 의문이 들었다. 

두 권의 책(<위대한 예술가의 생애 피카소, 마로니에북스>, <파블로 피카소, 마로니에북스>)10여 편의 서양미술 유튜브를 통해서 나의 그 어리석은 의문이 풀렸다. 

20세기 초에 변화를 시도하는 <마르크스주의 혁명>이 있었고, 과학기술 특히 <사진기>의 발명으로 사물의 모습을 거의 그대로 옮겨놓을 수 있게 되어, <사실주의> 그림에 대한 회의가 있었다. 

그 결과, 당시 유명 화가들은, 3차원의 공간을 2차원 평면에 담는 기존의 원근법명암법을 탈피하기 위한 여러 가지 시도를 했고, 사진처럼 똑같이 재현하는 그림보다는 인간의 감정을 표현하는 그림을 그리려 노력했다. 이 변화에 앞장섰던 화가가 <파블로 피카소>다.

 

아비뇽의 여인들, 피카소, 출처 : 피카소 마로니에북스 p.35

▲ 아비뇽의 여인들, 피카소, 출처 : 피카소 마로니에북스 p.35


지금은 유명해진 이 그림은, 피카소가 사실주의 화가로 자리 잡을 거라 생각한 많은 사람을 놀라게 했고, 주변 친구들은 피카소가 미쳐간다고까지 혹평했다. 

등과 얼굴이 동시에 보여 고개를 180도 돌린 좀비들처럼 보이기도 하고, 목욕하는 듯한 여인들의 얼굴 습은 아프리카 흑인 가면을 연상시키기도 한다. 각 인물의 몸과 머리는 각각 조각조각 분해되어 재조립한 느낌도 준다. 

바로 이 작품이 여러 방면에서 바라본 3차원의 인물 습들을 2차원 평면에 처음으로 담은 역사적인 <입체파> 그림이었던 것이다
 

전시회에서 들은 설명 중 또 놀란 사실은 피카소가 그림 뿐 아니라 조각, 판화, 도자기, 드로잉 등 여러 분야에 능했고, 평생 약 3만 점의 작품을 생산했다는 사실이었다. 그가 197393세의 나이로 사망했으니까 3만 점 ÷ 93330/년이니까 거의 하루에 미술작품 하나씩을 만든 셈이니 대단히 정열적으로 인생을 산 사람인 것이다. 

이번 공주 전시회에서도 여러 점의 도자기와 판화가 전시되어, 피카소가 대단한 화가라는 걸 새삼 알게 되었다.

 

부엉이 접시, 피카소, 공주 아트센터고마

▲ 부엉이 접시, 피카소, 공주 아트센터고마


이젤앞 자클린, 피카소, 공주 아트센터고마

▲ 이젤앞 자클린, 피카소, 공주 아트센터고마


현대미술의 특징이 아는 만큼 보인다. 이기에 공주 전시회를 참관하기 전에 피카소에 대한 책을 몇 권 읽던 중 존경스럽고 공감이 간 것이 두 가지가 있었다. 

하나는 그림을 그리면서도, 인류 보편적 가치인 <인권>에 대한 국가의 조직적 폭력에 붓으로 저항을 한 점이고, 또 하나는 추상화면서도 무엇을 그렸는지를 짐작할 수 있도록 해 관람자에게 도대체 뭘 그린 거야?”하는 고민이 없게 한 점이다. 

그의 작품 <게르니카>를 보면, 죽은 아이를 안고 울부짖는 엄마, 불이 붙은 건물에서 뛰쳐나와 소리치는 사람, 칼로 가슴을 관통당해 고통 속에 죽어가는 말, 여기저기 살려달라고 절규하는 사람들이 너무도 생생하다.

  

게르니카, 피카소, 출처 : 피카소, 마로니에북스

▲ 게르니카, 피카소, 출처 : 피카소, 마로니에북스


또 다른 작품인 <한국전쟁에서의 학살>을 보면, 총과 칼로 중무장한 군인들이, 엄마에게 매달리는 아이들과 벌거벗은 여자들을 쏴 죽이려는 모습이 너무도 생생하게 관람자의 마음에 전해진다.

 

요즘의 비구상 추상화 들이 엄청난 가격으로 미술 경매장에서 팔렸다는 뉴스를 들을 때마다 그 그림 가격을 내 월급과 비교해보기도 하고, “이 그림이 그 정도로 잘 그린 건가?” 하는 생각이 들곤 했는데, 파블로 피카소 그림을 보고서는 내가 만약 경제적인 여유가 있다면 이런 역사적이고 감동이 줄줄 흐르는 피카소 그림을 당연히 사려고 했을 것 같다. 
 

고흐 전시회에 이은 피카소 전시회는 미술 문외한 이었던 내가 미술에 첫발을 디디게 해준 고마운 전시회라서, 오랫동안 기억이 남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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