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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마을 경사났네

태안설날장사씨름대회

2024.02.16(금) 23:48:36나드리(ouujuu@naver.com)

이 글은 충청남도 도민리포터의 글입니다. 충청남도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2024년 갑진년(甲辰年) ‘푸른 용의 해’가 시작되었습니다. 육십간지의 41번째로 푸른색의 '갑’과 용을 의미하는‘진’이 만나‘청룡(靑龍)’을 뜻하는 해입니다. 일 년을 시작하는 음력 정월 초하룻날은 우리나라 명절 중에 가장 큰 명절입니다. 설날은 온 가족이 모여서 조상님께 차례를 지내고 가족과 친척들이 서로 얼굴을 마주보면서 온정을 나누지요. 대가족을 이루며 살았던 조상들의 정 때문에 가족끼리의 그리움이 많은 것은 사실입니다.  

설날 푸른 하늘
▲ 설날 푸른 하늘

인구가 급격히 줄어들어 초고령화 시대로 접어들면서 경쟁력이 떨어지는 시골마을들은 점차 사라져가고 있습니다. 지방자치단체장들은 출산을 장려하고 인구를 유입하는 방식으로 인구절벽을 피하려고 하지만, 쉽지 않습니다. 예전에는 설 명절이면 아이들이 떠드는 소리와 어른들의 흥겨운 소리가 어울려 시끌벅적했는데, 요즘은 적막하기만 합니다. 여러분들의 마을은 안녕하신지요.

백화산에서 바라 본 태안시내
▲ 백화산에서 바라 본 태안시내
 
꽃과 바다가 어우러진 해안국립공원으로 유명한 태안군의 설 명절은 특별했습니다. 다른 소도시와 다르게 휴일이면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곳입니다. 그런데 ‘2024 태안설날장사씨름대회’가 열린 태안군에는 전국의 씨름 관계자들이 모여서 유난히 시끌벅적했습니다. 씨름은 우리 민족의 전통 체육입니다. 조선시대 단원 김홍도의 그림을 보면 씨름대회를 하는 장면을 익살스럽게 잘 표현하고 있습니다. 조상들이 단오나 명절 때 씨름대회를 열고 우승하면 황소나 쌀을 경품으로 주었습니다. 우리 고유의 전통 스포츠를 잘 활용해서 태권도와 함께 K-Sports로 거듭났으면 합니다.

시내에 씨름대회를 알리는 현수막
▲ 시내에 씨름대회를 알리는 현수막
 
2024년 2월 7일에서 2월 12일까지 6일 동안 태안종합실내체육관에서 씨름대회가 열렸는데요. 태안군민들에게는 설 명절을 맞이해서 특별한 이벤트가 된 것입니다. 6만 명이 조금 넘는 인구를 가진 태안군은 씨름을 좋아하는 층이 두텁습니다. 청소년과 청년 그리고 장년과 노년층까지 씨름대회가 열리면 만사를 제쳐두고 구경을 하지요. 할아버지와 할머니, 엄마와 아빠를 따라나선 아이들이 씨름판의 승패에 따라, 함성과 탄식을 쏟아내다 박수를 치며 즐기는 모습이 눈에 선합니다.

태안종합실내체육관
▲ 태안종합실내체육관
 
첫째 날과 둘째 날은 여자 씨름선수들의 경기와 남자 선수들의 태백장사 예선전이 열렸습니다. 여자 선수들도 체급에 따라 매화급(60kg 이하), 국화급(70kg 이하), 무궁화급(80kg 이하)이 예선전과 결승전 그리고 단체전이 진행되었습니다. 매화급 우승자는 최다혜 선수(괴산군청)가, 국화급 우승자는 이재하 선수(안산시청)가, 무궁화급 우승자는 이다현 선수(거제시청)가 거머쥐었습니다. 특히 이다현 선수의 마지막 들배지기는 남자 선수들과 비교해도 손색없는 기술이었습니다. 씨름을 남자들의 스포츠라고 생각을 했는데, 여자들의 힘과 기량을 보니 잘못된 생각이었음을 느꼈습니다.

태백장사 씨름 모습
▲ 태백장사 씨름 모습
 
셋째 날 태백장사 결승전(80kg 이하)은 이광석 선수(울주군청)가 우승을 했습니다. 장영진 선수(영암군민속씨름단)와 접전 끝에 이광석 선수가 잡채기로 2-3으로 승리 했지요. 넷째 날 금강장사 결승전(90kg 이하)은 최영원 선수(증평군청)가 우승을 했습니다. 정종진 선수(울주군청)를 3-1로 누르고 승리했습니다. 다섯째 날 한라장사 결승전(105kg 이하)은 김보경 선수(문경시청)가 남원택 선수(창원특례시청)를 3-1로 누르고 승리를 했습니다. 마지막 날은 ‘2024 태안설날장사씨름대회’의 하이라이트 백두장사 결승전이 열렸는데요. KBS 2TV 예능 프로그램 '사장님 귀는 당나귀 귀'에 출연한 영암군청 김기태 감독의 김민재 선수와 태안군청 민속씨름단을 이끄는 곽현동 감독의 최성민 선수가 결승전을 장식했습니다.

백두장사들이 인사를 하고 있다
▲ 백두장사들이 인사를 하고 있다.

백두장사들이 기량을 겨루고 있다
▲ 백두장사들이 기량을 겨루고 있다
   
첫 판과 둘째 판에서 최성민 선수는 밀어치기와 밭다리로 승리하며 쉽게 승리할 듯 했지요. 하지만, 김민재 선수가 차돌리기와 밭다리로 내리 두 판을 가져가면서 승부는 원점으로 돌아갔습니다. 5판 3승제에서 마지막 다섯 번째 판에 최성민 선수가 김민재 선수를‘어깨 걸어치기’로 모래판 밖으로 내 던졌습니다. 순간 3000여 명의 함성소리가 경기장에 울리면서 최성민 선수가 2024 태안설날장사씨름대회’의 백두장사로 등극했습니다.
   
 최성민 선수가 김민재 선수를 밀어치기 하는 모습
▲ 최성민 선수가 김민재 선수를 밀어치기 하는 모습

최성민 선수가 백두장사로 등극하고 있다
▲ 최성민 선수가 백두장사로 등극하고 있다
 
태안종합실내체육관은 총 2050명을 수용할 수 있는 크기입니다. 이번 씨름대회에 경기장을 찾은 인원은 9일 2,000여 명, 10일 2,800여 명, 11일 3,200여 명, 12일 3,700여 명이 입장하는 등 6일간 총 1만 3,000여 명이 찾았습니다. 선수들을 보며 환호하는 아이들과 어른들에게 명절의 의미는 남다를 것입니다. 많은 관중들이 복도 및 계단을 꽉 채우는 진풍경을 연출되었지만, 자원봉사자들의 노력으로 큰 사고 없이 안전하게 경기를 진행하는 모습에 든든하기도 했습니다.

관중석의 모습
▲ 관중석의 모습
 
아쉬운 점은 셔틀버스가 태안읍내만 있어서 안면읍이나 면 단위의 주민들은 개인차량으로 이동을 한 것입니다. 설 명절이니 자식이나 손자가 함께 할아버지, 할머니를 모시고 왔다가 약속이 잡혀서 일찍 퇴장해야 할 때는 어른들의 표정에 아쉬움이 가득했습니다. 외지인들과 선수 가족들 그리고 임원들까지 모이니 주차장은 가득 찼고, 경기장은 인산인해(人山人海)였습니다. 경기장 운영도 중요하지만, 시골 노인들을 위한 배려있는 정책이 필요한 때입니다.

셔틀버스 정류장
▲ 셔틀버스 정류장
 
1970년 대 ‘아들딸 구별 말고 둘만 낳아 잘 기르자’란 표어가 생각납니다. 정부가 나서서 산아제한을 장려했지요. 50년이 지난 지금, 정부는 출산을 장려하지만 정책은 없습니다. 그리고 정부는 출산 장려를 위한 제도적인 정책이나 신뢰 없이, 돈으로 해결하려고 합니다. 노인들을 위한 정책도 마찬가지입니다. 노인들을 위한 배려는 돈이 아니라, 관심과 도움입니다. 정부의 정책에 정(情)이 있어야 신뢰(信賴)가 생기고, 믿음이 있어야 아이들을 낳고 미래를 도모하는 것입니다.

태안군 씨름 선수들의 연습장과 합숙소
▲ 태안군 씨름 선수들의 연습장과 합숙소
 
허름한 대문에 입춘대길(立春大吉)과 건양다경(建陽多慶)이란 한자가 눈물겹습니다. 삐거덕 거리는 허름한 대문을 열고 들어가면, 할머니는 “누구여?”하고 소리칠 뿐 문을 열고 나오지 못할 정도로 몸이 불편하시지요. 적막한 마을에서 외롭고 힘들게 살아가는 노인들을 보면서 미래를 꿈꾸는 젊은이들은 없을 것입니다. 그 젊은이들은 자신의 자식들도 그렇게 살 것이 두려워서 아이를 갖지 않으려 합니다. 10년 후 씨름을 할 수 있는 젊은이가 있을까요? 천하장사의 포효소리에 맞추어 환호하던 우리 국민들은 걱정이 앞서고 있습니다.

태안군 종합운동장과 태안종합실내체육관은 같이 있다
▲ 태안군 종합운동장과 태안종합실내체육관은 같이 있다


태안군종합운동장
충남 태안군 태안읍 평천리 11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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