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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이야기

살다 보니, 참 별일을 다...

2013.03.10(일) 12:28:13 | 대한독립만세 (이메일주소:lkdfldf33@hanmail.net
               	lkdfldf33@hanmail.net)

이 글은 충청남도 도민리포터의 글입니다. 충청남도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오늘은 꽃샘 추위여서인지 아침 날씨가 제법 쌀쌀했지만 한낮이 되니 역시 따사로운 햇살이 얼굴을 간질이고 있다.

 오늘뿐만 아니라 어제는 완전한 봄날이었다. 전라북도 전주가 무려 28도까지 치솟았다고 하니 느닷없는 더위에 놀랄만도 했다.

 봄날에는 그동안 겨우내 추웠던 몸이 녹으면서 한낮에 따가운 햇살 아래 나른한 춘곤증에 시달리기도 한다.

 어제는 종친회 일로 전철을 타고 경기도 오산의 당숙네 집에 잠깐 갔다 오던 중 전철 안에서 아주 부끄러운 실수를 했다.

 살다 보면 본의 아니게, 그리고 나도 모르는 사이에 말로 꺼내기조차 참 창피한 경우를 당하는 일도 있는데 이번 일이 그랬다.

 요 며칠동안 회사 업무로 잠도 제대로 자지 못한데다가 휴대폰에 매달려 살다 보니 어처구니 없게 저지른 실수였다.

 전철을 탄 시간이 점심 식사 후인 오후 2시 반쯤이었다.

 

 전철에 올라 타는 순간 운 좋게도 바로 앞에서 앉아 계시던 승객이 내리는 바람에 자리가 생겼다.

 의자에 앉자마자 생리적으로는 나른한 낮잠이 찾아오기 딱 좋은 시간대이기도 했지만 봄날 춘곤증까지 겹쳐 그동안 피곤했던 내 몸이 전철 안에서의 단잠의 유혹을 뿌리치지 못한채 오후 더위에 나도 모르게 스르르 잠이 들었던 모양이다.

  폭포처럼 쏟아지는 잠을 청한 뒤 그냥 곯아 떨어졌는데...
 한참을 곤히 자는데 허벅지에서 진동이 느껴졌다.
 ‘엥? 전화가 왔나보네!’ 잠결에 얼른 받았다.

 (나) “여보세요?”
 (아내) “자기야?”
 (나) “응, 왜?”
 (아내) “이따 저녁 뭐 먹을거야?” 그리고 지금 대전은 날씨 어때??”

  어?...... 대전?!!..... 오산에 갔다가 집으로 내려가는걸 뻔히 아는 사람에게 웬 대전?..
 엉뚱한 질문을 하는 아내 말이 이상해 고개를 들어 주위를 둘러봤다. 내 손에 전화가 쥐어져 있는건 맞았는데...
 어? 그런데....

 앗차, 정신을 차리고 보니 꿈이었다. 나는 잠결에 꿈을 꾸다가 전철에서 잠꼬대를 한 것이다.

 순간 꿈이란걸 깨닫고 어떻게 된건지 정신을 차리고 전화를 열어봤으나 최근 통화기록은 3시간 전 집에서 나올 때 아내와 통화한게 전부였다. 그럼 내가 여태 유령하고 통화했나? 다시 정신을 가다듬고 앞을 쳐다봤더니 몇사람이 나를 바라보며 키득키득 웃고 있는게 아닌가?

 바로 그때 “자기야, 이따 다시 전화할께”라며 슬그머니 전화를 끊으며 일어나 전철에서 하차하는 옆자리의 아가씨. 

 '앗, 그녀(?)는 내가 꿈을 꾸며 들은 목소리였다.  세상에... 
 잠시전 ‘부르르’ 진동소리에 휴대폰을 받았지만 그건 그 아가씨한테로 온 전화였던 것이다.  앉자마자 잠에 떨어진 나는 그녀의 전화기에서 울린 진동소리를 내 전화로 착각해 그녀의 통화소리에 맞춰 잠꼬대를 한 것이었다. 

  그 여성이 자리를 뜨면서 내게 그윽한 눈길을 한번 던져주었는데 그 표정이 기막혔다.
 마치“통화 즐거웠어요”라는 그런 눈빛,,, 하이고 이게 웬일인가.

상황파악이 끝나자 즉시 창피해지기 시작했다. 걸려 오지도 않은 빈 전화를 꿈속에서 받으며 잠결에 많은 사람들 앞에서 헛소리와 잠꼬대를 했으니. 그것도 하필 바로 옆자리 아가씨의 음성에 맞춰 대꾸를 하며 통화를....

 옆에서 들은 사람들이 속으로 나를 얼마나 비웃었을까. 거기다가 꾸벅꾸벅 졸면서 전철 창틀에 꽈당~ 꽈당~ 하면서 몇번을 부딪쳤는지 머리의 몇군데가 욱신욱신 아팠다.
 이럴땐 뻔뻔함이 무기라지만 창피해서 도저히 자리에 앉아 있을수 없었다.

 슬그머니 자리에서 일어나 다른 칸으로 옮겨 갈 수밖에 없었다. 집에까지 앉아서 갈 수 있었던 기회를 놓치며 창피하기까지 했던 봄날의 예상치 못한 춘곤증 부작용(?).
 ‘에고, 담부턴 전철에서 졸지 말아야지’

 전철에서 내려 집으로 가면서 혼자 얼마나 웃었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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