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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신문뉴스

“수문 열면 푸른 바닷물이 자주색으로 변해”

기획/ 수질 악화된 홍보지구 해법 모색<1>

2013.10.11(금) 10:54:06 | 솔이네 (이메일주소:siseng@hanmail.net
               	siseng@hanmail.net)

오천항 앞바다의 어선들이 바닷길을 가로막고 있는 보령호 방조제 앞에 정박해 있다.

▲ 오천항 앞바다의 어선들이 바닷길을 가로막고 있는 보령호 방조제 앞에 정박해 있다.


홍성·보령호(홍보지구) 수질악화로 농업용수 공급계획이 차질을 빚고 있다. 당초 2009년부터 결성지역에 첫 용수를 공급하겠다는 계획이었지만 수질대책 지연으로 농업용수 공급은 2016년으로 미뤄졌다. 한국농어촌공사와 홍성군, 보령시 등 해당 기관단체들은 2012년 수질개선대책을 수립해 2020년까지 2945억 원을 투입할 계획이지만 수질개선 여부는 미지수다. 국내 하구 담수호 사례를 통해 수질 개선의 대안을 모색한다. <편집자 주>

글 싣는 순서
<1> 홍보지구 수질오염 현황
<2> 수질개선대책 가능성 여부 검토 
<3> 담수호 사례1 - 간월·부남호(AB지구)
<4> 담수호 사례2 - 금강하구 
<5> 담수호 사례3 - 새만금
<6> 담수호 사례4 - 시화호
<7> 홍보지구 수질개선 대안 모색
 
수질, 농업용수 등급 이하 … 가스에 악취마저
주원인 축산폐수 … 해수유통으로 임시처방

보령시 오천항은 홍보지구의 보령호 방조제를 바라보고 있다. 수십 척의 어선들이 바닷길을 가로막은 방조제 앞에 정박해 있다. 예전에는 홍성군 광천읍 옹암포 앞까지 뱃길이 이어졌던 곳이다.

바다낚시와 각종 해산물을 맛볼 수 있는 관광지로 여전히 각광받고 있지만 이곳에서 어업에 종사하는 주민들은 바닷길을 막은 방조제에 대한 원성이 높다. 김종구 오천항 어촌계장은 “방조제 수문을 열면 푸른 바닷물이 자주색으로 변한다”며 “수문을 여는 날이면 낚시도 안 된다”고 말했다.

오천항의 낚시 가게에서 만난 한 주민은 “키조개를 잡아서 바닷물에 담가놓으면 얼마 지나지도 않아서 죽어버린다”며 “줄을 길게 늘여서 바닷물 깊숙이 넣어놔야 키조개가 산다”고 말했다. 깊은 곳의 바닷물은 깨끗하지만 보령호에서 흘러나오는 물이 섞인 상층수는 오염됐다는 이야기다. 또 다른 주민은 “빙도(보령호 내에 있는 섬)에 갔더니 갯벌에서 가스가 나오더라”고 전했다.

홍성호의 상황도 보령호와 별반 다르지 않다. 금강유역환경청, 한국농어촌공사 및 지자체가 공동으로 수행한 용역 결과에 따르면 화학적산소요구량(COD)은 2010년 기준으로 홍성호가 10.12mg/L, 보령호가 9.87mg/L로 홍성호가 더 악화돼 있다. 농업용수의 수질 기준인 8mg/L(4등급)을 넘어서는 수치다.

수질오염의 주요 원인은 축산폐수로 꼽힌다. 홍성호의 오염물질 배출 부하량의 69.8%, 보령호의 52.2%가 축산계로 분석됐다. 용역보고서는 “읍·면단위 기여율 분석 결과 홍성호 유역은 가축사육두수가 매우 많은 은하면이 가장 높은 배출부하량 기여율을 보였고, 보령호 유역은 생활계와 축산계 오염원이 밀집한 광천읍이 가장 높았다”고 분석했다.

홍성호 배수갑문. 수위조절 뿐만 아니라 축산폐수로 인한 민원에 의해 수문을 열어 해수를 유통시키고 있다.

▲ 홍성호 배수갑문. 수위조절 뿐만 아니라 축산폐수로 인한 민원에 의해 수문을 열어 해수를 유통시키고 있다.


통상적으로 방조제의 배수갑문은 홍수 방지를 위해 수문을 열어 수위를 조절하지만 현재 홍보지구의 배수갑문은 호수 내의 수질 악화를 막기 위해 수문을 열어 해수를 유통시킨다.

홍성호 방조제 배수갑문을 담당하는 한국농어촌공사 관계자는 “강우량이 많아 수위가 올라가면 수문을 열어 바다로 빼지만 민원에 의해서 바닷물을 호수 안으로 넣기도 한다”고 말했다. 축산폐수 악취로 호수 주변 주민들의 민원이 들어오면 수질이 악화된 호수 내부의 물을 바다로 빼내고 깨끗한 바닷물을 호수 내로 넣는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바닷물을 넣으면 농업용수를 사용하기 위한 담수화가 늦어지지만 바닷물을 넣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그나마 호수 내의 수질을 유지시키던 바닷물도 내년부터는 막힐 전망이다. 2016년부터 농업용수를 공급하기 위해 호내의 염분을 빼야하기 때문이다. 농어촌공사 천수만사업단 관계자는 “호내의 염분농도를 낮추는데 1.8년~2년 정도 소요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며 “내년부터 바닷물을 넣지 않고 호내의 물을 체류시켜 용출한 다음 차츰 바다로 빼낼 것”이라고 밝혔다.

농어촌공사 측은 2012년부터 호내 수질개선 대책을 착실히 추진하고 있기 때문에 해수유통을 차단시켜도 수질이 유지될 것이라는 입장이다. 그러나 지자체가 담당해야 하는 호수 주변 수질대책 추진이 늦어지고 있다. 유입되는 하천이 오염되면 아무리 호내에 수질을 개선해도 소용이 없다는 지적이다.

주민들은 해수유통 차단에 따른 수질 악화를 우려하고 있다. 김종구 오천항 어촌계장은 “물은 순환되지 않으면 썩을 수밖에 없다”며 “결국 통수하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홍보지구의 농업용수 공급지역 주민들 사이에서도 회의적인 목소리가 나온다. 서부면 신리 이서준 이장은 “지난해 가뭄으로 고생했지만 이곳 사람들도 홍보지구가 오염돼 있어 농업용수 공급에 별로 기대를 걸지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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