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 되니 주변의 나무들도 은은한 색의 옷으로 갈아 입고 가을바람 느끼며 사색을 즐기고 싶은 생각이 들어 자연을 마주하며 걷기 좋은 논산 탑정호수변생태공원을 다녀왔습니다. 논산 탑정호수변생태공원은 탑정호 주변으로 조성된 생태공원으로 다양한 식물이 자라고 있으며 산책로는 예당호 출렁다리까지 이어집니다. 



주차장에 주차 후 공원을 마주하며 천천히 거닐어 봅니다. 산책로에 수크렁과 억새가 만발해 가을정취가 느껴졌고 살랑살랑 부는 바람은 가을내음을 느끼게 해주었습니다. 어렸을 적에는 부모님들이 공원을 함께 가자 하면 재미도 없고 볼 것도 없다 생각하며 투덜댔는데 나이가 들고 보니 그저 이런 자연풍경이 좋아지고 이제서야 부모님의 마음이 이해가 됩니다.



수변생태공원은 호수 주변에 조성된 공원이기에 나무데크도 있고 흙길도 있고 다양한 산책로가 있습니다. 초록 나무는 이제 조금씩 잎이 마르고 색이 변하며 찬바람을 맞고 있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걷다 보면 힐링 수변데크산책로를 마주합니다. 탑정호 주변을 도는 소풍길 2코스가 이곳부터 시작하는데 수변데크길을 따라 가면 출렁다리, 대명산 일출전망대, 딸기향농촌테마공원을 지나 다시 이 위치로 오게 되는데 이렇게 걸으면 4.6km 약 1시단 30분 정도 소요가 된다고 합니다. 한번 쯤 걸어보고 싶은 길이지만 이번에는 마음의 준비가 되지 않았이기에 짧게 돌아보기로 하고 천천히 걸어갑니다.
 


데크 위를 거닐며 보이는 풍경입니다. 탑정호는 충남에서 2번째로 큰 저수지로 규모가 가장 큰 저수지는 예당저수지이며 탑정호가 그 뒤를 잇고 있습니다. 호수에 뿌리를 내리고 살아가는 나무를 보면 그저 신기하기도 하고 도심에서는 볼 수 없는 풍경에 그저 마음이 편안해 집니다.



이렇게 보면 호수가 지저분해보이기도 하지만 나름 정화가 잘 되고 다양한 식물과 동물이 살아가고 있는 생태공원입니다. 오리가 노니는 모습도 볼 수 있고 커다란 새도 날아와 먹이를 잡고 물고기가 뛰어오르기도 합니다.



어느정도 걸고 난 후 더 가면 돌아오는 길이 너무 멀어지기에 짧게 돌아보는 코스로 발길을 옮겼습니다. 걸어 왔던 데크길이 나무사이로 보였는데 한 폭의 그림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함께 손을 잡고 걷는 중년 부부의 모습도 너무 보기 좋고 하늘도, 구름도, 바람도, 공기도 너무 좋은 가을날이었습니다.



길가로 나가니 딸기향 농촌테마공원이 나왔습니다. 논산 특산품인 딸기를 테마로 한 공원으로 전시관도 있고 아이들이 놀기 좋은 놀이터도 있었는데 전시관은 하필 제가 갔던 월요일이 정기휴무여서 둘러보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그 옆에는 논산 로컬푸드직매장이 있었는데 이곳에는 손님들이 제법 오고갔습니다.



걷다가 노랗게 익은 벼가 있는 황금벌판도 마주했습니다. 차를 타고 지나가면서 보이던 풍경을 이렇게 서서 마주하니 좀 더 운치있게 느껴지고 어쩜 이렇게 잘 익었는지 볍씨를 주렁주렁 달고 있는 벼를 보니 풍년이 온 것 같습니다.



다시 탑정호수변생태공원으로 들어와 연꽃단지를 걸었습니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잎이 커다랗고 꽃송이도 큼직한 그런 연이 아닌 키가 작아 물에 거의 붙어서 자라는 수련이 가득합니다. 



연잎 사이를 자세히 들여다 보면 여름을 지난 지금, 뒤늦게 피어난 수련도 간간히 볼 수 있을텐데 제 눈에는 보이지 않아 조금 아쉬웠습니다.



논산탑정호수변생태공원은 쉼터도 조성이 잘 되어 있습니다. 정자와 테이블, 파라솔, 그리고 잔디밭이 있어서 어린 자녀를 둔 가족들의 나들이 장소로도 좋고 가볍게 피크닉을 즐기기도 좋습니다. 이런 풍경을 보면 머릿 속에 쉼과 휴식을 즐기는 사람들의 그림이 그려지기도 하는데 저도 그 속에 있고 싶다는 생각을 합니다.



억새가 한들거리고 산책로는 억새가 흔들리며 가을을 이야기 해주는 듯 했고 여행객들의 휴식처가 되어 주는 의자도 산책로 곳곳에 놓여 있어서 잠시 앉아 숨을 고르기도 좋았습니다.



주차장 옆에는 작은 꽃동산이 있습니다. 하트모양의 포토존도 있고 예쁜 가을꽃들이 피어 있습니다. 그러고 보니 가을이라 그런지 꽃을 많이 만나지 못했는데 다른 계절에 다녀오신 분들의 이야기를 들어 보니 봄에는 샤스타데이지가, 여름에는 작약이 예쁘게 핀다고 합니다.



주차장 맞은편에도 농특산물 직거래장터 겸 카페가 있습니다. 딸기향농촌테마공원에 있는 직거래 장터에 비하면 이곳은 직거래장터라기보다는 카페느낌이 더욱 진했고 농특산물은 그리 많지 않았습니다. 그래도 산책 후 잠시 들러 음료를 마시기에는 좋았습니다.

잠깐의 산책길, 억새가 너무 예쁘게 피어 가을정취를 느낄 수 있었고 천천히 호수 바라보며 걷고 가을의 풍경을 보는 것이 마냥 좋았던 공원입니다.


탑정호 수변생태공원
충남 논산시 부적면 721-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