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글이는 한복을 곱게 입었고 나는 평상복으로 입었다. 결혼식에 입었던 한복의 길이가 너무 길어서 입기가 불편했기 때문이다. 큰형님 집에 도착 하자마자 차례상에 음식을 올리기 시작했다.
동글이는 자연스럽게 차례 음식을 상으로 나르기 시작했다. 친정에서 하던대로 자연스럽게 움직이는 며느리의 모습이 진작부터 한 가족이었던 것처럼 자연스럽고 아름다웠다.
병풍에는 남편의 증조부모와 조부모, 두 분의 어머니의 지방이 붙어있었다.
아버님과 큰아주버님에 이어서 종손(44세)이 절을 하고 있다.
큰집 손자와 손녀들의 재롱이 귀엽다. 사촌끼리 가까운데 살아서 친 남매같이 다정하다.
시아버님(92세)께 세배를 하는 남편의 형제 부부들의 모습.
남편의 4형제 부부가 세배를 받고 있다. 미국의 시동생은 전화로 안부를 전했다. 평소에는 매주 토요일 아침에 시아버님께 전화를 하는 효자이다.
작년에 이어서 올해에도 작은집에서 따로 차례를 지내서 아버님의 직계 후손 22명만 모였다.
아버님은 세배를 한 모두에게 신권으로 2만원 씩 세배돈을 주셨다. 남편도 92세까지 건강해서 자손들에게 넉넉한 세배돈을 줄 수 있었으면 좋겠다. 우리부부는 큰집에 오기 전에 아들부부에게 미리 세배를 받았고 신권으로 5만원씩 세배돈을 봉투에 넣어서주었다.
동글이는 생일이 음력 12월 29일(양력 1월 29일)이었던 남편을 위해서 생일 케익을 사왔고 봉투 두 개를 준비해서 남편과 나에게 주었다. 정성이 담긴 액수여서 고마웠다.
세배가 끝나고 떡국을 먹기 위해서 상을 차렸다.
모두 큰동서형님이 시키는대로 질서있게 움직였다.
큰집 식구들은 모두 한복을 입어서 설날의 분위기가 화사해서 좋았다. 나도 내년에는 한복을 입어야겠다.
동글이는 오후 3시까지 출근해야해서 빨리 서울로 보내야했다. 출근해서 밤 12시까지 근무해야 하므로 상당히 피곤 할 것 같았다. 방송에서는 10시 전에 출발하면 차가 밀리지 않는다고 했다.
한복을 곱게 입고 흰 앞치마를 두른 새댁이 동글이다. 자연스럽게 부엌과 거실을 오가며 자기 몫을 열심히 하는 동글이가 믿음직스럽고 예뻤다.
나는 동글이를 막내아들 옆에 앉으라고 하고 떡국을 먹게 했다. 시어미가 빨리 챙겨서 서울로 보내야 집 근처에 있는 친정에 가서 점심을 먹고 출근을 할 수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