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비의 고장 논산에는 충청국학의 총체적 거점 연구기관인 한국유교문화 진흥원이 있습니다. 이곳은 아름다운 자연 풍경과 고풍스러운 한옥 멋이 어우러진 논산의 숨은 명소인데요. 대자연이 품은 한옥 카페 사랑과 선비의 숨결을 느낄 수 있는 전시공간이 활짝 열려있습니다.



본관 건물로 들어서면 지난 5월에 오픈한 카페 ‘사랑(舍廊)이 반겨줍니다. 노성면 병사리 마을 협동조합 주민들이 운영하는데요. 다양한 전통차와 음료 커피 등이 판매되고 있습니다. 천연 전통차와 천연 꽃 차는 수제로 정성스럽게 만든다고 해요.



카페 사랑의 시그니처 메뉴는 직접 농사지은 신선한 재료를 듬뿍 넣어 갈아 만든 딸기 스무디와 블루베리 스무디라고 해요. 요즘처럼 더운 날에는 시원한 딸기 스무디가 제격이죠. 지인이 주문한 캐머마일 티와 함께 사진을 찍어보았습니다.



카페 내부는 아담하고 고풍스러운 한옥이 주는 편안함을 느낄 수 있는데요. 창밖의 펼쳐진 그림 같은 병사 저수지 뷰는 바라만 보고 있어도 마음이 평온해집니다. 카페 사랑은 화창한 날에 방문해도 좋지만, 비 오는 날 따뜻한 커피 한잔 마시면서 한옥 처마에 떨어지는 빗방울 소리 들으면 운치가 있겠죠.





한국유교문화진흥원 지상 1층은 유교문화 관련 체험교육 전시 등의 콘텐츠가 어우러진 공간입니다. 문화공간 솔비움을 비롯해 기획전시실, 대학당, 어울마루, 청연실, 야외정원 등이 위치하고 있습니다.



본관 지상 2층에는 교육을 담당하는 소학당과 기증자를 위한 나눔마루가 있습니다. 한국유교문화진흥을 위해 지식과 정보를 나누는 나룸마루에서는 효와 가족 사랑 사진 기획전이 열리고 있는데요. 작품마다 개성이 있고, 가족 간의 끈끈한 사랑과 화목함을 엿볼 수 있었어요. 잠시나마 효와 예를 돌아보는 시간이었답니다.



1층과 2층을 이어주는 이음마루에 들어서자 탄성이 저절로 나옵니다. 넓은 통창 너머로 아름다운 병사 저수지가 한눈에 들어오고, 전면 대형 스크린으로 보이는 멋진 자연 풍경에 발길이 저절로 멈춥니다. 이음마루는 진흥원의 핵심가치인 '소통'을 의미하는 공간인데요. 사진 찍기 좋은 명당자리입니다



이음마루 양쪽 벽장에는 문방구, 도자기 등 보자기를 활용한 우리 고유의 전통적인 포장 법이 눈길을 잡습니다. 화려하지 않으면서 단아한 멋이 보기에도 예쁘고 정성이 가득해 보였는데요. 기회가 되면 보자기 포장 법을 배우고 싶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곳 '솔비움’은 소나무의 푸르름을 닮아 비온 후 새싹을 틔우듯 새로운 것을 움트게 한다는 의미인데요. 도서관·기록관·박물관의 기능을 수행하는 복합문화공간입니다. 관람객들은 유교문화 관련 국내외 도서 및 교양도서를 자유롭게 열람하고 전시를 관람하며, 각종 문화행사에 참여할 수 있습니다.



창가에 정겨운 소반과 포근한 방석이 발길을 머물게 합니다. 카페 사랑에서 차를 구입해서 이곳에서 책도 보고 담소를 나누면 됩니다. 마치 한옥집 대청마루에 앉아 차를 마시는 기분이 들겠죠.



촉오문은 사계 김장생이 쓴 '양성당기'의 '촉물오리'에서 따온 글귀로, '사물에 접촉해서 이치를 깨닫다'라는 뜻입니다.



솔비움 촉오문 안으로 들어서면 또 하나의 소규모 전시공간이 있는데요. 선비의 삶과 유교의 문화를 엿볼 수 있는 다양한 전시품을 만날 수 있습니다.



한국유교문화진흥원에서는 어린이부터 성인까지 개인·단체를 대상으로 다양한 교육·연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유교문화의 대중화와 K-유교의 세계화를 목표로 다양한 사업을 추진 중인데요. 학생 대상 인성 프로그램인 '동몽(童蒙) 들과 함께 놀기' '청춘에 쓰는 서찰' 등 참가자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고 있다고 합니다.



1층 기획 전시실에는 한국유교문화진흥원 개원 1주년을 맞이하여 '당신은 어떻게 보여지길 원하는가'라는 주제로 특별전이 열리고 있습니다. 이번 전시는 시대의 눈으로 바라본 사람의 가치와 시대를 앞서간 이들의 외로움과 고난이 우리를 위로하고 독려하기를 바라는 목적으로 시작되었다고 합니다.



전시장에 들어서면 목은 이색 초상화를 선보이고 있습니다. 원본은 전해지지 않고 조선시대 새로 옮겨 그려졌는데요. 회화사 연구에 중요한 자료로 평가된다고 합니다. 원나라 중국 시절 서투른 중국어와 작은 나라에서 왔다는 이유로 그를 무시하던 중국인들에게 '우물에 앉아 하늘을 보고 작은 하늘이라 말한다.'라고 제압한 일화는 뛰어난 문장력 뒤에 자리 잡고 있는 한국 성리학의 정체성을 보여 주고 있다고 합니다.



충남 아산 태생의 문학평론가였던 고(故) 이어령 선생의 시선은 실용적인 의미 너머의 사물의 시학을 통해 갓과 붓, 매듭과 소반 등 선비의 물건에 담긴 한국인의 정신을 보여 줍니다.



절망 속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던 열정. 이번 전시에서는 목은 이색으로부터 박팽년, 이지함, 권시, 이유태, 홍대용, 김정희, 이상재, 김복한 등에 이르기까지 14세기에서 20세기에 걸친 ‘조금은 다르게 보였던’ 이들의 삶의 태도를 용기와 소통, 도전과 창조라는 네 가지 관점으로 바라보고자 합니다.





임진 왜란 때 중봉 조헌의 ‘화살통’ 월남 이상재 타계 후 그를 추모하는 사람들이 남긴 만장록 등 보물 2점을 비롯해 국립무형 유산원, 대전시립 박물관 등 6개 기관의 45점의 유물들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총 3부로 나누어 1부는 사물의 보는 방식, 2부는 다르게 보기, 3부는 '어떻게 보여 지길 원하는가'로 전시되었습니다. 전시 관람은 무료이며, 관람시간은 평일과 주말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운영되고 매주 월요일은 휴관입니다.



진흥원 건물 주변에는 온고재, 학이재, 박문재 등 과거 선비의 방을 재현한 고풍스러운 전통 한옥이 즐비한데요. 조선 선비의 일상을 들여다보고 전통 건축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습니다. 전통과 현대를 이어 가는 한국유교문화 진흥원은 누구든 편안하게 방문해서 여유로운 시간을 보낼 수 있는 논산의 숨은 명소입니다.


한국유교문화진흥원
충남 논산시 노성면 종학길 10
 - 관람시간: 오전10시~오후 5시(월요일 휴무)
 - 관람료: 무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