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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팀 잘나가도 분통 터뜨리는 충남아산FC 서포터즈, 왜?

최근 3경기 붉은 색 유니폼 착용, 서포터즈 ‘또 정치색 논란?’ 불만 고조

2024.06.28(금) 11:10:32천안신문(icjn@hanmail.net)

[기획] 팀 잘나가도 분통 터뜨리는 충남아산FC 서포터즈, 왜? 사진


충남아산프로축구단(충남아산FC) 팬들은 유니폼 색상에 불만이 많다. 충남아산FC는 지난 22일 오후 아산 이순신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하나은행K리그2 경남FC와의 경기에서 4-0 대승을 거뒀다. 

 

하지만 서포터즈 '아르마다' 회원들은 경기장에 "우리 색은 무슨 색", "무능한 프런트는 나가"란 구호가 적힌 현수막을 내걸며 구단을 성토했다. 

 

회원 A 씨는 자신의 SNS에 "2018년 서포터즈 가입하고 팀 해체위기때 부터 정말 모든 걸 다 겪었다. 지금이 해체 위기 때보다 더 화나고 어이없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서포터즈들이 ‘뿔난’ 이유는 유니폼 색상 때문이다. 이날 충남아산FC 선수들은 붉은 색 유니폼을 입고 경기에 임했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경남FC 구단 상징색 역시 붉은 색이다. 하지만 홈팀인 충남아산FC가 붉은 색 유니폼을 선택하면서 경남FC 선수들은 흰색 유니폼을 입어야 했다. 

 

이를 두고 회원 A 씨는 "상식적으로 상대팀 상징이 붉은 색이면 피해야 하는 거 아닌가? 원정팬들이 붉은 색 입고 응원하는데 홈팀 선수가 붉은 색 유니폼을 입는 게 얼마나 어이없는 상황인지"라며 개탄해 했다. 

 

충남아산FC은 6월 들어 홈경기 2회, 원정 경기 1회 등 총 세 번 경기를 치렀는데 모두 붉은 색 유니폼을 입었다. 이러자 앞서 언급한 회원 A 씨 등 서포터즈들은 정치적 의도가 있는 것 아니냐며 의심하고 나섰다. 

 

충남아산FC 붉은 색 유니폼 정치색 논란은 새삼스럽지 않다. 충남아산FC는 지난 3월 홈 개막전에서 붉은 색 유니폼을 입었다가 팬들로부터 거센 항의를 받았다. 이러자 김태흠 충남지사, 이준일 구단 대표이사까지 나서 해명하는 데 진땀을 뺐다. 이후 잦아드나 싶었던 '색깔' 논란이 최근 다시 수면위로 떠오른 것이다. 

 

구단 ‘붉은 색 유니폼 승률 높여’ vs 서포터즈 ‘말도 안 된다’ 

 

구단 측은 이 같은 논란을 일축했다. 박성관 단장은 23일 오후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붉은 색 유니폼을 착용하고 좋은 성적을 거뒀기에 계속 붉은 색을 고수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실제 붉은 색 유니폼을 착용하고 치른 최근 세 번의 경기에서 충남아산FC는 2승 1무의 성적을 거뒀다. 얼핏 붉은 색 유니폼이 승리를 부르는 '부적'일 수 있다는 인상을 준다. 

그러나 팀 승률을 따져보면 꼭 그렇지만도 않다. 충남아산FC는 3월 2승 1무 1패로 비교적 무난한 성적을 거뒀다. 하지만 4월 들어 충남아산FC는 승리 없이 3무 2패에 그쳤다. 그러다 5월 2승 1무 2패로 겨우 5할 승률을 유지했다.

 

그리고 5월까지 붉은 색 유니폼 착용 회수는 총 3회. 3월엔 푸른 색 유니폼을 입고 임한 경기에서 2승을 거둔 반면 붉은 색 유니폼을 입었을 때 무승부에 그쳤다. 

 

가장 성적이 저조했던 4월 충남아산FC는 천안시티FC와 경기에서만 붉은 색 유니폼을 착용했는데 결과는 무승부였다. 그러다 5월 붉은 색 유니폼을 입고 치른 수원과의 홈경기에서 승리를 거뒀다. 

 

전반적인 경기 결과를 살펴보면, 붉은 색 유니폼 착용과 승리 사이에 유의미한 상관관계가 있다고 단정할 수 없다는 판단이다. 

 

오히려 정치적 의도를 의심하게 하는 정황이 있다. 박경귀 아산시장은 충남아산FC 홈경기 직후였던 지난 3월 18일 열렸던 주간간부회의에서 “붉은색 유니폼은 (중략) 이순신 장군의 선양을 위한 상징화 작업의 일환인 만큼, 앞으로도 지속해서 홈경기 유니폼으로 착용해야 한다는 생각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마치 기존의 푸른색 유니폼이 구단을 상징하는 것처럼 오도하는데, 정해진 색은 없다. 프로축구연맹의 조사 결과도 붉은색 유니폼에 문제가 없다는 의견이 나왔다”고 덧붙였다. 

 

박 시장은 충남아산FC 구단주다. 시·도비 지원을 받는 구단재정 구조상 구단주 발언이 팀 운영에 영향을 줄 수밖엔 없다. 게다가 일부 서포터즈들 사이에선 대표이사·단장 등 구단 경영진이 박 시장에게 지나치게 저자세를 보인다는 원망 섞인 불만도 불거져 나왔다. 

 

구단에 정해진 색 없다? 프로스포츠 알기나 하나? 

한편, 구단재정 구조와 별개로 '구단에 정해진 색은 없다'는 박 시장 발언은 스포츠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다는 비판을 받기에 충분하다. 

 

축구는 물론 야구·농구 등 각 종목 리그에 참여하는 프로구단은 저마다의 상징색을 보유하고 있다. 그리고 한 구단에 오래 몸담은, 이른바 '프랜차이즈 스타'는 종종 구단 상징색에 애정을 드러내곤 한다. 

 

프로야구 명문 구단 삼성 라이온즈는 1982년 프로야구 출범 이후 줄곧 푸른 색을 구단 상징색으로 썼다. 구단 원년 멤버이자 프로야구 1호 홈런·안타·타점 기록을 보유한 ‘레전드’ 이만수 전 SK 와이번즈 감독은 "선수로 뛰던 시절, '파란 피'가 흐른다"는 유명한 말을 남겼다. 

 

이뿐인가? 한국시리즈 9회 우승에 빛나는 해태 타이거스(현 기아 타이거스)는 붉은 색 상의와 검정 색 하의 유니폼으로 명성을 떨쳤다. 그리고 해태 타이거스 멤버이자 '오리 궁둥이 타법'으로 유명한 김성한 초대 기아 타이거스 감독은 "타팀 선수들이 해태 붉은 유니폼만 봐도 벌벌 떨었다"고 털어 놓기도 했다. 

 

이렇게 구단 상징색은 비단 선수뿐만 아니라 '팬심'을 잡아끄는 핵심 요소이기도 하다. 경기가 열릴 때면 각 팀 서포터즈들은 구단 상징색 옷을 입고 집결해 응원전을 펼친다. 

 

충남아산FC 서포터즈 '아르마다' 회원들이 붉은 색 유니폼 착용에 불만을 터뜨리는 것도 구단 정체성과 맞지 않는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실제 아르마다 관계자는 "구단이 붉은 색 유니폼을 착용하는 일이 잦자 일부 회원이 탈퇴 의사를 밝혔다"고 전했다. 

 

팬들의 외면은 수치로도 확인이 가능하다. 충남아산FC 구단 입장 관중은 3월 개막전에서 10,022명으로 최다 관중을 기록한 이후 줄곧 1천 명대 수준에 그치는 중이다. 경남FC에 대승을 거둔 지난 22일 홈경기 관중은 1,034명에 그쳤다. 리그 개막 이후 가장 적은 관중수자다. 팬들과 접촉면을 넓히지 않을 경우 1천 명 선 밑으로 떨어질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이에 대해 박성관 단장은 "이제껏 결과가 좋았는데 패하면 즉각 붉은 색 유니폼 착용은 중단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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