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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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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암마을 밤 나들이

2024.06.12(수) 13:52:44설산(ds3keb@naver.com)

이 글은 충청남도 도민리포터의 글입니다. 충청남도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땅에서 따뜻한 물이 솟아 나오는 크지도 작지도 않은 땅, 아산은 신명나는 도시이다. 4월 성웅 이순신 축제, 5월 ‘아트밸리 아산 제3회 워킹 홀릭 데이 걷기 대회’에 이어 6월에는 살아있는 민속 박물관 아산 외암마을에서 문화유산 야행 ‘조선시대 외암마을로의 초대’라는 주제로 ‘2024 외암마을 야행’이 6.6.~6.8까지 3일간 펼쳐졌다.   
 
2024 아산 외암마을 야행을 알리는 배너
▲ 2024 아산 외암마을 야행을 알리는 배너

이른 저녁을 먹고 이웃 마을 마실 가듯 집을 나와 개천 따라 청사초롱이 내걸린 마을 입구에서 본 외암마을은, 설화산을 배경으로 남쪽 경사면에 동서로 길게 뻗어 설화산과 가까운 동쪽은 높고 마을 입구 서쪽으로 갈수록 낮아지는 ‘동고서저, 배임산수’의 지형으로 누가 봐도 길지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아늑하다.

청사초롱이 걸린 외암마을 입구
▲ 청사초롱이 걸린 외암마을 입구

외암마을 야행을 알리는 청사초롱
▲ 외암마을 야행을 알리는 청사초롱

외암마을은 지금으로부터 약 500년 전 강 씨와 목 씨 등이 정착하여 마을이 생겨나 16세기 후반 선조 때 벼슬을 지낸 이사종이라는 사람이 들어와 정착하면서 예안 이씨가 살기 시작하였으며 그 후손들이 번창하여 ‘강문팔학사’ 중 한 사람이며, 이조판서를 지낸 외암 이간을 비롯하여 많은 인재가 배출된 내력 있는 마을이다.

외암마을은 상류층 가옥과 서민층 가옥 등 전통 가옥 60여 채가 조선 후기 중부지방의 향촌 모습을 잘 보존하고 있고, 무엇보다 전시용이 아닌 후손들이 전통문화를 지키며 실제 거주하여 살아가고 있는 마을이어서 정이 간다. 그래서 살아 있는 민속박물관이오, 회색 콘크리트 건물 갇혀 틀에 박힌 듯 살아가는 도시인들의 마음의 고향으로 불리는 마을로, 국가지정 중요민속문화재 236호로 지정되었으며 2021년에는 한국 관광 100선에 선정되기도 하였다.

외암마을 초가집
▲ 외암마을 초가집

국가유산청에서 실시한 ‘문화유산 야행’ 공모사업에 선정되어 올해로 3회째를 맞는 ‘2024 외암마을 야행’ 프로그램은 외암여정, 외암풍류, 외암장터, 외암야사, 외암야식, 외암유숙, 외암마실, 외암달밤을 주제로 외암풍물놀이, 고택 달빛 콘서트, 미디어 아트로 펼쳐지는 조선으로의 초대 등 총 21개 프로그램을 준비하였다고 한다.
 
서쪽 하늘로 해가 기울기 시작하고 입구에 들어서자 마치 환영이라도 하듯 풍물놀이패가 한바탕 풍악을 울린다. ‘2024 외암마을 야행’이라고 쓰인 타이틀 조형물에 조명이 조금씩 환해지자, 본격적으로 외암마을 야행에 나서본다.

외암마을 풍물놀이
▲ 외암마을 풍물놀이

2024 외암마을 야행 타이틀 조형물
▲ 2024 외암마을 야행 타이틀 조형물

2024 외암마을 야행 타이틀 조형물
▲ 2024 외암마을 야행 타이틀 조형물

모내기를 마친 지 얼마 되지 않았을 계단식 논 너머 외암마을의 상징과도 같은 초가지붕 위로 인공 둥근 달이 날이 어두워지기를 기다리고 건재고택 돌담 위에는 빨갛고, 파랗고, 노란 조명 꽃이 피었다. 이 돌담길에 한복을 입고 수줍은 미소를 지으며 다소곳이 길을 걷는 선남선녀의 모습에서 다시는 돌아갈 수 없는 흘러간 시간이 주는 쓸쓸함이 밀려온다.

외암마을 초가집과 인공 둥근달
▲ 외암마을 초가집과 인공 둥근달

건재고택 돌담길에 핀 조명 꽃
▲ 건재고택 돌담길에 핀 조명 꽃

한복을 입고 돌담길을 걷는 선남선녀
▲ 한복을 입고 돌담길을 걷는 선남선녀

어디선가 들려오는 가야금 소리에 이끌리듯 발길을 옮겨 온, 오선분 가옥 마당에 설치된 주무대에는 마치 하늘에서 내려온 듯한 선녀들이 가야금을 연주하고 노래하고 춤을 추는 듯하다. 나를 비롯하여 ‘조선시대 외암마을’로 밤마실 나온 관객들의 입가에 미소가 번지고 더할 나위 없이 신나고 즐거운 표정들이다.

주무대에서 공연하는 뮤지션
▲ 주무대에서 공연하는 뮤지션

주무대에서 공연하는 뮤지션
▲ 주무대에서 공연하는 뮤지션

나들이에 먹거리가 빠지면 허전하고 섭섭한 법, 민속 먹거리 장터에는 맛있는 음식 냄새가 사람을 불러 모았는지 거의 빈 자리가 없을 만큼 많은 사람이 붐비고 성업 중이다.
 
날이 어두워지고 마을 입구로 다시 내려오니 초가지붕 위로 인공 달에 불이 들어오고 밤하늘에 레이저 불빛의 화려한 쇼를 시작한다. 그리고 마을 입구 반석교 아래 개천에도 다양한 형태의 레이저 쇼가 진행되어 밤마실 나온 관객들의 탄성이 쏟아진다.

외암마을 솟대
▲ 외암마을 솟대

2024 외암마을 야행 레이저쇼
▲ 2024 외암마을 야행 레이저쇼

2024 외암마을 야행 레이저쇼
▲ 2024 외암마을 야행 레이저쇼

2024 외암마을 야행 레이저쇼

2024 외암마을 야행 레이저쇼

2024 외암마을 야행 레이저쇼

2024 외암마을 야행 레이저쇼
▲ 2024 외암마을 야행 레이저쇼

이렇게 외암마을 야행은 끝이 나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 긴 줄이 늘어선 셔틀버스 정류장에 반짝이 풍선을 든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들리고, 만원 버스 안에서도 재잘거리는 소리가 끊이지 않고, 도로 위에는 한꺼번에 쏟아진 차들로 정체가 심해도 마냥 즐거운 것은 축제의 여운 탓일 것이다. 이래서 ‘숙제하듯 살지 말고 축제하듯 살자’라고 하는 모양이다.
 
무언가 즐겁고 기분 좋은 일을 꾸미고 만드는 신명나는 도시 ‘아산의 다음 축제는 무엇일까’하고 은근히 기대되는 것은 웬일일지 모르겠다.


외암만속마을
충남 아산시 송악면 외암민속길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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