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간지주라고 하면 저도 생소하게 들리는데요. 공주 계룡산 자락에는 신원사, 동학사, 갑사가 현존하고 있는데 이 근처에는 그 사찰 말고도 여러개 더 있었을 것이라고 추정됩니다. 그 중에 하나가 바로 구룡사로 지금은 사지만 남아 있고 당간지주만이 그 역사의 흔적을 그대로 이어가고 있습니다. 



살다보면 일에 치이고 사람에 치여서 힘들때가 적지 않은데요. 
이곳은 그럴때 찾아온다면 자신에게 무언가의 답을 주는 곳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가을 단풍도 모두 사라진 상태에서 무작정 길을 나서서 이곳으로 와보니 답을 얻는 것은 아니지만 의미는 있네요. 



버스 정류장 같은데 상신 마을광장이라고 쓰여져 있습니다. 광장은 예로부터 의견을 받고 의견을 교류하는 곳이었습니다. 그러면서 소통하고 생각이 다른것이 있다면 서로 조율하는 과정을 통해 바꾸어 가는 거죠. 



여름에는 위용을 자랑했을 나무가 심어져 있는데 그 뒤쪽에 당간지주가 있습니다. 





얼마전 부안의 내소사를 갔다왔는데 그곳에는 최근에 만든 것으로 보이는 당간지주가 하나 세워져 있었습니다.  당간지주는 사찰 앞에 비단이나 천에 부처나 보살을 수놓거나 그림을 그린 당이라는 기를 걸어놓기 위해 당간의 좌우에 세운 기둥으로 . 통일신라시대부터 사찰 앞에 설치했던 건축물이라고 보면 되죠. 



공주 상신리에도 당간지주가 있는데 구룡사는 흔적이 없지만 당간지주는 남아 있는 상태입니다. 주변지역이 신성한 영역임을 표시하는 역할을 해주고 있습니다. 

공주 상신리 당간지주를 비롯하여 금간사당간지주, 중초사지당간지주, 부석사당간지주, 숙수사지당간지주, 홍천읍 희망리 당간지주등이 대한민국에 남아 있습니다.  공주 상신리 당간지주는 통일신라 시대 것이 아니라 고려시대에 만들어진 것으로 고려시대에는 세로선 무늬가 새겨지고 간대와 기단부가 갖추어진 특징이라고 합니다. 



당간지주를 보았으면 이제 그 당간지주가 세워져 있었을 사찰쪽으로 걸어가봅니다. 



상신리 마을을 확실하게 알려주려는 것처럼 벽에다가 써놨습니다. 마치 웰컴투 동막골이라고 하는 것과 비슷한 것 같습니다.



옆에는 밭이 있고 그 사잇길로 구룡사가 있었던 자리를 알리는 구룡사지가 자리하고 있습니다. 
구룡사지는 계룡산의 북쪽에 해당하는 위치에 자리했을 것으로 보이는데요. 계룡산 자락 골에 자리한 구룡사는 만들어졌던 당시에는 규모가 꽤나 큰 사찰이었던 것으로 보여진다고 합니다. 



구룡사지 안에서 개를 키워도 되는 모양인지 몰라도 개들이 적지 않더군요. 



공주의 구룡사지는 다른 사찰들처럼 복원되기는 힘들정도로 그 흔적이 거의 남아 있지 않더라구요. 



텅빈 절터의 공간에 그냥 기단석이 몇개쯤만 남아 있습니다. 옛 산사의 모습을 사라지고 없지만 그냥 자연의 소리만 주변에서 들리는 것 같습니다. 



이곳에서 무언가를 하면 안된다는 문구가 씌여져 있습니다.
"기념물 제39호 공주 구룡사지 문화재지정구역, 위법행위시 관련법에 의거 처벌됨"

계룡산에서 도 닦았다는 사람이 많을 정도로 이곳의 정기는 좋은 곳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명당터라고 잘 알려져 있기도 한데요. 어머니의 품과 같은 이 자리가 1000년전에는 어떤 모습이었을지 잠시 궁금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