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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향기] "꿈이 피어나는 둥지에 아낌 없는 후원과 격려를"

2024.06.26(수) 15:07:09충남포커스(jmhshr@hanmail.net)

[사람향기] "꿈이 피어나는 둥지에 아낌 없는 후원과 격려를" 사진

꿈둥지그룹홈 청소년들의 소박한 소원이 이뤄지길!

▲ 꿈둥지그룹홈 청소년들의 소박한 소원이 이뤄지길!


장마의 시작을 알리는 빗방울이 전국을 적시던 22일 오후 특별하고 소중한 만남을 위해 집을 나섰습니다.

당진 탑동교회감리교회(담임 김석기) 안에 뜻을 같이 하는 몇몇의 사람들이 찻값을 아껴 십시일반으로 모은 기금으로 '꿈둥지 공동생활가정'(시설장 박정희, 서산시 소재)에서 지내는 아동청소년들과 선생님들을 위로하고 격려하고자 조촐한 식사자리를 만들어 달려가는 길은 마치 소개팅에 나가는 처녀마냥 설레임으로 한 가득입니다.

공동생활가정(그룹홈)이란, 가정해체, 방임, 학대, 빈곤, 유기 등의 이유로 보호가 필요한 아동에게 가정과 같은 주거 환경에서 보호 양육 서비스를 제공하는 소규모 아동보호시설입니다.

부모님이 계시지 않거나, 장애로 버림받거나, 혹은 견딜 수 없는 가정학대로 낯설고도 먼 타지로 와야만 했던 형편에 놓인 아이도 있다는 정보를 사전에 들었기에 의기소침할 것 같고, 표정들이 많이 어두울 거라고 생각했는데 식사 중 두루두루 테이블을 옮겨 다니며 대화를 나눠보니 어찌나 밝고 유쾌하던지 마음 한편 자리 잡았던 염려가 모두 사라집니다.

“저기요? 제가 냉면도 꼭 먹고 싶습니다!” 손을 번쩍 들고는 자신의 요구를 당당하게 표현하는 남학생이 너무나 귀엽습니다.

“저는 대전에 있는 학교 조리학과에 진학하는 것이 꿈입니다. 이번 여름방학에 요리학원을 다니면서 자격증을 따고 싶습니다.” 고등학교 2학년 남학생이 자신의 재능을 일찌감치 발견하여 진로를 정하고 야무지게 꿈을 향해 달려가고 있었습니다.

“저는 태권도 선수예요. 열심히 해서 메달을 꼭 딸 거예요.” 운동 뿐 아니라 공부도 잘한다는 이 여학생의 눈이 반짝반짝 총기로 가득합니다.

“저는 미용 필기시험에 합격하는 것이 목표에요.”

“저는 내년에도 재계약이 되어서 일을 계속 할 수 있으면 좋겠어요.”

이렇게 꿈을 향하여 거침없이 전진하는 아이들도, 자폐가 있어서 대화가 되지 않고 무표정으로 한곳만 주시하던 학생도, 가정폭력이 깊은 상처로 남았을 여고생의 마음 회복도, 곧 자립을 앞두고 불안한 청년도 우리가 함께 품고 응원해야 할 대상입니다.

방문하기 전에 미리 아이들의 마음 속 소원을 적어보도록 선생님들께 부탁을 드려 돌아오는 길 한꺼번에 전달받아 놓고도 혹 감당할 수 없는 소원을 적어놓고 아이들이 기대하면 어쩌나 하는 마음에 쉬이 열어보지 못했다가 오늘 아침이 되어서야 크게 심호흡을 하고 단단히 각오도 하고 그렇게 펼쳐보는 순간 눈물이 핑 돌았습니다.

‘공부할 때 지혜를 주세요’, ‘성적이 올라 좋은 고등학교 가고 싶어요’, ‘자립할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아프지 않게 해 주세요’, ‘대회 나갈 때 안전하게 해 주세요’, '공부할 때 집중력이 향상되게 해 주세요’, ‘항상 행복하게 해 주세요’, ‘자존감을 높일 수 있게 해 주세요’, ‘함께 생활하는 가족들 건강하게 해 주세요’, ‘학교생활 잘하게 해 주세요’... 소원을 적어보라니 욕심을 부려볼 법도 한데 너무나 소박한 아이들의 소원 앞에 지레 겁먹었던 모습이 너무나 부끄러워지고 맙니다.

특히 ‘나 뿐 아니라 내 주변 사람들에게도 위 네 가지가 전부 이루어질 수 있게 해 주세요!’ 조리학과 지망생이 적은 다섯 번째 소원은, 결핍한 가운데 있으면 이기적이지 않을까 했던 옹졸한 편견을 깨부수고도 남습니다.

이렇게 어여쁜 아이들이 부모가 없다는 이유로, 장애가 있다는 이유로, 가정이 해체됐다는 이유로 움츠러들지 않게, 당당하고 멋지게 성장할 수 있도록 우리 어른들이 아낌 없는 후원과 격려를 해줘야 하지 않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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