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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이야기

한반도 구석기 시대를 연 공주 석장리 박물관

어린이 놀이시설로 변질된 위대한 발견

2022.08.29(월) 16:55:07 | 상록수 (이메일주소:chulhwan01@naver.com
               	chulhwan01@naver.com)

이 글은 충청남도 도민리포터의 글입니다. 충청남도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공주 석장리 입구 표지석

▲ 공주 석장리 입구 표지석

중고등학교 역사시간에 구석기시대 우리나라 유물 발굴지 시험문제로 자주 출제되었던 <공주 석장리>에 다녀왔다.

 

석장리 박물관 전경

▲ 석장리 박물관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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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주 석장리> 한반도에는 구석기시대가 없었다는 일제 식민사관 주장이 틀렸다는 것을 증명하는우리나라 고고학계의 위대한 발견이다.
<공주 석장리박물관>에는 이곳에서 발굴된 손도끼찍개와 같은 1만여 점의 구석기시대 유물과 집터 모형을 볼 수 있고그 옆에는 그 발굴 조사작업을 지휘한 <파란 손보기 선생 기념관>이 자리 잡고 있다.

 

공주 석장리 발굴 시작과 마을 사람들

▲ 공주 석장리 발굴 시작과 마을 사람들



1964
년 금강 변에서 미국인 앨버트 모어 부부가 구석기시대 석기 조각들을 발견한 것을 계기로, 연세대 손보기 교수팀의 30여 년간의 발굴조사가 이어졌다. 

발굴팀은 손도끼, 찍개와 같은 구석기 시대를 보여주는 귀중한 유물과 집터를 연이어 찾아내어 한반도에는 구석기시대가 없었다는 일제 식민학자들의 주장을 단박에 뒤집었고, 특히 외국어로 되어있던 구석기시대 유물 이름들을 척 들으면 그 용도를 알 수 있도록 한글화(긁개, 자르개, 밀개 등)한 점이 인상적이다.

 

발굴현장의 손보기 선생

▲ 발굴현장의 손보기 선생
 

공주 석장리 전경

▲ 공주 석장리 전경



이곳은 주변 산에서 내려오는 계곡물이 금강 본류가 만나는 지역이라서 당시에도 구석기 사람들이 필요한 물과 식량
(물고기, 조개, 물 먹으러 내려오는 산짐승 등)을 조달하기에 편리한 지역이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박물관 입구 쪽에서 금강 상류 쪽을 바라보면, 전경이 확 트였고 금강이 접해서 사람들이 살기에 아주 좋은 환경이었을 것이라는 게 금방 이해가 되었다.

 

발굴현장의 단체사진

▲ 발굴현장의 단체사진



하지만
, 이곳 <공주 석장리박물관>1만 점이 넘는 구석기 시대 유물을 보관/전시하고 있고, 해마다(코로나 때문에 최근 일시 운영을 중단하기도 하였음축제를 열어 많은 사람이 찾는 곳이지만 시민의 한 사람으로는 아쉬운 점도 많다.

 

석장리 마을 어린이들

▲ 석장리 마을 어린이들



우선 이곳을 발굴할 당시 상당수의 마을 사람들이 살고 있었고 현장의 궂은일도 함께 했었다고 하는데
, 당시의 마을 모습이 어떠했고 그들의 삶의 터전이 어떻게 철거되었고 주민들이 떠나갔는지, 아무런 흔적을 찾을 수 없다는 점이다.

물론 <구석기 시대 유물발굴>이라는 커다란 공익(公益)을 위해서라지만, 강제로 철거되어 조상 대대로 살아왔던 정든 고향을 떠나야 했던 당시 주민들의 생활 모습이 어떠했는지, 적절한 토지 보상은 되었는지, 그 후 그들은 어떻게 되었는지도 역시 궁금한데 그런 정보는 박물관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었다.

 

공주석장리 어린이 체험학습장

▲ 공주석장리 어린이 체험학습장



둘째로
, 이곳을 와 본 사람들은 알겠지만, 공주 석장리가 한반도 구석기시대를 연 숙연한 장소라는 느낌보다는 어린이 동반한 가족을 위한 넓은 시립 어린이 놀이시설이라는 느낌이 먼저 든다.

물론 우리나라의 장래를 짊어지고 나갈 어린 세대의 교육은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각종 안내문을 어린이 위주로 디자인하고, 구석기시대 유적 전시관 옆에 미끄럼틀을 설치해 놀게 하고, 그래도 명색이 유적지의 조형물인데 얼굴 모양이나 마무리 수준을 어린이 동화나 만화영화 수준으로 관리하는 것은 굳이 다른 나라 예를 안 들더라도 좀 심하다는 생각이 들지 않을 수 없었다. 

 

손보기선생 기념관 전경

▲ 손보기선생 기념관 전경



셋째로 지적하고 싶은 것은 이곳에는 공주 시내 어디를 가도 쉽게 볼 수 있는
그 흔한 카페 하나 식당 하나가 없다. 단지 손보기선생 기념관 나올 때 생수 파는 가게 하나가 있는 게 그나마 다행이다. 물론 찾는 사람이 없으니 그런 편의시설을 운영할 수가 없다고 항변을 하겠지만, 우리나라의 대표 유적지이면서 전망도 훌륭한 곳이 개인 땅이라면 이렇게 방치할 리가 없을 거 같다는 생각이 든다. 예전에 석장리 명성을 듣고 공주를 찾은 손님들과 이곳을 찾았다가 아주 난감했던 기억이 지금도 생생하다.

  

공주 석장리 젊은이

▲ 공주 석장리 젊은이



공주 석장리 박물관 축제 때 가장 인기가 있는 것은
, <고기 구워 먹기><나룻배 타기>이다. 주로 어린아이들을 데리고 가족 단위로 오기 때문이고, 그거 빼고는 딱히 흥미를 끌거나 볼만한 곳이 없는 이유이다. 그래서인지 특정한 행사가 없거나 평일에는 이곳 박물관을 찾는 사람들이 거의 없고 훌륭한 유적과 시설이 아까우리만큼 인적이 드물다.

박물관처럼 수익성이 없는 문화재를 관리하고, 그 문화재의 가치를 잘 모르는 평범한 사람들을 설득하고 교육/홍보하는 전시관과 시설을 운영하는 데 많은 돈이 들어갈 것이다. 이곳을 찾는 많은 사람들도 그 점을 잘 안다.

하지만 하루 이틀 장사할 것도 아닌데, 이곳을 찾는 사람들이 아쉬워하는 점들도 역시 진지하게 한번 더 생각됐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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