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통합검색 바로가기
메인메뉴 바로가기
화면컨트롤메뉴
인쇄하기

지역신문뉴스

흉물스런 도림온천지구 ‘앞으로 어떡하나?’

20년 조합원다툼 사업중단…애꿎은 주민들만 피해

2015.06.05(금) 15:21:03 | 청양신문사 (이메일주소:lee@cynews
               	lee@cynews)

도림온천 부지에 덩그러니 세워진 오폐수처리장.

▲ 도림온천 부지에 덩그러니 세워진 오폐수처리장.


장평면 적곡리(도림리) 온천지구 개발사업이 첫 삽을 뜬 지 20년 넘도록 별다른 진척을 보이지 못하면서 지역의 흉물로 전락하고 있다.

도림온천은 1992년 한 지역주민이 최초 발견한 후 1995년 충청남도 관광지로 지정되면서 큰 기대를 모았다. 수질측정에서도 섭씨 26.3℃에 알카리-나트륨 중탄산형 성분에 미량의 유황과 게르마늄이 포함되어 있는 등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당시 청양군도 온천 개발이 지역홍보 및 지역경제 활성화에 큰 보탬이 될 것으로 판단, 국비와 도비, 군비를 지원했다.

군은 현재까지 도로개설과 오폐수처리장 등 기반조성예산 77억 원 중 70%에 해당하는 54억 원을 집행했으나, 2011년부터 지원을 중단했다. 총사업비 773억 원 중 80%(598억 원)에 해당하는 민간자본이 전혀 투자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민간투자는 ‘도림온천관광지조성조합’이 맡아왔다. 그러나 조합원 간 토지거래 및 시공업체 공사대금 미지급 등 불신과 갈등이 수년간 이어지면서 사업진척 없이 시간만 허비했다.

공사 중단으로 원치 않는 불편을 겪으면서 이미지 실추를 감수하고 있는 주민들은 하루라도 빨리 사업이 재개되어 청양경제를 견인하는 지역이 되길 바라고 있다.

지난해 11월 조합장과 임원이 새로 선출되면서 사업추진 의지를 보이는 만큼 향후 추이를 지켜봐야 한다는 반응이 나오는 시점에서 도림온천의 현 실태를 점검한다.


폐자재와 잡초 무성한 공사터

도림온천관광지 조성사업 대상지는 장평면 적곡리(도림리) 일원이다. 온천지구로 지정된 부지만 해도 총 53만3550㎡(약16만1680평)이고, 사업대상 구역은 14만102㎡(약4만2455평)다.

도림리는 청양IC가 있는 장평면 미당리에서 도림저수지를 거쳐 장평면 지천리와 대치면 작천리 까치내 유원지를 가기 위해 통과하는 지역이다. 이 마을의 마제터널을 지나면 한국의 아름다운 길 100선에 뽑힌 ‘나선형도로’를 만날 수 있어 많은 내방객들이 이곳을 지나고 있다.

도림온천 사업기간은 당초 1996년 개발승인을 받은 뒤 2011년 마무리하는 것으로 되어 있었다. 그 후 조합의 요청에 따라 군은 충남도에 사업기간 5년 연장을 건의, 2016년 사업을 완료하는 것으로 변경했다.

하지만, 이후에도 사업 재개는 이루어지지 않았고, 현재 사업부지 내에는 콘크리트 구조물과 자재들이 어지럽게 흩어져 있다.

온천장과 상가가 들어설 것에 대비한 오폐수처리장만 덩그러니 현장을 지키고 있고, 사업을 총괄 지휘해야 할 현장사무실은 문이 잠겨 있다.

드문드문 사람과 차량이 오가는 도로변에는 기반공사 시공업체가 붉은 글씨로 ‘유치권 행사 중’이라고 쓴 현수막 몇 장이 나부낀다.

또 온천 부지에서 ‘온천통문’(장평면 도림리~정산면 내초리) 쪽으로 눈을 돌리면 흉물스럽게 방치된 건물 2동(온천장 및 숙박시설)이 눈에 들어온다. 개인 소유의 이 건물은 콘크리트 공사만 진행된 상태다. 가까이 가보면 위험 표지판이 접근을 막고 있다.


마을 이미지 추락 ‘주민 원성’

도림온천지구 공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데서 오는 피해와 불편은 인근에서 농사를 짓고 있는 주민들 몫이다.

도림리는 1990년대 초반 60여 가구가 살고 있었으나, 도림저수지와 온천개발사업이 진행되면서 지금은 20여 가구만 남았다.

온천개발지구 윗동네는 도림사지와 칠갑산이 인접해 있고, 자연경관이 좋아 전원주택지로 안성맞춤이다. 최근에는 도시민 4가구가 이곳에서 삶의 터전을 잡았다. 전반적인 마을 분위기는 평화롭지만, 온천개발이 지지부진하고 곳곳에 빈 건물이 흉물스럽게 방치되면서 주민들은 눈에 보이지 않는 피해를 입고 있다.

땅값의 널뛰기도 주민들에게 부담이다. 온천개발 소식과 함께 도림리 일원의 토지가격은 폭등했다. 최근에는 도시민의 전원생활 관심이 높아지면서 택지를 구입하려는 발길도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원주민 입장에서 지가상승이 달갑지만은 않다. 주민 대부분이 농업에 종사하고 있어 토지가격이 오르면 살 때나 팔 때나 부담이 크기 때문이다.

이창규 도림리장은 “도림리는 산세가 수려하고 마을이 조용해 전원 택지로 선호도가 높다. 예전에는 금광이 있어 80호가 넘게 살 정도로 주민이 많았다”고 말했다.

주민 A씨는 “온천이 발견되면서 토지거래 가격이 크게 올랐다. 특히 대지는 인근 장평면 미당리보다 높은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며 “농업이 주업인 주민들에게 매매가격 상승은 세금 등에서 부담이 된다”고 짚었다.

지역의 한 부동산업자는 “도림온천지구 인근 토지는 3.3㎡에 보통 25만원부터 30만원 사이에 거래된다. 선호지역은 주로 주택을 지을 수 있는 곳”이라며 “매매가격이 비싼 이유는 지역이 협소하고 공원지역이이서 집 지을 터가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온천개발 초기에는 토지 거래가격이 현재보다 비쌌다”고 덧붙였다.


기반조성 예산 정부에 반납

수년간 한 발짝도 나가지 못하고 있는 도림온천사업은 청양군에게도 적잖은 부담이다. 천혜의 자연경관 속에 온천관광지를 조성해 지역경제 활성화와 농촌 부가가치 창출이라는 목적을 갖고 기반시설을 지원했지만, 그 결과는 보잘것없다.

군은 개발 당시 민간조합이 조직되고 개발의지를 보이면서 사업이 순조롭게 진행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도림온천관광지조성조합 조합원간의 불협화음이 법정 다툼으로 이어지면서 공사 진척이 없자 지원 중단을 결정하기에 이르렀다.

도림온천은 민간주도 방식으로 조합의 투자가 병행돼야 예산을 지원할 수 있다. 군은 조합의 사업실적이 거의 없고, 시공사가 공사대금 문제로 이의를 제기하는 상황이 지속되자 결국 기반조성사업비 70%를 집행한 이후 추가지원을 멈췄다. 추가지원예산 17억여 원은 예산집행 기간을 넘겨 정부에 반납한 상태이다.

군은 또 온천사업 기반조성예산을 집행한 뒤에도 이렇다 할 추진실적이 없어 감사기관의 지적을 수없이 받아왔다. 매년 열리는 군의회 행정사무감사에서도 도림온천사업은 단골 메뉴로 등장하면서 집행부를 압박했다.

군은 지난 2011년 6월 오폐수처리장 1차 보조 4억700만 원을 끝으로 지원을 중단했다.

군 관계자는 “칠갑산 도림온천관광지조성사업은 총사업비가 773억6700만원으로 큰 사업이다. 국도비와 군비는 77억3400만원, 조합 98억1100만원, 민자 598억2200만원이다. 현재 공정률은 기반조성 60%, 오폐수처리장 60%이고, 나머지 추진사항은 극히 미미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도림리는 1994년 충남도 온천지구로 지정된 후 1996년 관광지조성사업 시행 허가를 받았다. 1998년 조합설립 허가를 받고 사업을 진행했으나, 조합원들의 이해관계가 얽혀 공사에 차질을 빚어 왔고 몇 차례 군과 조합, 시공사가 간담회를 갖고 해결방안을 찾았지만 돌파구를 찾지 못했다”고 밝혔다.


조합의지 관건…휴양시설도 대안

칠갑산도림온천관광지사업은 조합이 책임지고 사업비용을 확보, 추진성과를 내야 한다.

도림온천개발은 민간투자가 총사업비의 80%에 달하는 만큼 투자유치가 관건이다. 하지만, 유치 실적은 눈에 보이지 않는다. 조합 측은 그동안 8차례 정기총회와 임시회의를 갖고 투자유치에 나섰으나 결실을 거두지 못했다.

설상가상 조합원, 투자자, 시공사 등이 갈등을 빚으며 불신의 골이 깊어져 법정다툼까지 벌였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2014년 11월 임시총회에서 신임 조합장과 임원진을 선출하고 사업추진 의지를 다지고 있다는 점이다. 새로 조직된 조합이 그동안 지지부진했던 상황에서 벗어나 뚜렷한 결과물을 내놔야 온천사업이 마무리될 수 있다.

조합 자체개발 외에 지자체가 개발권을 인수하는 ‘공영개발’ 방식도 대안으로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군은 이 방안을 염두에 두고 있지 않다. 재정자립도가 열악한 청양이 수백 억 원에 달하는 예산을 확보하는 것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또 온천산업이 최근 사양산업으로 치부되는 것도 문제이다.

또 휴양시설 개념의 개발도 거론되고 있다. 온천개발 전체를 포기하지 말고 지역경제 활성화 차원에서 관광지구 규모를 축소하더라도 실버타운 등 휴양지역으로 탈바꿈하자는 것이다.

청양군의회 이기성 의원은 “도림리 온천수는 적정 온도를 유지하고 있고 성분도 좋다. 그러나 최근 온천산업이 침체돼 단순한 관광단지 개발은 의미가 없다. 또 다른 걸림돌은 투자자와 조합원 갈등이 오랜 기간 지속되고 있어 언제 사업이 마무리 될지 불투명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군이 부지를 매입하고 민간투자를 유치해 사업을 주도하면 도림온천 문제 해결이 가능할 것”이라며 “고령화 사회로 접어든 한국의 현실을 볼 때 실버타운 등 휴양단지를 조성하는 것이 군이 추구하는 인구증가와 일자리창출,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청양신문사님의 다른 기사 보기

[청양신문사님의 SNS]
댓글 작성 폼

댓글작성

충남넷 카카오톡 네이버

* 충청남도 홈페이지 또는 SNS사이트에 로그인 후 작성이 가능합니다.

불건전 댓글에 대해서 사전통보없이 관리자에 의해 삭제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