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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이야기

아이들은 어른이 믿는 만큼 성장한다

2012.12.20(목) 19:50:25 | 모과 (이메일주소:moga52@hanmail.net
               	moga52@hanmail.net)

이 글은 충청남도 도민리포터의 글입니다. 충청남도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며칠 전 감기로 몸살이 심해서 누워 있는데 전화가 한통 왔다.

"언니! 우리 지희가 수학 1등급 했어요. 모두 언니가 조언을 해준 덕분입니다. 고맙습니다." 

지희는 내가 교과부 블로그기자단을 할 때 함께 활동하던  중학생 정호의 누나이다. 중학생들은 엄마와 함께 참석해서 자연스럽게 정호와 지희 엄마를 알게 됐다.

지희는 중학교를 졸업하고  국내 최고인 외고에 진학하라는 담임과 학교측의 말을 듣지 않고 인문계 고등학교에 진학을 했다.

지희는  유치원 때부터 고아원에 가서  기저귀개기 봉사를 했다. 중학교 때는 복지관에서  저소득층 가정의 중학생들에게  공부를 가르치는 '언니 선생님'으로 봉사를 했다. 지희는 서울시에서 주는 '청소년 봉사 대상'도 받았다.

지희가 고등학교에 입학을 하자, 지희 엄마는 나보고 지희네 학교의 자율학습을 취재하면 좋겠다고 했다. 그런데  사정상 학교 인터뷰는 하지 않게 되고 지희모녀와  학교 앞에서 차만 한 잔 마셨다.

지희는 영어와 중국어 등 4개국어를 한다. 집에서 홈스데이를 해서 자연스럽게 하게 됐다.  다른 과목은  다 일등급인데 문제는 수학이 4등급이라고 걱정이 많았다. 지희는 사교육을 받지 않았다.

지희의 장래희망은 대학에서 정치외교학을 전공하고 미혼모나 정신대 할머니들 같이 소외된 여성들을 위해서 일하고 싶다고 했다.

내가 조언을 해주었다. 나는  학창시절에 수학을 좋아했고  당연히 점수도 좋았다. 수학은 늘 전교 1등이었다.

"지희는 아주 구체적이고 좋은 인생관을 가지고 있어요. 그런데 지희가 원하는 대학에 가려면 수학도 일등급이라야 하는데…. 이번 여름방학 때 수학이 이기나 내가 이기나 한번 싸워 보세요. 사람들이 수학을 어렵다고 말하는데 사실 수학은 아주 재미있고 통쾌한 과목이예요. 얼마나 쉬우면 수능에서 만점이 5%나 나올 때도 있겠어요. 수학은 정말 재미있고  통쾌한 과목이예요. 지희양이 수학을 극복해야  인생의 목표에 성공할 수가 있을 거예요.  "

작년 여름 방학을 하기 전에 만난 지희는 눈을 반짝이며 들었다. 그후  겨울방학 때 지희 엄마에게 전화가 왔다.지희가 수학이 2등급이 됐다고  기뻐했다.

나는 지희에게 밥을 한번 사주고 싶었으나  작년에 시집과 친정에서 다섯분이나 돌아가셔서  경황이 없었다.

이번  2학년 기말고사에서  지희는 수학도 1등급이 됐다. 하루에 3시간씩 수학을 공부해서 드디어 1등급이 됐고 , 더 중요한 것은 수학을 좋아하게 된 것이다.

지희엄마는 언니가  해준 조언이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지희네 학교 선생님들도  수학이 4등급이었던 학생이  1등급이 된 것에 대해서 궁금해 한다고 했다. 지희가 자기를 지켜보고 있는 분이 있다고 말씀드렸다고 했다.

나는 이번  겨울방학 때 지희에게 밥을 한끼 사주기로 했다. 지희 같이 미래에 대한 확실한 목표가 있는 학생들은 성공할 확률이 크다. 내가 살 미래는 지희 같은 학생들이 이끌어 갈 것이다. 나의 조언으로 수학을 좋아하게 된 지희의 노력에 큰 박수를 보낸다.

나는 오랜만에 어른 노릇을 한 것 같아서 기분이 좋았다.  아이들은 어른이 믿는만큼  성장한다는 진리를 다시 믿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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