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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쟁이넝쿨의 호서대 캠퍼스 여름 풍경

초록으로 반짝이는 평화와 사색의 산책로

2024.06.28(금) 14:37:44장군바라기(hao0219@hanmail.net)

이 글은 충청남도 도민리포터의 글입니다. 충청남도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담쟁이넝쿨로 덮이기 시작한 호서대 본관.

▲ 담쟁이넝쿨로 덮이기 시작한 호서대 본관.


"오늘 어떠셨나요?" 한낮 30도를 넘어서는 뙤약볕에 답답하고 고민스러운 세상사는 이처럼 평범한 질문조차 답하기 버겁게 만들지는 않았나요? 그래서 잠시나마 고민을 접어두고 나만의 평화로움과 사색에 빠질 수 있는 산책로를 소개하려고 합니다. 어디를 둘러보아도 녹음의 생명력이 절정을 이뤄 초록으로 반짝이는 호서대학교 아산캠퍼스 풍경을 담아봤습니다.

 

호서대학교 입구 랜드마크.

▲ 호서대학교 입구 랜드마크.

 

이미 여름방학을 시작한 캠퍼스는 한적해서 좋습니다. 교내 유료주차장도 방학을 맞아 활짝 열려 있었고 진입로 아름드리 가로수길은 시원하고 개방감 넘치는 나무 그늘로 방문객을 맞아줍니다. 입구의 세출호()에서는 시원스레 분수가 뿜어져 나오고 캠퍼스 산책길을 걷노라면 나만의 정원이 주는 여유로움에 마음이 차분해집니다.

 

호서대학교 세출호의 분수대와 주변 풍경.

▲ 호서대학교 세출호의 분수대와 주변 풍경.

  

이맘때 가장 눈길을 끄는 풍경은 석조건물을 뒤덮는 담쟁이입니다. 지난봄 연둣빛 어린잎 하나는 짙은 초록의 담쟁이잎 수천 개를 이끌고 건물을 기어올라 소문 없이 벽을 넘어 하나가 되었습니다. 아직 건물과 창문이 구분되지만, 장마가 지나면 담쟁이가 건물이고 건물이 담쟁이로 하나가 되어 구분조차 어려워질 것입니다.

 

호서대학교 체육관의 담쟁이넝쿨.

▲ 호서대학교 체육관의 담쟁이넝쿨.

  

대학 본관과 교회는 이미 담쟁이가 뒤덮어 바람이라도 불라치면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위에서 아래로 사방이 녹색 물결로 출렁입니다. 맞은편 제1공학관에서 체육관, 2공학관, 자연과학관에 이르는 건물의 외벽에는 여지 없이 담쟁이넝쿨로 뒤덮여 메타세쿼이아 가로수와 조화를 이룹니다.

 

호서대학교 대학교회의 담쟁이넝쿨.

▲ 호서대학교 대학교회의 담쟁이넝쿨.


호서대학교 제1공학관의 담쟁이넝쿨.

담쟁이넝쿨로 덮이기 시작한 호서대 공학관 1.


산학협동관에는 전면 중앙 원형 시계를 제외하고 담쟁이넝쿨로 뒤덮인 지 오랜데 입구가 마치 유럽의 중세 건물처럼 고풍스러워 보입니다. 주변 사회과학관과 학생 식당 건물도 외벽에는 담쟁이 천지입니다. 반짝이는 햇살에 고풍스러운 석조건물에는 운치를 더해줍니다.

 

호서대학교 산학협동관.

▲ 호서대학교 산학협동관의 담쟁이넝쿨.


일부의 오해와는 달리 담쟁이는 평화를 사랑하는 식물입니다. 다른 넝쿨나무들 가운데는 이웃 나무에 기생해 숙주를 죽여야만 성장 하는 경우가 있지만, 담쟁이넝쿨은 함께 사는 나무나 건축물과 나름 평화를 유지하며 자신도 성장하기 때문입니다.

 

호서대학교 공학관의 담쟁이넝쿨.

▲ 호서대학교 공학관의 담쟁이넝쿨.

 

담쟁이가 건축물을 타고 올라 넝쿨로 감싸면 보온 효과에, 여름철에는 건물로 쏟아지는 태양 빛을 흡수해 열섬 현상을 억제합니다. 이 때문에 실내 기온을 낮춰 에너지 소비를 줄이는 데 효과적입니다. 산성비와 자외선을 차단하거나 흡수해 콘크리트나 벽돌 표면 노화나 침식억제 등 여러 이로운 점이 알려져 있습니다.

 

호서대학교 학생식당 담쟁이 넝쿨.

▲ 호서대학교 학생식당 담쟁이 넝쿨.

 

장소도 가리지 않아 아주 좁은 공간이라도 흙 속에 뿌리를 내리면 수평과 수직 사방으로 뻗어 군락을 형성합니다. 다만, 넝쿨 흡착판에서 나오는 화학물질이 페인트를 부식시키고 떨어트려 철제 혹은 페인트칠 건물과는 궁합이 맞지 않는데, 오랜 시간이 지나면서 줄기 마디에 공기뿌리가 만들어지면 석조나 콘크리트 벽돌 건물 등에는 큰 지장이 없지만, 황토 또는 나무 건물은 풍화 작용을 촉진한다고 합니다.


호서대 공학관과 자연과학관 사이 담쟁이넝쿨.

▲ 호서대 공학관과 자연과학관 사이 담쟁이넝쿨.

 

캠퍼스에서 담쟁이를 보며 도종환 시인의 담쟁이를 읊조려 봅니다.

  ---  담   쟁   이 ---  

 저것은 벽

 어쩔 수 없는 벽이라고 우리가 느낄 때

 그때

 담쟁이는 말없이 그 벽을 오른다.

 물 한 방울 없고 씨앗 한 톨 살아남을 수 없는

 저것은 절망의 벽이라고 말할 때

 담쟁이는 서두르지 않고 앞으로 나아간다.

 한 뼘이라도 꼭 여럿이 함께 손을 잡고 올라간다.

 푸르게 절망을 다 덮을 때까지

 바로 그 절망을 잡고 놓지 않는다.

 저것은 넘을 수 없는 벽이라고 고개를 떨구고 있을 때

 담쟁이잎 하나는 담쟁이잎 수천 개를 이끌고

 결국 그 벽을 넘는다.

 -시집당신은 누구십니까(창비, 1993)

 

호서대 아산캠퍼스에는 세출호와 세심호, 나래호, 세출소류지 등 4곳의 호수가 숲의 생명력과 조화를 이루며 산책로로 이어져 있습니다. 소나무 숲이 멋진 이곳은 향긋하게 불어오는 솔향으로 이마의 땀을 씻어 줍니다.


호서대학교 세출호의 휴식벤치 전경.

▲ 호서대학교 세출호의 휴식벤치 전경.

 

학교 입구에 있어 가장 먼저 만난 세출호의 가운데 분수대에서는 신나게 물이 뿜어져 나오고 짙은 녹음의 주변 풍경이 교회 건물과 무척 잘 어울립니다. 세출호를 돌아 이어진 숲속 산책로는 빽빽이 자란 소나무로 살며시 불어오는 향긋한 솔바람이 무더위를 씻어 줍니다.
 

호서대학교 세출호 전경.

▲ 호서대학교 세출호 전경.


호서대학교 세출호 주변 산책로 전경.

▲ 호서대학교 세출호 주변 산책로 전경.

 

공학관 인근 세심호()는 하늘 높이 뻗은 메타세쿼이아가 호수 주변을 감싸 그늘을 만듭니다. 한낮보다는 해거름 노을 속의 풍광이 참 아름답습니다.

 

호서대학교 세심호 여름 풍경.

▲ 호서대학교 세심호 여름 풍경.

 

예술관을 거쳐 생활관으로 향하는 길목에는 나래호()’가 잔잔한 수면에 주변 산세를 비춰 한 폭의 수채화가 펼쳐집니다. 물가를 한 바퀴 돌다 보면 어린 물고기 떼가 물풀 사이를 헤엄칩니다. 그늘진 산책로에는 쉬어가는 의자가 나만의 사색을 만들어 줍니다이곳에는 요즘 새로운 오리 가족이 둥지를 틀었습니다. 흰오리와 얼룩오리 등 각 3마리씩 모두 6마리가 호수에서 한가롭게 나들이하고 있습니다. 요즘은 벚나무 열매인 버찌를 하도 먹어서인지 오리주둥이까지 검붉게 물들어 있습니다.


호서대학교 세출소류지 산책로 2.

▲ 호서대학교 세출소류지 산책로 2.

 

호서대학교 나래호의 오리가족.

▲ 호서대학교 나래호의 오리가족 1.


호서대학교 나래호의 오리가족 2.

▲ 호서대학교 나래호의 오리가족 2.

 

호서벤처벨리 입구 세출 소류지는 봄에는 벚꽃 터널로 여름이면 수양버들의 늘어진 가지가 호수를 간지럽힙니다. 호수가 벤치에서 물가에 비친 나무들을 보고 있노라면 저절로 마음이 힐링 됩니다.
 

호서대학교 세출소류지 여름 풍경.

▲ 호서대학교 세출소류지 여름 풍경.


호서대학교 세출소류지 산책로1.

▲ 호서대학교 세출소류지 산책로1.


호서대학교 아산캠퍼스
충남 아산시 배방읍 호서로79번길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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