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출처: 오마이뉴스
수면 위로 점박이물범 한 마리가 모습을 드러냈다. 입에는 물고기 한 마리가 물려 있었다. 물범은 먹잇감을 놓치지 않은 채 물속과 수면을 오가며 이동했고, 이내 물고기를 먹기 시작했다.
지난 9월 8일 오전 8시 40분경 충남 서산 가로림만에서 포착된 장면이다. 가로림만 점박이물범 시민조사단의 카메라에는 이날 점박이물범이 물고기를 사냥해 먹는 모습이 생생하게 담겼다.
영상 속 점박이물범은 사냥한 물고기를 입에 문 채 이동하다 수면 위로 올라왔다. 다시 물속으로 몸을 숨겼다가 모습을 드러내기를 반복하며 먹이활동을 이어갔다. 그동안 가로림만에서 모래톱에 올라 휴식을 취하거나 물길을 따라 이동하는 점박이물범의 모습은 시민조사를 통해 꾸준히 관찰돼 왔다. 하지만 이번 기록은 점박이물범이 실제로 먹잇감을 확보한 뒤 이동하고 섭취하는 과정이 사진과 영상에 함께 담겼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모래톱의 '휴식' 넘어 먹이활동까지

▲ 가로림만에서 점박이물범이 사냥한 물고기를 입에 물고 있다. 2026년 9월 8일 시민조사단 촬영.
가로림만은 점박이물범이 서식하는 국내 대표적인 해역 가운데 하나다. 점박이물범들은 물이 빠지면 드러나는 모래톱에서 몸을 말리고 휴식을 취하며, 주변 해역을 오가며 먹이활동을 한다.
서산태안환경교육센터가 운영하는 '가로림만 점박이물범 시민조사단'은 매년 가로림만을 찾아 점박이물범의 개체 수와 출현 위치, 행동, 서식지 변화 등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 7월 26일 조사에서는 가로림만 모래톱에서 한꺼번에 휴식을 취하는 점박이물범 13마리가 확인되기도 했다. 당시 관찰은 서산갯벌이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에 확대 등재된 직후 이뤄져 가로림만의 생태적 가치를 보여주는 장면으로 주목받았다.
이번에는 카메라가 모래톱이 아닌 물 위를 향했다. 점박이물범이 가로림만을 단순한 휴식 공간으로 이용하는 데 그치지 않고 실제로 먹이를 찾아 활동하고 있다는 모습을 시민들이 직접 확인한 것이다.
권경숙 서산태안환경교육센터장은 "그동안 시민조사단은 가로림만을 지속적으로 관찰하면서 점박이물범의 출현 시기와 위치, 개체 수 등을 기록해 왔다"며 "이번처럼 사냥과 먹이 섭취라는 구체적인 생태행동이 사진과 영상으로 기록된 것은 시민조사 자료의 가치를 보여주는 좋은 사례"라고 말했다.
이어 "점박이물범이 가로림만에서 휴식을 취하는 모습뿐 아니라 실제 먹이활동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현장에서 확인한 만큼 앞으로도 지속적인 관찰을 통해 점박이물범의 서식환경과 생태적 특성을 더욱 세밀하게 기록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시민의 카메라가 쌓아가는 가로림만의 기록

▲ 점박이물범이 물고기를 입에 문 채 이동하며 먹이활동을 하고 있다. 2026년 9월 8일 시민조사단 촬영.
점박이물범 시민조사는 전문 연구자만의 조사가 아니다. 지역 주민과 환경활동가 등 시민들이 직접 망원경과 카메라를 들고 바다를 관찰한다. 어느 시기에 물범이 나타나는지, 몇 마리가 함께 움직이는지, 어디에서 쉬고 어떤 행동을 하는지를 하나씩 기록한다.
한 번의 관찰만으로는 알기 어려운 변화도 해마다 기록이 쌓이면 가로림만과 점박이물범의 관계를 보여주는 자료가 된다. 이번에 촬영된 먹이활동 역시 그런 기록 가운데 하나다.
모래톱에서 쉬고 있던 열세 마리의 점박이물범에 이어, 이번에는 물고기를 사냥해 먹는 한 마리의 모습이 시민들의 카메라에 남았다. 시민들이 오랫동안 바라보고 기록할수록 가로림만에서 살아가는 점박이물범의 일상도 조금씩 더 구체적으로 드러나고 있다.

▲ 점박이물범이 물고기를 입에 물고 수면 위로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2026년 9월 8일 오전 8시 40분경 시민조사단 촬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