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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이야기

마음이 답답할 땐 바다로 떠나요

2020.03.15(일) 12:49:02 | 김기숙 (이메일주소:tosuk48@hanmail.net
               	tosuk48@hanmail.net)

이 글은 충청남도 도민리포터의 글입니다. 충청남도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바다에서 바람을 쐬고 나니까 마음이 가벼워졌던 하루였다. 

동네 아우가 집에만 있으니까 우울증이 올 것 같다고 바다에 가서 바람이나 쐬고 오자고 갑자기 전화가 왔다.

"그려. 나도 심심 하던 차에 잘 되었다."라고 대답을 하고 혹시나 싶어 호미, 망, 깔방석, 장갑, 모자, 우비, 모든 걸 챙겨 가지고 길을 나었다. 

밭에는 농부들이 일을 한다. 감자를 심고, 포근한 비닐 속에서 고요히 겨울잠을 자는 마늘도 꺼내준다. 인부를 얻으려면 외국사람들, 주로 중국인을 많이 얻었는데 요즘은 중국 사람을 얻지 않는단다. 어디에서 얻었는지는 몰라도 남자들만 열 명 넘게 얻어서 일하는 모습이 차창 밖으로 보인다.

코로나19 사태의 진원지인 중국, 그리고 신천지, 처음 들어보는 이름. 코로나 바이러스가 세계 여러 나라를 힘들게 한다. 누구나 다 아는 일이지만 남을 배려하고 나를 위하여 마스크를 잘 챙겨 써야만 하는 일상이 지금 두어 달째 계속되고 있다. 학교 못 가는 학생을 둔 집에서는 아이들이 보채는 바람에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라고 하소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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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안화력발전소 뒤모습

자가용으로 쉬지도 않고 거의 한 시간을 넘게 달려 바다에 도착했다. 바로 옆에는 바다를 막아 만든 태안화력발전소가 있다. 아우는 오늘이 아홉매 바닷물이 늦게 나가고 늦게 들어와서 바지락잡기에는 좋은 물때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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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산 굴껍데기가 만든 빛나는 바닷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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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들은 바지락을 캐고 아이들은 신기한 듯 돌아다닌다

바닷바람을 쐬면 몸이 좀 가벼워지려나 하고 무작정 바다로 왔노라고 한다. 바닷물이 아직은 완전히 나가지를 않고 철썩철썩 푸른 물결을 일렁이며 천천히 부딪혀 흘러간다. 사람들 마음은 똑 같은지 모든 채비를 다 갖추고 사람들이 바다로 몰려든다. 초등학교 학생들도 많이 온 걸 보니 코로나19 때문에 부모 손에 끌려서 온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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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멀리 보이는 자연산 굴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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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푸덕 앉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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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 빠른 이는 바지락을 40kg이나 캐던 임자없는 바지락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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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일 듯 말 듯 작게 보이는 바지락 구멍, 구멍을 호미로 캐면 바지락이 나온다

난 바지락 잡지도 못하지만 바다에 오는 것은 무지하게 좋아한다. 그저 넓은 바다가 좋다. 바닷물 끝은 어디인지 몰라도 달은 알고 있다. 달은 음력 보름날부터 밀물과 썰물 번갈아 가며 바닷물을 하루 여섯 시간씩 두 번 밀고 당긴다. 그렇게 일주일을 움직이게 한다. 달은 어둔 밤을 밝혀 주지만 바닷물을 끌고 다니는 우주의 힘도 있다. 바닷가 사람들은 이 물때를 잘 알아서 바다에 나가지만 육지에 사는 우리네는 잘 몰라서 배워서 다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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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달래꽃이 피면 바지락은 통통하게 살이 오르는데, 아직 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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