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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꽤밖에 안 되는 ‘독밧’

이명재의 농업 관련 충청 사투리-돌이 많은 곳

2022.05.09(월) 16:54:08도정신문(scottju@korea.kr)

들꽤밖에 안 되는 ‘독밧’ 사진

“그 밧은 독밧이라 들꽤빼낀 심어 먹을 수가 없어유.”

“그런 독밧인 머더러 헤매구 대니능 겨?” 

‘독’은 ‘돌’의 충남말이다. 그러니까 ‘독밧’은 ‘돌이 많은 밭’이다. 때로는 ‘돌이 많은 펑퍼짐한 곳’을 빗대 이른다. 표준어화가 빠르게 진행되던 1970년대 이전엔 ‘독’이 충남 지역에서 널리 사용되었다. 돌로 만든 소 밥통은 ‘독구수’라 하고, 돌덩이는 ‘독딩이’, 돌담불은 ‘독담불’, 돌멩이는 ‘독멩이’라 불렀다. 이처럼 많은 충청의 ‘독’은 서울말 ‘돌’로 치여 사라졌다.   

위 첫 예문의 ‘독밧’은 ‘돌이 많이 섞인 밭’이다. 흙이 적고 돌이 많은 ‘독밧’은 거칠다. 보통 돌이 많은 밭에는 ‘콩’과 ‘들꽤’ 외에는 되지 않는다. ‘콩’은 뿌리혹에 박테리아를 모아들여 스스로 양분을 만든다. 

그러나 돌자갈이 지천인 ‘독밧’에선 뿌리혹박테리아도 번식하기 어렵다. 모래밭에서도 잘 자라는 땅콩도 ‘독밧’에서는 자라지 못한다. 거친 밭에서 가장 잘 버티는 작물은 들꽤다. 들꽤는 건밭에서는 1미터 이상 자라고, 메마른 땅에서는 30센티미터도 못 자란다. 그러나 들꽤는 어디서든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는다. 기름진 땅에서는 많은 수량의 씨앗을 맺고, 척박한 곳에서는 작은 덩치만큼의 씨앗을 맺는다. 위 예문은 돌밭에 재배할 수 있는 마지막 작물이 들꽤임을 알려준다. 

둘째 예문의 ‘독밧’은 작물을 재배하는 밭이 아니라 ‘돌이 많은 곳’을 이른다. 밭처럼 펑퍼짐한 곳에 돌이 많은 경우, 돌밭에 빗대어 이를 때 쓴다. 

돌이 많은 곳은 거친 곳이다. 그런 곳을 헤집고 다는 경우는 흔치 않다. 둘째 예문은 왜 돌이 많은 곳에서 헤매느냐고 묻고 있다. 
/이명재 충청언어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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