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원고 뉴스를 본 아들이 자정에 보낸 톡
고생해서 자식을 키운 어머니들의 상실감과 큰 상처
2014.04.19(토) 00:07:24 | 모과
(
moga52@hanmail.net)
어제 자정이 넘어서 막내아들에게 톡이 왔다.
"엄마!'
"왜?"
"고모네 단원구지?"
"응"
나는 왜 톡을 했나 궁금해서 전화를 했다.
" 엄마! 동글이가 내일 오픈이라서 자고 있어. 톡으로 해"
며느리는 바리스타라서 새벽반 오후반 마감반으로 3교대를 하는 커피전문점의 점장이다. 직원이 17명인 대형 커피점이라서 직원관리와 고객접대로 늘 바쁘고 고단한 생활을 하고 있다. 막내아들과 나는 며느리가 깰까봐 톡으로 생각을 주고 받았다.
회사에서 단체 회식을 하고 늦게 귀가한 아들은 약간 술이 취한 상태였다. 막내아들이 고2 때 우리 집이 경제적으로 가장 어려웠던 때였다. 단원 고등학교 수학여행 간 고2 학생들을 보고 그때 생각이 난 것 같다.
안산은 공장 단지라서 주부들의 연령층이 젊은 편이다. 안산에 사는 큰시누이 형님 집 아래층 집의 아들도 사망자 명단에 있다고 들었다. 뭐라 표현하기 어려울 정도로 안타깝고 가슴 아픈 일이 생겼다.
뉴스에서 아들의 생사를 몰라서 울부짓는 엄마, 간절히 기도하는 엄마, 말 없이 눈물을 흘리는 엄마들의 모습을 본 막내아들은 자식을 고생하며 키운 엄마들의 마음을 이해하고 안타깝고 가슴 아파서 울었을 것이다.
자기가 고2 때 엄마의 고단함과 자식에 대한 간절한 마음을 기억하고 가슴이 아프게 생각한 아들의 여린 마음이 전해져왔다.
피어보지 못한 꽃봉우리들 ,
나는 학생들이 기적적으로 살아서 애타는 엄마들 앞에 나타나길 간절히 기도하는 마음이 됐다.
그동안 공부만 한 여린 학생들이 무슨 잘못이 있어서 이런 고통을 겪고 있는가?
하늘이 정말 무심하게 느껴지는 날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