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도의 과학물질 문명의 발달로 현대인은 편리한 삶을 살아가지만, 자연의 대재앙 앞에서는 속수무책이 되고 만다.

지난 8일 미국 북부 캘리포니아 나파밸리에서 시작된 산불이 꺼질 줄을 모르고 일주일이나 지속됐다. 잡히지 않는 화마에 40명의 사망자와 300여명의 실종자가 발생했고 약 5700채의 가옥과 건물이 전소됐다. 대피한 이재민 수만 10만명에 이르렀다.

우리나라도 재난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지난 5월 강릉산불, 2003년 대구지하철 화재, 2014년 세월호 사고, 마우나리조트 붕괴사고 등 처참한 재난들이 끊이지 않고 있다.

게다가 최근 빠르게 진행하고 있는 기후변화는 향후 더 큰 재앙의 씨앗이 될 것이란 우려가 높다.

최근 우리나라의 기후변화는 전 지구 평균보다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해양환경관리공단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현재와 같은 추세면 2100년에 우리나라 해양의 평균해수온도는 20.9℃로 오르게 된다.

이는 한반도 전역을 위협하는 동시에 여러 재난을 불러오는 매우 중대한 원인이 된다.

우리는 이미 올여름 급격한 기후변화로 인한 이상 징후를 경험했다. 지난 7월 천안시 병천면에는 253㎜, 청주시에는 290㎜의 국지적 집중호우가 발생하며 많은 도민들이 피해를 입었다.

여기에 더해 질병 발생으로 인한 생태적 위기는 사회 전체를 위협할 정도로 그 강도가 커지고 있다.

우리는 지난 2015년 메르스 유입과 확산으로 사회 전체 시스템이 마비될 정도의 위기를 경험했다. 또 AI와 구제역이 연이어 발생하며 축산업을 붕괴시킬 정도로 위협을 가하고 있다.

이외에도 미세먼지를 비롯해 각종 화학물질 유출 등 현대화된 사회가 치러야 할 각종 환경 재앙도 반드시 풀어내야 할 시대적 과제다.

이처럼 불안이 일상화되며 ‘안전’이 국가 의제로 급부상하고 있다. 충남도 역시 올해 주요 도정 과제로 ‘안전’을 주목하며 국가·사회적 차원에서 ‘안전’을 체계적으로 구축해 나가고 있다.

‘안전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한 일환으로 정부는 오는 10월 30일부터 11월 3일까지 5일간 ‘재난대응 안전한국훈련’을 본격 실시한다.

‘재난대응 안전한국훈련’은 발생가능한 모든 대규모 재난에 대비한 국가재난대비 종합훈련으로 지난 2005년부터 실시해 왔다.

이번 훈련에는 중앙과 지방자치단체 등 총 526개 기관이 참여한다. 한 곳에서 발생한 재난이 다른 모든 지역으로 급속히 확산되는 게 우리 사회의 특징인 만큼, 중앙과 지방자치단체가 유기적으로 연대해 재난 대응을 펼치겠다는 게 이번 훈련의 골자다.

재난대응을 효과적으로 펼치기 위해서는 평소 훈련이 필요하다. 그렇지 않으면 막상 재난이 닥쳤을 때 올바른 행동을 기대하기 어렵다. 지속적인 반복 훈련과 교육을 통해 재난현장에서 피해를 최소화하는 반응속도를 높여내야만 한다. 이는 미국, 일본 등 선진국에서 반복적인 방재훈련과 안전교육을 하는 이유이다.

이번 훈련에서 충남도는 지역 특성에 걸맞은 재난대응 훈련을 집중적으로 실시할 방침이다.

특히 서산시와 함께 대산석유화학단지 내 ‘한화토탈’에서 ‘테러에 의한 유해화학물질 유출 사고(복합)’를 가정한 대응훈련을 펼친다. 도민의 생명이 직결되는 훈련인 만큼 10월 30일 ‘토론훈련’과 11월 2일에 ‘현장훈련’으로 나누어 면밀히 진행할 계획이다.

또한 충남도내 각 지역의 특성을 반영한 위기관리 매뉴얼이 현장에서 제대로 작동되는지 검증하기 위한 재난대응 종합훈련도 병행한다.

이와 함께 실제 도민이 참여하는 재난상황 훈련도 펼친다. 재난 발생에 가장 중요한 것은 도민생명을 지키기 위한 골든타임이다. 재난상황 훈련을 통해 민·관이 함께 실전대응역량을 높여 귀중한 도민생명을 지켜나가도록 하겠다.

이번 ‘재난대응 안전한국훈련’의 결과는 철저한 피드백을 거쳐 제도적으로 개선·보완해 나갈 계획이다.

재난의 위험이 우리의 주변에서 일상화되고 있는 현실을 되돌아볼 때 재난대비 훈련은 선택이 아닌 필수사항이며 국민 생명을 보호하기 위한 값진 투자임이 분명하다.

하지만 과거와 달리 재난대비는 국가만의 노력으로 한계가 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고도로 연결된 우리 사회에서 제대로 재난대비를 하려면 국가와 함께 온 국민이 주체로 적극 나서줘야 한다. 어느 때보다 ‘안전’이 필요한 시기다.

이번 훈련에 도민들께서 적극적인 참여와 응원을 해주시기를 부탁드리며 오곡백과가 무르익는 추수의 계절인 10월에는 모두 안전하고 풍요로운 날들만 가득하길 기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